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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와 달라이 라마에 관한 모든 것

ⓒ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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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가 들려주는 티베트 이야기 | 토머스 레어드 지음 | 황정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520쪽 | 1만8000원

네팔과 티베트 전문기자인 저자가 인도에서 망명 생활 중이던 달라이 라마를 만나 티베트의 역사와 문화, 달라이 라마의 개인사와 세계관 등에 대해 묻고 답한 이야기를 정리했다. 연구조사에 몇십 년, 질문 준비에 7개월, 3년간 18차례의 만남, 총 인터뷰 시간 50시간, 그리고 집필에만 6년이 걸렸다고 한다. 두툼한 두께와 꼼꼼한 주석만으로도 그 노력의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스스럼없이 밀고 당기는 토론에 기꺼이 응"한 달라이 라마는 첸시리(관세음보살)라는 존재가 원숭이를 인간으로 진화시켰다는 창조신화에서부터, 위대한 영혼의 스승들이 끊임없이 다시 태어나는 환생의 의미, 티베트가 당나라 수도 장안을 점령했던 강대국 시절의 영광, 그리고 1950년 중국의 티베트 침공(중국은 이를 '자유해방'이라 부른다)과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불안한 현재까지 티베트 문명과 역사의 모든 것을 차분히 들려준다.

또한 그가 달라이 라마로 성장하면서 느꼈던 엄청난 무게의 숙명과 고통, 권력투쟁에 휘말려 의문사한 아버지와 외국 편에 섰던 친형과의 갈등, 강대국들 틈에서 영적 정치적 지도자로서 감내해야 했던 울분과 분노 등이 오롯이 담겨 있다. 티베트의 성전인 포탈라궁에 대해 "그저 건축물일 뿐"이라거나, "과학과 불교의 이론이 대치될 땐 검증된 과학을 따르는 것이 진정한 붓다의 가르침"이라고 얘기하는 달라이 라마의 열린 세계관도 엿볼 수 있다.

최근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 문제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지금, 현대 중국의 외교정책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티베트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서남공정은 우리의 역사와 관련된 동북공정의 논리와도 소름 끼치도록 닮아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저 '머나 먼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신자유주의는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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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자본주의, 1980년 이후 | 앤드류 글린 지음 | 김수행·정상준 옮김 | 필맥 | 312쪽 | 1만5000원

1930년대 대공황 시절부터 1970년대 초까지를 '고삐 씌워진 자본주의(Leashed Capitalism)'라고 하면, 70년대 격변기를 거쳐 7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를 '고삐 풀린(Unleashed) 자본주의'라고 한다. '고삐'란 이윤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자본과 기업의 시장활동과 금융활동에 대해 사회공동체, 노동자, 국가, 국제사회가 가하는 규제나 통제의 비유.

저자는 1980년 이후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하고 모순에 부닥치게 됐는가를 특히 통계자료(저자는 옥스퍼드대 경제통계연구소에서 연구원을 일했을 정도로 통계자료를 제작하고 구사하는 데 뛰어났다)를 통해 구체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1945년에서 1980년까지의 선진 자본주의를 다룬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김수행 옮김, 동아출판사, 1993)의 후속편 격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좌파 경제학자인 김수행 교수가 제자이기도 한 공동번역자, 그리고 출판사와 함께 몇 번의 수정작업을 거침으로써 번역에 완벽을 기했다.

화장실에서 가끔 펼쳐볼 만한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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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 지식노트 -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200개의 지식코드 | 강준만 엮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404쪽 | 1만4500원

다독과 다작으로 유명한 편저자의 지식노트이자 독서노트이며 자료파일이라 할 수 있는 책. 9장으로 나눠 '도덕주의' '코뮌주의' '자유주의' 등 사회과학적 개념부터 '고통' '권태' '희망' '증오' 등 심리적인 개념, 그리고 'KTX 빨대효과' '88만원 세대' '폴리페서' 등의 시사 문제와 '악플' '인터넷 간첩' '인터넷 막장문화' 등 인터넷 문화까지 이 시대를 살면서 자주 만나게 되는 200개의 지식코드를 쉽고 간단하게 풀어 설명한다.

"사전을 즐겨 산다"는 편저자는 사전의 매력으로 '지식 관리', 특히 '압축 관리'의 유용함을 들고 있다. 이 책 역시 "독자들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지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펴냈으며, 따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할 필요 없이 "화장실에 놔두고 가끔 펼쳐보는 수준에서 이용하실 걸" 권하고 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어린이 환경 그림책

ⓒ 미래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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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는 기름 바다에서도 숨을 쉴 수 있나요? | 유다정 글 | 박재현 그림 | 미래아이 | 9천원

맑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여우처럼 생긴 작은 섬에 살고 있는 소녀 연지. 푸른 바다를 좋아하던 엄마가 죽어서 인어가 되었다고 믿는 연지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다른 배와 충돌한 유조선이 엄청난 양의 기름을 바다에 쏟아낸 것. 죽음의 바다를 보며 연지는 생각한다. '인어가 된 엄마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인어는 기름 바다에서도 숨을 쉴 수 있을까?'

