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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영은 꽃이 보라색 구름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야생의 건강함과 풋풋함이 담겨 있는 들녘의 자운영은 아름답습니다. 봄바람이 만들어내는 꽃물결은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드넓은 들녘의 자운영 밭은 동심이 살고 있는 동화속의 나라 같습니다.

 

자운영은 원래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녹비식물로 들여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들녘의 논밭 가장자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입니다. 뿌리혹박테리아가 있는 콩과 식물인 자운영은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고정하여 스스로 질소 비료를 만들어냅니다. 때문에 겨우내 심어뒀다가 봄에 갈아엎어 녹비로 사용합니다.

 

자운영은 5덕이라고 해서 우리 인간에게 아주 유용한 작물입니다. 봄이 되면 연보라색 꽃이 아름다워 볼거리를 제공하고, 논을 갈아엎어 녹비로 사용하며, 밀원식물로서 꽃에는 꿀이 아주 많습니다. 꽃이 피기 전에 푸른 잎은 양념장에 조물조물 무쳐 나물로 먹으며, 약용식물로 인후염 치료에도 이용됩니다. 자운영은 이렇듯 인간에게 5가지 덕을 베풀어줍니다.

 

봄철 입맛을 살리는데 자운영만한 나물도 없습니다. 아주 맛있는 나물입니다. 살짝 데쳐 참기름에 무쳐먹거나 된장에 조물조물하면 그 맛이 아주 그만입니다. 자운영에는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갖가지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어떤 이는 자운영 생잎을 씹어보면 잎에서 비릿하고 떫은맛과 단맛 등의 여러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며 마치 인생살이를 맛보는 것 같다고도 말합니다.

 

자운영 꽃 핀 들녘에 서면 유년의 봄이 떠오릅니다. 마음이 푸근해지고 어린 시절 풋풋했던  추억의 향기가 피어오르곤 합니다. 꽃피기 전의 자운영 밭은 녹색 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습니다. 연보라색 꽃이 피어오를 때면 보라색 꽃구름이 장관을 이룹니다.

 

가을에 뿌린 씨앗은 싹이 터서 땅바닥에 달라붙어 겨울을 납니다. 이듬해 봄에 왕성하게 자랍니다. 추위에 약해 남부지방에서만 재배하는 자운영은 4~5월에 긴 꽃대가 나와서 나비꼴 모양의 보라색 꽃이 핍니다.

 

전남 여수 화양면 서연리 들녘에 가면 지금 자운영 자주색 꽃물결이 넘실대고 있습니다. 논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수로에 핀 유채꽃과 들녘의 자운영 꽃의 대비가 아름답습니다. 꽃물결 사이로 흰나비 노란나비가 한가롭게 나풀댑니다. 스치는 바람이 감미로운 봄날, 자운영 꽃밭에는 꿀벌들이 쉼 없이 오갑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운영, #인생살이, #유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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