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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 작가와 함께 하는 물레 시연
 도예 작가와 함께 하는 물레 시연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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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이의 손에 흙을 묻힙니다. 아이의 얼굴에 긴장감과 함께 기대가 떠오릅니다. 물레 위에는 흙더미가 올려져 있습니다. 도예 작가가 아이의 손을 잡아 흙 위에 얹어줍니다. 드디어 물레가 돌기 시작하고, 아이의 손이 흙더미 속으로 천천히 빨려 들어갑니다. 흙더미가 새로운 모양으로 바뀝니다. 어, 신기하네!

경기도 이천 설봉공원에서 도자기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5월 10일부터 시작된 이천도자기 축제는 6월 1일까지 열린답니다. 이번 도자기 축제의 주제는 '도자나라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라고 합니다. 도자기 축제라고 해도 도자기만 구경해서는 재미가 덜 하겠지요? 직접 도자기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15일,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이천도자기 축제를 보러 갔습니다. 고속버스를 타면 서울에서 이천까지 1시간 남짓 걸립니다. 고속버스는 30분 간격으로 배차됩니다. 요금은 3900원.

이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행사장인 설봉공원까지 가는 교통편이 좀 불편합니다. 행사장까지 셔틀버스가 1시간마다 운행되지만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하네요. 승용차로 3~4분 정도 걸리는 거리니 택시를 타도 괜찮을 듯합니다. 도보는 삼십분쯤 걸립니다.

11시경에 설봉공원에 도착했는데 평일 오전이라 상당히 한산한 편이었습니다. 일요일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붐빈답니다. 이천시청 도예팀 박명철씨는 지난 주말에 20~30만 명쯤 다녀갔다고 설명합니다. 주말에 가려면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오후보다는 오전이 좋을 듯합니다.

나도 진짜 도예가랍니다.
 나도 진짜 도예가랍니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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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가 함께 즐거워합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즐거워합니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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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다양하게 마련된 체험행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흙놀이 공원에서 마음껏 흙을 만지고 놀 수 있으며, 도예 작가와 물레질도 할 수 있고,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도자기 겉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표정이 무척이나 진지합니다.

또 흙 속에 묻힌 도자기를 찾아내 조각 맞추기도 해볼만 합니다. 자기가 찾은 도자기보다 옆에 숨겨진 도자기가 더 좋은 것 같다고 투덜대는 아이도 있답니다.

'차 마시고 찻잔 가져가기' 코너에서는 아이와 엄마가 차를 마시면서 어떤 찻잔을 가져갈 것인지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기왕이면 도자기 냄새가 물씬 나는 것을 택하자고 하고, 아이는 예쁜 그림이 그려진 찻잔이 좋다고 우기고 있지요.

도자작품 전시회도 볼 수 있습니다. 축제장 안에 있는 시립월전미술관에서 '제2회 이천도자공모전 수상작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권오학씨의 '청자퇴화박지매화문 가야금'이 대상작품이며, '선물'을 주제로 한 30점의 도자 작품이 함께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도예 작가가 도자기 시연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물레질은 너무 많이 봐서 식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손의 움직임에 따라 흙무더기가 새로운 형태로 변하는 걸 지켜보는 재미는 쏠쏠 합니다.

물레 시연입니다.
 물레 시연입니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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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우 홍씨
 쩌우 홍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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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의 쩌우 홍씨가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 흰색 도자기 겉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물감이 손가락 끝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납니다.

도자기 축제를 볼거리만 제공하기 위해 여는 건 아니지요. 도자기 판매도 한몫을 단단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도자기들이 전시·판매되고 있는지 살펴봐야겠지요.

판매장에는 청자, 백자, 분청, 진사 등등의 전통 도자기뿐만 아니라 생활자기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이곳은 어른들, 특히 여성들로 붐빕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눈길을 끌고, 화려한 색깔의 풍경 또한 손을 내밀어 만져보게 만듭니다. 토야, 돌하루방, 하회탈 등 여러 가지 모양의 오카리나도 있습니다.

판매장을 둘러보니 각 도예방 마다 특색이 있다는 사실을 저절로 알게 되네요. 모양이며 문양이며 색채가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개성이 있습니다. 이 건 이래서 예쁘고, 저건 저래서 멋있고, 요건 요래서 맛깔스럽고, 그건 그래서 사고 싶어집니다.

은은한 품위가 있습니다.
 은은한 품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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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자기들을 식탁 위에 놓으면 밥맛이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생활자기들을 식탁 위에 놓으면 밥맛이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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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입니다. 소리도 참 듣기 좋습니다.
 풍경입니다. 소리도 참 듣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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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든다고 덥석 사지 말고 찬찬히 둘러보면서 마음속으로 '찜'을 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참여업체가 159개나 된다고 하거든요. 볼 것 다 본 뒤에 마음속으로 찜해둔 것을 사야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겠지요. 물론 잘 기억해둬야 합니다. 구경을 다한 뒤에 다시 찾아가려다 이쪽이었는지, 저쪽이었는지 헷갈려서 애를 먹었거든요.

몇 시간동안 돌아다녔더니 다리가 아파집니다. 그 때 눈에 띈 것이 풍경마차입니다. 마차는 말이 끌어야 제 맛이지만 트랙터를 개조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2대가 운행 중입니다. 설봉공원을 한 바퀴 크게 돕니다. 지난해까지는 무료였으나 올해는 천원의 탑승료를 받습니다. 굴러가는 소리는 조금 요란하지만 털털거리는 마차를 타는 정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지요. 표를 받는 안내원 할아버지의 구수한 입담은 덤입니다.

이번 주말,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이천 도자기축제를 추천합니다. 아이와 함께 가도 좋고, 벗과 더불어 가도 좋고, 가족과 함께 가도 좋겠지요. 혼자 가는 것도 나름대로 낭만이 있어 좋습니다.

주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열립니다. 오전에 덜 붐비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행사장 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푸드코트'가 있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프라이빗 도자관' 등 체험프로그램 등 유료 프로그램은 참가비를 내야합니다.

덧붙이는 글 |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이천도자기축제 홈페이지(www.ceramic.or.kr)를 참고하세요.



태그:#이천도자기축제, #도자기, #설봉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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