짐작할 수 있듯이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어린이 환경 그림책이다. 두 쪽에 걸쳐 펼쳐져 있는 강렬한 색채의 그림들, 특히 맑고 푸른 생명의 바다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검은 바다를 대조시킨 그림들을 통해 해양오염의 심각성과 환경의 소중함이 바로 다가온다. 마지막 장면에서 추위에 코와 볼이 얼어 빨개진 채 고사리 손으로 기름 제거 작업을 하다가 잠시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연지의 모습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레즈비언 커플인 두 엄마를 둔 어느 가족 이야기

ⓒ 낭기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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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엄마 - 거의 행복한 어느 가족 이야기 | 무리엘 비야누에바 페라르나우 지음 | 배상희 옮김 | 낭기열라 | 160쪽 | 8천원

아빠와 엄마가 아니라 엄마와 또 엄마를 둔 소녀,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그래서 행복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았던 스페인 어느 가족의 이야기다. 실제로 레즈비언 커플인 두 엄마 밑에서 자란 작가는 "절대로 움직일 것 같지 않은 이 느려터진 톱니바퀴들을 돌리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경험을 녹여 이 책을 썼다. 소설 속에서 두 엄마는 결혼을 하고, '나'는 엄마들의 결혼식에 가는데, 2005년 스페인에서 동성 커플의 결혼과 입양이 합법화됨으로써 픽션이 논픽션이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양의 가정은 아프리카의 가정과 같지 않아요. 또한 21세기의 가정은 15세기의 가정과 같지 않고요. 가정이라는 개념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죠. 왜 그렇게 두려워하는 거죠? 우리가 제도를 무너뜨리기라도 할까 봐서요? 우리가 당신들에게 게이와 레즈비언이 되라고, 그래서 결혼하라고 강요라도 하는 것 같네요. 동성 커플이 결혼한다고 해서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38쪽)

혁명의 소용돌이가 바꿔놓은 사춘기 소녀의 삶

ⓒ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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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 마리나 네이멧 지음 | 박미경 옮김 | 예담 | 424쪽 | 1만1800원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황혼녘 붉은 기운 같은 것이 내 가슴을 가득 물들였다. 페르시아, 내가 꿈꾸는 여행지, 궁금했던 이란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라 더 애정이 갔지만, 피바람 부는 전쟁과 온갖 모진 현실을 견뎌낸 강인한 이란 여성 마리나의 삶이, 전쟁과 군부독재 속에서 수많은 질곡의 한국 현대사를 떠올리게 하여 가슴이 아팠다."(신현림 시인의 추천사 중에서)

러시아계 이란인 가정에서 태어나 "의사가 되겠다는 천진한 꿈을 품고" 있던 열여섯 살 사춘기 소녀가 이슬람혁명을 겪으며 혁명정부를 비판한 죄로 체포돼 잔혹한 채찍질로 고문당하고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고 총살 현장에서 운명적으로 살아남아 망명하기까지의 고통을 기록한 실화소설이다. 영화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아온 저자는, 하지만 이 책은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 "절망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으려 애썼던 평범한 여자아이의 이야기"라고 밝히고 있다.

'88만원 세대'는 어떻게 대학생활을 보내야 할까

ⓒ 써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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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으로 살아남기 | 김규종 지음 | 써네스트 | 236쪽 | 9천원

2005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대학진학률은 82.1%로 1980년 중학생의 고등학교 진학률 84%와 비슷한 수치라고 한다. 그 결과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대략 292만여 명의 대학생이 있다. 국민 16명당 1명꼴인 셈이다. 따라서 고등교육기관이 아니라 일반교육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는 오늘날의 대학. 졸업하고 나도 '88만원 세대'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그럼 대학에 첫발을 들여놓은 신입생은 어떻게 대학시절을 보내야 할까.

현직교수(경북대 노어노문학과)이자 인문학자인 저자는 대학에서 학생들이 맞닥뜨릴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법을 "온갖 실수와 덤벙거림으로 가득 찬" 자신의 20대 초반 학창시절에 대한 고백을 섞어 나름으로 제시한다. '대학이란 무엇인가'로부터 출발해 독서 방법론, 교수와 선배에 대한 이해, 사회참여 및 여행의 의미 등뿐만 아니라 심지어 '주도(酒道)'까지 아우르고 있다.


달라이 라마가 들려주는 티베트 이야기 -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의 역사와 영혼을 이야기한 단 한 권의 책

토머스 레어드 지음, 황정연 옮김, 웅진지식하우스(2008)


태그:#이주의 새책, #달라이 라마, #티베트, #자본주의, #레즈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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