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무패행진은 언제까지? 수원은 정규리그 컵대회를 합쳐 7승1무(19득점 2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정규리그 2라운드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할 때 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0'의 행진을 여섯 경기째 하고 있다.

▲ 이들의 무패행진은 언제까지? 수원은 정규리그 컵대회를 합쳐 7승1무(19득점 2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정규리그 2라운드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할 때 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0'의 행진을 여섯 경기째 하고 있다. ⓒ 수원 삼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와 플레이가 닮았다 해 '영록바'로 불리는 신영록(21)이 골을 넣으면 '레인메이커' 서동현(23)이 따라 넣고 '차붐의 아들'로 성장하는 조용태(22)가 도움을 하면 '김호의 아들' 남궁웅(24)도 따라한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이 16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컵 2008 3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젊은 공격수들의 거침없는 활약 속에 3-0으로 승리, 컵대회 A조 선두를 굳게 지키는 것은 물론 여섯 경기(정규리그 포함)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푸른 폭풍(Blue Storm)' 일으키며 거침없이 무패행진

 

수원은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를 'Blue Storm 2008'로 정했다. 매 경기 폭풍과 같은 화끈한 승부로 팬들을 흥분시키자는 것이다. 동시에 홈 구장인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를 온통 푸른 물결로 채워 마치 푸른 폭풍을 연상할 정도로 열광적인 분위기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캐치프레이즈를 잘 만들었기 때문일까? 젊은 공격수들의 춤추는 기량이 K리그 초반 푸른 폭풍을 확산시키고 있다. 폭풍은 정규리그, 컵대회 할 것 없이 강하게 몰아치고 있다. 상대가 수비할 틈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정신없이 몰아친다.

 

평일임에도 빅버드는 2만124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송종국(29), 이관우(30), 안효연(30) 등 팀의 균형을 잡아주는 선참급 선수들이 각각 체력저하와, 퇴장에 따른 징계로 빠졌음에도 수원의 경기력은 한치의 흐트러짐 없었다.

 

골은 아주 쉽게 터졌다. 전반 3분 김대의가 부산의 왼쪽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이 골 지역 우측에서 마토의 머리를 맞은 뒤 곽희주에 연결, 왼발로 넣으며 1-0을 만들었다. 곽희주는 2005년 8월 24일, 2006년 10월 21일 후기리그 부산과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바 있다. 

 

다급해진 부산은 과감한 태클과 몸싸움으로 경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고 볼 다툼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며 전투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부산의 황선홍 감독은 기술지역을 벗어나 심판을 향해 항의를 하는 등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 애썼다. 안정환(32), 이강진(22), 배효성(26) 등 공·수의 주력들을 빼고 경기에 나섰지만 승리에 대한 갈망은 수원과 똑같았다.

 

황선홍 감독의 이런 승리 의지 표출에도, 수원의 공격적인 분위기는 끊어지지 않았다. 전반 27분 이정수가 수원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드 지역에서 전방으로 길게 가로지르기(크로스) 한 것을 남궁웅이 받았고 골 지역으로 연결, 뛰어들어오던 서동현이 오른발 뒤꿈치(힐킥)로 밀어넣으며 2-0을 만들었다.

 

지난해 서동현은 같은 장면에서 뒤로 흘려보내거나 정면으로 투박하게 차는 바람에 골 찬스를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런 서동현을 두고 축구 전문가들은 '결정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동현은 환상적인 뒤꿈치 골로 그런 오명을 벗어던졌다. 

 

2-0으로 전반전이 종료되자 부산의 황선홍 감독은 김판곤 코치와 대화를 나눈 뒤 그라운드를 한동안 응시하며 대기실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대로 패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황선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스피드가 있는 한정화를 투입해 수원의 수비벽을 깨는데 주력했다.

 

황선홍 감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불붙은 수원 젊은 공격수들의 득점 행진을 막을 수는 없었다. 후반 5분 신영록이 김대의의 패스를 받아 골문으로 드리블한 뒤 여유있게 수비수들을 재치고 골로 연결하며 3-0을 만들었다. 신영록은 '활 쏘기' 골 뒷풀이를 보여주며 기쁨을 표현했다.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안영학, 루이스 등을 투입해 경기 감각을 확인했고 경기는 수원의 승리로 종료됐다. 부산의 황선홍 감독은 고개를 떨어트리며 대기실로 향했다.

