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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미친소 너나 먹어! 이제 모두 나서자'가 15일 밤 대전역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2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여섯번째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미친소 너나 먹어! 이제 모두 나서자'가 15일 밤 대전역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2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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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대신해 참석했다는 아줌마 부대. 이날 행사에는 동구 가오동 가오아파트 주민들 10여명이 함께 참여했다.
 아이들을 대신해 참석했다는 아줌마 부대. 이날 행사에는 동구 가오동 가오아파트 주민들 10여명이 함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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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반대 대전시민대책위원회'가 마련한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미친소 너나 먹어! 이제 모두 나서자'가 15일 밤 대전역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200여명의 시민들은 목청껏 "대한민국 함께 살자!"를 외쳤다.

이날 문화제에는 전날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을 만큼 참석자가 줄었다. 특히, 경찰의 촛불문화제 가담자 처벌방침과 전주 모 고교생 조사 소식 등이 알려지면서 청소년 참석자는  100명도 되지 않았다. 특히 교복을 입은 학생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날 행사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풍물공연, 퍼포먼스, '6.15청년회 문예패'의 노래공연, 개사곡 부르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자유발언대에 나선 30대 주부는 "저의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6월 항쟁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민주주의를 쟁취해 냈듯이, 우리들 모두가 힘을 모아서 국민을 괴롭게 하는 대통령이 탄핵되는 그 날까지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 마디 하겠다"며 나선 한 남학생은 "우리 청소년들이 어리고 선거권이 없다고 해서 무시하지 말라"며 "우리도 웬만한 어른들 보다 더 개념 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임승현(26)씨는 정부를 향해 "먹는 음식 가지고 장난치지 말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며 "만일 광우병 쇠고기를 먹고 누군가가 희생된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분개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10여명의 아줌마 부대가 참석,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동구 가오동 가오아파트에서 왔다고 밝힌 이들은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로, "아이들이 자기들은 참석이 어려우니 엄마들이라도 나가라고 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촛불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대전역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은 서명에 동참하기도 하고,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나도 한마디' 코너에 '창피한 대통령', '기업경제만 살리지 말고 서민경제, 서민건강에 신경써주세요', '한우소비나 하지 미친소는 왜 먹냐'는 등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으며, 한 휠체어를 탄 시민은 주최 측에 음료수 한 박스를 건네며 "힘내라"고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반대 대전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이명박 정부는 장관고시 계획을 철회하고, 미국 쇠고기 협상 전면무효를 선언 후 재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장관고시 예정일인 22일까지 매일 밤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표 잘못한 어른들은 왜 안나오나요?"
[인터뷰] 6회째 자원봉사하는 박성희씨
'구멍 뚫린 국민 주권'이라는 피켓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박성희(17)양.
 '구멍 뚫린 국민 주권'이라는 피켓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박성희(17)양.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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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청소년들의 참여를 단속하는 교육당국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박성희 양.
 지난 10일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청소년들의 참여를 단속하는 교육당국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박성희 양.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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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투표 잘못해서 우리 청소년들이 얼마나 힘들어 하는 지 알기나 하세요? 우리가 선거권이 없다고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라고요. 불쌍한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 힘들게 고생하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욕하고 처벌한다고 하고…."

자유발언대에 나섰던 젖소탈을 쓴 열일곱 소녀는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울지마! 울지마!"라며 연신 외쳐대는 촛불을 든 시민들의 힘찬 목소리에도 그 소녀는 눈물을 거두지 못했다.

이 소녀는 15일 밤 대전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미친소 너나 먹어! 이제 모두 나서자'의 자원봉사자다.

벌써 여섯 번째를 맞는 촛불문화제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해, 미리 준비해 온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서명도 받고, 홍보물도 나누어 주며 씩씩하게 활동하던 소녀다.

그런 그녀가 이날은 처음으로 자유발언대에 섰다. 그리고는 하고자 했던 말을 다 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돌아섰다.

박성희(17), 학교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만 뒀다고 했다. 청소년인권운동을 하는 '아수나로'를 통해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게 됐고, 학교에 다니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했다.

"어른들은 왜 안 나와요? 어른들이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 왜 청소년들을 0교시에다, 야자에다, 이번엔 미친 쇠고기까지… 왜 괴롭게 하냐고요, 책임도 안지면서…."

거침없이 내뱉는 그녀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할 말이 있다며 "너 나 쳐 드셈!"하고 말했다. 너무 짧다고 말하니 좀 더 길게 하겠다면서 "욕해도 돼요?"라고 물었다. 욕은 빼라고 말하니 "이명박 대통령님, 광우병 쇠고기 먼저 많이 배부르게 드시고, 그래도 안전하면 그때 가서 수입해 주세요"라고 공손하게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부산한 그 소녀는 영락없는 천방지축 말괄량이 소녀였지만, 자신의 소신만큼은 확고한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촛불문화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청소년들이 많이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교육청의 지속적인 단속과 경찰의 처벌방침 때문"이라며 "친구들 중에는 촛불문화제 나갔다고 선생님께 뺨까지 맞은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그 사건에 대해서 자세히 묻자 "그런 뉴스 자꾸 나가면, 청소년들이 더 참여하지 못하잖아요, 무서워서…"라며 속 깊은 소리까지 내뱉는다.

이 소녀는 마지막으로 "저는 하나도 안 힘들어요. 그냥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불쌍해요. 그래서 눈물이 나요. 제발 어른들이 잘 좀 해 줬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 불쌍하지 않게…"라고 말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청소년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청소년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줄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청소년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청소년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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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어린 표정으로 영상을 보고 있는 한 시민.
 근심어린 표정으로 영상을 보고 있는 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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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청년회 문예패'의 노래공연
 '6.15청년회 문예패'의 노래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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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아빠의 청춘'을 개사한 가사.
 가요 '아빠의 청춘'을 개사한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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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자유롭게 남긴 메세지들.
 시민들이 자유롭게 남긴 메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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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의원 가면과 광우병 소 탈을 쓴 시민들이 대전역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을 향해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강기갑 의원 가면과 광우병 소 탈을 쓴 시민들이 대전역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을 향해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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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촛불문화제, #대전역광장, #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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