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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위해 카트몰면 되고 미친 쇠고기 수입하면 되고 국민반발 너무 거세지면 먹기 싫음 안 먹으면 되고 나는 경제만 살리면 되고~"

 

바람 부는 9일(금) 저녁 7시, 대전역광장에서는 ‘되고송’이 ‘흥겨운’ 가락으로 울렸다. 광우병위험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대전시민대책회의 주최로 미친소, 미친정부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시작되자 중·고등학생, 직장인 주부 등 일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손에는 촛불을 밝혀들고 아직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대한민국정부에 ‘눈 뜨고 귀를 열라’고 외쳤다.

 

“대한민국 시민으로 자랑스러웠는데 지금은 부끄러워요. 선생님들은 공부만 하라고 하는데 우리가 공부만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중간고사를 끝낸 시점에서 행사에 온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고 참여했다. 자유발언에서 공부만 할 수 있게 해달라는 한 여학생의 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자신들이 당장에 먹어야 하는 불안한 급식의 위기감을 느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바람도 세지고 촛불이 꺼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옆 사람의 촛불로 불을 다시 밝혔다.

 

“오늘 수학여행 갔다 와서 잠을 자려고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을 원망하고 싶어요. 엄마도 이젠 도시락을 챙겨주고 싶다고 했어요.”

 

만년동에서 친구와 같이 온 김소영(중학생)은 수학여행으로 피곤하지만 친구와 같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을 적은 쪽지함에 글을 진행자가 읽을 때마다 촛불들은 하나로 움직였다.

 

‘경제보다 국민을 살려주세요!’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이명박대통령 탄핵시켜 국민의 자존심을 명예를 건강을 찾아야 합니다.’

 

경기도에 살면서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여성은 열차 시간표가 되기 전, 행사에 참여했다고 했다. 그는 “학생의 급식소에는 소, 닭고기가 자주 나옵니다. 수입쇠고기가 들어오면 아이들이 쉽게 먹을 텐데, 불안한 자신의 일을 외치는 학생들을 정치적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그런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게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웃으면서 자유발언을 하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 촛불문화제. 광우병 사고가 생기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하지만 그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이 늦은 때이다. 정부는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가슴속에 민심을 새겨야 한다.

 

대전역 촛불문화제는 10일(토) 오후 6시, 15일(목) 오후 7시, 16일(금)오후 7시에도 열린다.


태그:#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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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가면을 줘보게, 그럼 진실을 말하게 될 테니까. 오스카와일드<거짓의 쇠락>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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