메뉴 건너뛰기

close

[2신 : 1일 새벽 0시 20분]

 

다시 등장한 '훌라송'... "이명박은 물러나라, 훌라 훌라"

 

"6월 10일에 이명박 정권 끝장내봅시다,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이명박은 물러나라 훌라 훌라..."

 

80년대 광주 금남로를 울리던 이른바 '훌라송'이 다시 등장했다. 시민과 학생들은 거침없이 촛불집회장에서, 거리행진을 하면서 "이명박은 물러나라"며 훌라송을 불렀다.

 

자유발언은 초등학생에서부터 아저씨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이어졌다. 그리고 그들의 자유발언은 '전라도식'으로 리얼했고 구수했다. 여고생도, 안양에서 왔다는 주부도 "오늘은 맘 편히 욕좀 하자"며 거칠게 이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했다. 시민들은 크게 웃으며 박수로 화답했다.

 

한 고등학생은 "5·18영령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던 영안봉안소에서 크게 웃던 이명박을 기억하냐"고 시민들에게 물은 뒤 "5·18영령을 물로 보는 대통령은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저기서 시민들이 "한 번 더 웃어보라고 그래",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점기 비상시국회의 대표가 "서울에서는 10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고 소식을 전하자 금남로에 모인 시민들은 "와와"하고 탄성을 지르며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쳤다.

 

밤 10시 10분쯤에는 시민들이 박을 터뜨리자 "이명박 탄핵"이라는 펼침막이 흘러내렸다.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열었던 금남로를 자발적으로 청소한 뒤 거리행진에 나섰다. 거리행진은 밤 11시 30분까지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3000여 명의 시민들은 거리행진을 하며 "이명박은 물러나라, 훌라 훌라"를 쉬지 않고 외쳐댔다. 거리행진을 마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시작했던 금남로에 다시 돌아와 정리집회를 가졌다. 31일 밤 11시 30분 무렵이다.

 

그러나 200여 명의 시민들은 돌아가지 않고 "협상 무효", "이명박 탄핵" 등을 외쳤다. 이들은 1일 새벽 0시 20분 무렵에야 "금남로에서 다시 만납시다"라면서 돌아갔다.

 

그동안 광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이 많지 않았다. 비상시국회의의 한 관계자는 "원래가 광주가 늦게 발동이 걸려서 끝장을 보는 기질이 있다"며 "진짜 광주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다음 주엔 광주전남지역 각 대학 총학생회가 동맹휴업을 결의할 예정이다. 또 노동자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적 참여'를 검토하고 있어 미국 쇠고기 수입으로 촉발된 반이명박 투쟁의 파고는 광주를 서서히 뜨겁게 달궈가고 있다.

 

[1신 : 31일 밤 9시 45분]

 

광주 금남로에 울려퍼진 외침 "이명박은 물러나라"

 

"이명박은 물러나라!"

 

결국 광주 금남로에 이명박 대통령 퇴진구호가 울려 퍼졌다. 31일 저녁 7시 30분부터 시작된 광주 촛불집회에는 밤 9시 현재 5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자유발언을 하며 미국 쇠고기 장관고시를 강행한 정부를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의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자유발언에 나선 모든 이들은 한결같이 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나주에서 왔다는 여고생 두 명은 "지금이라도 잘못된 정책을 추진한 것에 사과를 하면 감옥은 가지 않을 것"이라며 "제발 박정희·전두환은 닮지 마라"고 호소했다. 이 학생들은 "국민을 섬기겠다더니 국민을 무시하고만 있다, 저희들이라도 국민을 섬기겠다"며 "이명박은 물러나라"고 구호를 외치자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올리며 구호를 따라외쳤다.

 

박광기씨는 "당신들은 국민이 계속 참을 거라고 생각하느냐"면서 "80년 5월에 10대와 20대가 나서서 광주항쟁을 이끌었듯 지금의 10대와 20대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신을 먹고 살기 바쁜 사람이라고 소개한 이가 "여러분은 지금 미친 쇠고기를 막아내기 위해서 여기 모여있나 아니면 이명박을 몰아내기 위해서 모였느냐"고 묻자 시민들은 "둘 다"라고 대답했다.

 

한 대학생은 "이명박은 쇠고기 수입으로 국민의 건강을 지우고, 한반도대운하로 국토를 지우고, 역사왜곡으로 역사마저 지우는 등 우리의 미래를 모두 지우고 있다"며 "단지 물러나라고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국민소환제를 도입해서 실질적으로 몰아내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한 어린이가 단상에 올라와 "친구들이 이명박 짜증난다고 말한다"고 말하자 시민들은 크게 박수를 치고 웃으며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화답했다.

 

유덕중학교에 다니는 두 학생도 마이크를 잡고 "미친 쇠고기 수입만으로도 이명박이 미웠는데 알고 보니 다른 문제도 많다"면서 "대한민국을 사기업으로 생각하는 대통령은 빨리 물러나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광주 촛불집회에는 치평중 교사들이 한 방송사의 코미디물을 패러디해 시민들이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주 금남로는 왕복 4차로가 전면 통제되고 있다. 광주는 서울 등 다른 지역과는 달리 31일 현재까지 경찰과의 충돌은 없으며 경찰 또한 교통정리를 위해 소수의 의경만을 현장에 배치해 시민들과의 마찰을 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광주경찰청 홈페이지엔 경찰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태그:#촛불집회, #광주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