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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를 방문한 지 사흘째 되던 날, 에콰도르의 수도인 끼또에 갔다.

에콰도르는 스페인어로 '적도'라는 뜻이다. 에콰도르의 수도인 끼또는 안데스 산맥에 위치하며 해발 2700미터의 고산지대다. 끼또 공항에 내리자 속이 아주 메스껍고 어지러웠는데 곧 그것이 고산증인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예사인 듯 모두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었다.

반드시 가격 흥정을 하고 택시를 타야 한다.
▲ 손님을 기다리는 끼또 공항의 수많은 택시들 반드시 가격 흥정을 하고 택시를 타야 한다.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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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에콰도르 대사관에 근무하는 박효원씨의 도움으로 단 하루 만에 꼭 가보야야 할 곳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우선 적도선이 있는 곳이다. 적도를 상징하는 탑이 있고 개인 박물관인 무쎄 쏠라노(적도박물관)가 있다. 택시를 타고 무쎄 솔라노에서 내렸을 때 10불을 내고 영어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19세기에 흉볼트는 이곳 원주민이었던 인디오들이 12세기에 만든 적도선을 엉터리라고 비웃었다고 한다. 그러나 훗날 인공위성에서 본 결과 놀랍게도 인디오가 만든 선이 가장 정확했다고 한다.
 
입간판이 적도 박물관에옴을 환영해 줍니다.
▲ 인띠앙 솔라 뮤지엄 앞 입간판이 적도 박물관에옴을 환영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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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도 보이네요
▲ 적도 박물관에 무성히 자라는 선인장들 열매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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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도라고 표시되어 있네요
▲ 이곳은 적도선이랍니다. 0도라고 표시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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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세 쏠라노에서는 여러 가지 테마로 인디오의 생활상과 적도에 관련된 실험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인디오 부족들은 전쟁이 나면 이긴 부족이 진 쪽의 사람머리를 잘라 전시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 사람 머리를 '짠쌰'라 한다. 150년 된 실제 사람 머리인 짠싸도 볼 수 있었는데 사람 주먹만한 크기였다. 비록 화학물질에 의해 크기가 쪼그라 들었지만 너무나 이목구비가 또렷한 것이 섬뜩할 정도였다.

짠쌰를 만드는 과정도 자세하게 그림으로 설명되어있었다. 머리를 잘라 눈을 뺀 다음 특별한 방법으로 피부껍질만 남기고 내부를 제거하고 끓인 다음 입술을 꿰맨다. 빈 머릿속에 뜨겁게 달구어진 돌을 넣고 머리카락은 태우는 방법이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가까이 보면 눈, 코, 입이 또렸하답니다
▲ 150년이 된 쨘샤의 모습 가까이 보면 눈, 코, 입이 또렸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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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자르는 모습부터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어요
▲ 쨘사 만들기 1 머리를 자르는 모습부터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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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는 과정까지 모두 그림으로 나와 있어요
▲ 쨘사 만드는 과정 2 마무리하는 과정까지 모두 그림으로 나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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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는 적도라 태풍이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태풍은 적도를 기준으로 위·아래 5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쪽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수학여행을 온 에콰도르 학생들은 못 위에 날계란을 바로 세우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또 물이 시계 방향이나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지 않고 그냥 내려가는 세면대 앞에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이를 지구의 자전과 연관된 코리올리 효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잘못된 분석이다. 물론 허리케인과 토네이도는 북반구에서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남반구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돈다. 하지만 세면대에서 물이 빠져 나가는 것은 물을 어떻게 채웠는지에 따라 다르다는 게 과학자들의 견해다).

또 가이드는 아무리 건장한 남성이라도 적도에서는 아무런 힘을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늘로 쳐든 남자의 팔짱도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게 적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긴 했지만 이에 대학 과학적인 근거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듯했다.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답니다.
▲ 적도 박물관 뒤의 안데스 산맥 줄기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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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실험을 너무 열심히 보고 듣고 있네요
▲ 적도에 대한 설명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듣고 있죠 각종 실험을 너무 열심히 보고 듣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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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이 구멍을 뚫어도 물이 돌지 않고 그냥 내려갑니다
▲ 양동이에 물을 붓고 실험 시작 양동이 구멍을 뚫어도 물이 돌지 않고 그냥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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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못 위에 날계란을 세우고 기뻐하는 소녀의 모습
▲ 적도에서 못 위에 계란 세우기 뾰족한 못 위에 날계란을 세우고 기뻐하는 소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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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주민의 주식은 오전엔 빵을 먹고 점심때는 알무에르소(Almuerzos)를 먹는다. 시내 어디서나 알무에르소를 파는 상점을 볼 수 있는데 가격은 2달러 50센트 정도다.

우리도 알무에르소를 식당에서 주문해보았다. 우선 치자색의 스프가 나온다. 맛은 감자를 많이 넣어 감자 스프 맛에 약간의 인도 카레향 냄새가 났다. 그 다음으로 탄산음료가 나왔고 접시 위에 구운 쇠고기, 감자, 야채샐러드, 밥이 나왔다.

쇠고기는 딱딱하고 납작하게 아주 잘 구워져 마치 편육을 먹는 듯했고 쌀은 우리나라 밥맛처럼 찰지지 않고 입 안을 맴돌았다. 감자는 조림 감자 크기로 껍질 채 삶아 마요네즈 소스를 곁들였고 샐러드는 당근을 잘게 썰고 옥수수를 곁들여 새콤달콤한 맛이 났다.

감자와 고기 밥과 야채로 이루어져 있죠
▲ 알무에르소 감자와 고기 밥과 야채로 이루어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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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 산맥의 원주민 남자들은 아직도 머리를 길게 땋아 다닌다. 실제로 시내 곳곳에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싱으로 만든 가방과 지갑을 팔기도 하고 감자를 재배해 관광객에게 팔기도 했다. 비록 다윈이 진화론을 연구했다는 갈라파고스 군도나 열대림은 가보지 못했지만  에콰도르의 주민의 모습과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푸른 고원에서 자연과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가무잡잡한 피부, 순박하게 웃는 그들의 모습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적도 부근의 공원에서 종일 장사를 마치고 안데스 산맥의 마을로 돌아가는 그들의 어깨 너머로 붉은 노을이 따라갔다.  그 모습까지도 하나의 아름다운 자연이었다.

모자 뒤로 땋은 머리가 보이네요.
▲ 원주민 아저씨의 모습 모자 뒤로 땋은 머리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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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나무로 만든 인디오의 움집이랍니다. 그늘로 만들어져 아주 시원하답니다.
▲ 이곳은 인디오가 살았던 집이에요 팜나무로 만든 인디오의 움집이랍니다. 그늘로 만들어져 아주 시원하답니다.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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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적도와 관련한 실험에 대한 설명글은 조수영 시민기자의 도움을 받아 덧붙였습니다.

유포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끼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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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입니다.세상에는 가슴훈훈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등불같은, 때로는 소금같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것이 제 바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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