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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국민들이 반대하는데, 꼭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야 하나.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일본처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지 않나. 왜 대통령은 시민들을 자꾸 차가운 광장으로 내모나. 민주주의 공부 다시 하라는 뜻인가."

 

21일 저녁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직장인 이나영(34)씨의 말이다. 김씨는 정부가 곧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알리는 장관 고시를 할 것이란 소식에 불편한 마음을 표시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과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인터넷 카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21일 저녁 8시 서울 청계천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은 날씨가 차갑고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시민 1500여 명이 참석해 "검역 주권 확보하자" "장관 고시 철회하라" 등을 외쳤다. 오는 주말께 장관 고시가 나갈 것이란 소식이 알려진 후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주로 인터넷 카페 회원들과 직장인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장관 고시 철회를 주장했다.

 

직장인 한용덕(42)씨는 "국민들이 한 목소리로 미국산 쇠고기 반대를 외쳐 정부가 한 발 뒤로 후퇴할 것이란 희망을 가졌는데, 정부가 그 희망마저 짓밟고 있다"며 "무조건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때로는 뒤로 후퇴할 줄 알아야 좋은 불도저라는 걸 이명박 정부가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제 정부에게 눈곱만큼의 애정도 남아 있지 않다"

 

이어 한씨는 "미국산 쇠고기가 다시 국내에 유통되면 쇠고기를 취급하는 모든 경제 주체들의 상황이 더 악화 될 것"이라며 "벌써부터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쇠고기를 끊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두 아이와 함께 참석한 주부 황선희(40)씨는 "끝내 국민의 뜻을 거부하는 이명박 정부에 눈곱 만큼의 애정도 남아 있지 않다"며 "분노 이상의 느낌이 가슴에서 끓어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선화(32)씨는 "그동안 촛불집회로 우리의 마음을 표시했는데, 이걸 정부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바보거나 정말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제 바보를 정권에서 끌어내리거나 국민을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국민 무서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가르쳐 줘야 한다"고 시민들의 더욱 강한 실천을 제안했다. 

 

이밖에 22일로 예고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에도 비판적 의견을 나타내는 사람도 많았다.

 

이한성(35)씨는 "결국 담화 발표라는 게 적당하게 사과할테니 미국산 쇠고기 먹으라는 것 아니겠냐"며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건 담화 발표가 아니라 미국과 재협상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선씨 역시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국민들이 어느 정도까지 분노하는지 테스트 하는 것 같다, 정말 어이가 없는 상황이다"며 "더 이상 국민들 화나게 하지 말고 이쯤에서 자신의 욕심을 버려라, 담화문 따위로 적당하게 물타기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날 행사 주최측은 촛불로 'OUT MB'를 거리에 새겼다. 또 참석자들은 그동안 촛불문화제 등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 등을 불렀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자정이 넘어서 끝이났다. 

 

광우병 범국민대책회의는 22과 24일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청계천 광장에서 개최할 방침이다.

 

박원석 범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리는 그동안 독재정부, 부패정부, 무능정부를 다 겪어봤지만 역사상 이명박 정부만큼 국민을 개무시했던 정부는 없었다"며 "이제 국민들이 나라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태그:#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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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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