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100분 토론>(진행 손석희)이 다음 주부터 밤 12시 대로 방영시간이 변경된다. 후속 프로그램은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불만제로>.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산적되어 있는 요즘, 토론의 필요성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중차대하다. 특히 토론 프로그램 중에서 사회자의 칼 같은 정리와 논점을 잃지 않는 진행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100분 토론>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존의 시간보다 늦춰지면 그만큼 시청자들로서는 TV 앞에서 집중한 상태로 보기 힘들어진다. 새벽 늦게 끝나는 토론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다음 날 자신의 스케줄에 무리가 가는 것을 감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시간이 늦춰지면, 새벽에 1시간의 잠이 줄어들기에 시청자들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2일 밤 11시 '이명박 정부 석 달, 문제는? 해법은?'이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 말미에 사회자 손석희 교수는 패널들의 의견을 정리한 후 "마치기 전에 여러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한 가지 있습니다"라며 운을 띄웠다.
"(100분 토론이) 11시대에 시작되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고, "다음 주부터는 개편이 되면서 다시 밤 12시 이후로 넘어가게 됐습니다"라는 것이 요지였다. 그는 "죄송함을 무릅쓰고, 앞으로 12시 이후에 (100분 토론이) 시작해도 여전히 지켜봐 줄 것"을 부탁했다.
시청자들은 <100분 토론> 시청자 게시판에 시간대 변경에 대하여 강하게 성토했다. 아이디 'BARBIEGIRL78'씨는 "솔직히 지금 시간대도 만만치 않게 늦습니다"라며 시간대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시간대 변경에 대한 '외압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이디 'MOON7546'씨는 "외압설을 믿을 수밖에 없다"며 "조금 늦은 시간에라도 꼭 보려고 노력하는데, 12시에 방송을 한다니 이 정부는 잠도 못 자게 한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아이디 'TENTOTEN10'씨는 "국민들 다 잠재우고 토론 한번 해보실려구요?"라며 반문했고, 직장인들은 출근의 압박 때문에 보기 힘들 것이라며 씁쓸한 감정을 표출했다. 아이디 'MUGMYUN'씨는 "아무리 좋은 방송이라도 사람들이 봐줘야 진정 좋은 방송"이라며 "공영방송이라면서 시청률 지상주의에 편승하는" 작태를 꼬집기도 했다.
아이디 'RLDYADNEKEK'씨는 "시간대를 옮길 거라면 반드시 재방송 편성"을 해줄 것을 건의 했으며, 아이디 'DORCM'씨는 "과연 배후엔 누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는 <100분 토론> 시간대 변경에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아고라 이슈 청원에서 최신 청원 베스트 1위에 랭크돼 누리꾼의 관심이 뜨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대 변경 소식이 알려진 지 얼마 안 된 점을 고려하면, <100분 토론>에 대한 누리꾼들의 생각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감이 잡힌다.
아이디 'ReaL J'씨는 "이 방송(<100분 토론>)을 통해서 1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정치, 사회의 쟁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바로 알게 되게 하기 위해서는 골든타임에 (방영)해도 모자른 판국"이라며 청원을 한 이유를 밝혔다.
최근 현 정부의 정연주 KBS 사장 압박 등과 연계해서 <100분 토론> 시간대 변경을 '언론탄압'의 일환이라 보는 해석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 'AMESHO'씨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브레이크가 파괴되었다면 언론탄압은 와이퍼의 기능상실로 폭우 속에 내몰린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많은 교통사고를 유발할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이 사랑하는 대표격 토론 프로그램인 <100분 토론>이 1시간 뒤로 늦춰진 후에도 계속 순항할 수 있을지 아직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또한 시간대 변경에 대한 누리꾼들의 불만이 쉽사리 식지 않을 것 같아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