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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목사)이 어제(26일) 예고했던 '정부전복 기도문건'은 한 통일운동단체의 내부문건으로 드러났다.

 

전국연합은 27일 오전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가 지난 3월 작성한 '6․15 민족통일대축전 성사를 위한 자주통일 평화번영 촉진운동 기간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며 이를 '친북좌익의 촛불시위 조직적 개입 문건'이라고 규정했다.

 

전국연합은 "그동안 촛불문화제의 배후로 지목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615 청학연대' '한총련' 등이 매주 조직적으로 촛불시위를 활용해왔다"며 "(촛불시위의) 실질적인 목적은 6․15 민족통일대축전을 성대히 거행해 2012년 북한의 통일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연합은 '친북좌익의 촛불시위 조직적 개입'의 근거로 실천연대가 ▲반이명박 촛불문화제 참석 ▲광우병 쇠고기 협상 무효-한미FTA 비준 반대-비핵개방3000 폐기 등을 위한 범국민서명운동  ▲인터넷 거점 활동을 위한 1인 1블로그 운동 등을 주요사업으로 계획했다는 점을 들었다. 

 

전국연합은 이 문건에 '백골단이 부활하면 군사독재도 부활한다, 공안정국 분쇄하자'는 대목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실제 시위현장과 무관한 '백골당 동영상' 등의 제목이 달린 동영상이 시위참여를 독려하는 글과 함께 블로그, 카페, 게시판 등을 통해 퍼져 나가고 있는 점도 이 문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배후설'을 거듭 제기했다. 

 

이와 함께 전국연합은 실천연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올라온 <통일신보> 기사와 <김일성 주석 통일일화>라는 북한 책자도 언급한 뒤 "김일성을 찬양하는 내용 일색"이라며 "이는 국가보안법 제 7조 반국가단체 찬양·고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지지세력의 '침소봉대'... "배후는 소통 거부한 이명박 대통령"

 

하지만 이날 공개된 문건은 한 통일단체의 다분히 주관적인 정세분석과 활동계획 등이 담긴 것으로 전국연합이 애초 주장했던 것처럼 '촛불시위를 이용한 무시무시한 정부 전복의도가 담겨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일개 민간통일운동단체로 활동해온 실천연대의 내부문건을 근거로 '촛불시위의 조직적 개입' '정부 전복 기도' 등의 주장을 펴는 것은 전형적인 침소봉대 논리라는 것이다. 

 

특히 27일자 <한겨레>가 보도한 것처럼,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거리행진에 참여했다가 연행된 68명의 시민들 중에 집회·시위와 관련된 전과가 있는 사람은 단 1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이번 촛불시위가 '자발성'에 근거한 것임을 분명하게 입증해주고 있다.

 

국민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도 "하나의 주체가 대오를 이뤄 행진한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며 "집회 양상이 2002년 월드컵 응원 때와 비슷하다"고 토로할 정도다. 

 

경찰서에 연행됐다 27일 새벽 풀려난 김성민(필명 김작가)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나 같은 사람도 집에 나오게 하는 걸 보면 그 배후가 정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사태의 정곡을 찔렀다.

 

폭발적인 촛불시위의 원인은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찾아야지 통일운동단체의 문건에서 찾는 것은 상식이나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한편 실천연대는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진 직후 결성된 민간통일운동단체로 윤한탁·권오창·김승교 등이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반미자주와 통일운동'에 주안점을 두고 활동해온 민족해방그룹(NL)으로 분류돼 왔다. 


태그:#뉴라이트전국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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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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