 

김대의와 신영록 젊은피들의 활약은 팀 내에서 이운재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김대의(사진 왼쪽)를 자극시키고 있다. 김대의는 이날 경기에서 후반 5분 신영록의 골에 도움으로 공격력을 과시했다. 수비실수를 멋지게 가로채 좋은 패스로 연결한 것이다. 신영록은 정규리그 세 골, 컵대회 한 골을 기록하고 있다. 2003년 프로에 데뷔, 지난해까지 다섯 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 김대의와 신영록 젊은피들의 활약은 팀 내에서 이운재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김대의(사진 왼쪽)를 자극시키고 있다. 김대의는 이날 경기에서 후반 5분 신영록의 골에 도움으로 공격력을 과시했다. 수비실수를 멋지게 가로채 좋은 패스로 연결한 것이다. 신영록은 정규리그 세 골, 컵대회 한 골을 기록하고 있다. 2003년 프로에 데뷔, 지난해까지 다섯 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 수원 삼성

 

김대의 "젊은 선수들이 내 자리서 잘 하면 안되는데..." 

 

수원의 젊은 공격수들의 공격포인트 행진은 지난해 신인왕인 공격수 하태균과 미드필더 백지훈, 배기종 등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전혀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같은 자리에서 경쟁하는 선참 공격수를 긴장시키기에도 충분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출전해 후반 24분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루이스와 교체된 김대의(34)는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팀이 너무 잘나가서 부담됐다"며 연승행진이 혹시라도 자신의 실수로 중단될까 하는 걱정을 털어놨다.

 

팀 내에서 김대의는 골키퍼 이운재(35) 다음으로 나이가 많지만 스피드라면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 김대의는 "나도 사람인데 (젊은 선수들이) 내 자리에서 잘 나가면 안된다"며 농담한 뒤 "시기를 하면 안된다. 기회가 올 때 준비를 잘해야 한다"며 개인의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컵대회 3라운드와 정규리그 5라운드까지 수원은 19골을 터트렸다. 이중 공격수가 터트린 골은 무려 15골이나 된다. 김대의는 이 점을 들어 "지난해는 미드필더들이 골을 넣었는데 올해는 공격수들이 해결하고 있다. 역시 공격수들이 골을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젊은 선수들의 득점이 수원의 무패행진 비결임을 설명했다.

 

수원 젊은 공격수들이 일으키는 '푸른 폭풍', 언제까지 계속될 지 주목해보자.

 

덧붙이는 글 | 경기결과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 삼성 3-0 부산 아이파크(전3, 곽희주 도움:마토 전27, 서동현 도움:남궁웅 후6, 신영록 도움:김대의<이상 수원 삼성>)

수원 삼성
골키퍼-이운재
수비수-이정수, 곽희주, 마토, 양상민
미드필더-남궁웅(후9, 안영학), 조원희, 박현범, 김대의(후24, 루이스)
공격수-신영록(후14, 에두), 서동현

부산 아이파크
골키퍼-정유석
수비수-심재원, 홍성요(후14, 한재웅), 이세인, 김태영 
미드필더-김창수, 박희도, 안성민(후30, 최광희)
공격수-이동명(HT, 한정화), 정성훈, 최철우

2008.04.17 10:44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경기결과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 삼성 3-0 부산 아이파크(전3, 곽희주 도움:마토 전27, 서동현 도움:남궁웅 후6, 신영록 도움:김대의<이상 수원 삼성>)

수원 삼성
골키퍼-이운재
수비수-이정수, 곽희주, 마토, 양상민
미드필더-남궁웅(후9, 안영학), 조원희, 박현범, 김대의(후24, 루이스)
공격수-신영록(후14, 에두), 서동현

부산 아이파크
골키퍼-정유석
수비수-심재원, 홍성요(후14, 한재웅), 이세인, 김태영 
미드필더-김창수, 박희도, 안성민(후30, 최광희)
공격수-이동명(HT, 한정화), 정성훈, 최철우
서동현 신영록 김대의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