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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전 정영식-이상열 후보가 정 후보로 후보단일화를 선언한 뒤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정영식 후보 선대본 제공	관련사진보기

단일후보된 정영식 "언제까지 DJ 세습정치 할 것인가"

선두를 달리던 박지원 무소속 후보에게 복병이 나타났다. 정영식 통합민주당 후보와 이상열 무소속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한 것이다. 이들의 후보단일화는 박 후보의 선두질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5일 오전 목포시청 소회의실, 여론조사로 단일후보를 결정한 정 후보와 이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선언했다. 두 후보는 4일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후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를 실시해 단일후보를 결정했다. 즉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높은 정 후보로 후보단일화를 한 것이다.

정 후보는 "이번 선거는 비리로 구속된 부정부패의 후보냐, 민주당 개혁공천이 선택한 깨끗하고 능력 있는 후보냐의 선택만 남아 있다"며 막판 대역전의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또 "앞으로 얼마나 더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세습되는 정치의 끈을 이어갈 것인가"라며 박 후보를 향한 DJ의 후광을 차단하려 애썼다.

정 후보 선대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 지지자들 중 태반은 우리 후보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관계자는 "후보단일화에도 불구하고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민주당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과 함께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후보 측 반응은 싸늘하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우리는 이번 선거를 '이정표' 선거라고 하는데 '이상열과 정영식이 뭉쳐보았자 표는 박지원 것'이라는 의미"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측근은 또 "두 후보의 단일화는 우리 후보 지지세력을 더욱 강하고 넓게 결집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박 후보에 대한 우호적 부동층의 결집을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측근은 "우리는 마지막까지 여론동향을 주시하며 전 조직역량을 가동해 한 표라도 더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 역시 두 후보의 후보단일화를 직접 언급하며 평가절하 했다. 오후 6시 목포 하당 평화공원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박 후보는 "두 마리 토끼가 아무리 힘을 합쳐봤자 호랑이가 될 수는 없다"며 "산에 나무는 많지만 모든 나무가 대들보는 아니다, 목포의 대들보는 이 박지원"이라고 자신에게 표를 몰아줄 것을 호소했다.

박지원 "모든 나무가 대들보 되나, 목포 대들보는 나 박지원"

그렇다면 정 후보와 이 후보의 단일화 여파는 어느 정도일까. 관건은 이 후보 지지세력이 어느 후보로 향하는가에 달려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가 직접 우리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게 된 만큼 약 70%는 우리 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후보 측 또 다른 관계자는 "이 후보 지지자들은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결국 이 후보의 결정을 따라 지지후보를 우리 후보로 옮기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그러나 박 후보 측의 분석은 이와 정반대다. 박 후보 지지를 표명한 목포시의회 정수관 의원은 "문제는 정영식 후보가 흡입력이 없는 후보라는 것"이라며 "이 후보 지지층 중 60%는 박 후보에게 오고, 20%는 공중에 뜰 것이고 잘해야 20%미만만 정 후보에게 넘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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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6시 박지원 후보가 목포 하당 평화광장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이희호 여사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이주빈	관련사진보기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이 후보 진영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후보 선대본의 한 관계자는 "정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면서 정 후보 지원 활동에 선뜻 나설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여론조사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면서 "왜 이 후보가 그런 방식에 동의했는지 알 수 없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 또 다른 관계자는 "후보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니 존중한다"고 정 후보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 관계자 또한 "정 후보 지지활동을 어떻게 할지, 또 얼마나 우리 지지층이 정 후보를 지지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해 후보단일화 이후 여정이 간단치 않음을 내비쳤다.

담담한 목포 유권자들... 이상열 지지표 어디로 흐를지가 '관건'

후보단일화에 대한 목포 유권자들의 반응은 언론의 높은 관심과는 달리 대체로 담담했다.

산정동에 산다는 윤권(42)씨는 "두 후보가 단일화를 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목포 시민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자신은 이 후보 선택을 따라 정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금용(62)씨는 "이상열 후보가 단일화를 하려면 같은 무소속인 박지원 후보와 해야지 정영식 후보와 하다니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원래는 이 후보를 지지했는데 정 후보와 단일화를 발표하는 것을 보고 박 후보를 지지하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얘기했다.

부모님과 함께 박 후보의 거리유세를 구경나왔다는 이아무개(35)씨는 "주변에서도 두 후보의 단일화를 크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이씨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느긋하게 얘기했다.

박지원-정영식 양강 구도로 좁혀진 목포의 총선 구도. 여론조사 공표금지 전에 발표됐던 조사에서 박지원 후보는 36.7%의 지지율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고, 정영식 후보는 21.7% 지지율로 다소 주춤거리고 있었다.(지난 4일 발표된 MBC-동아일보 공동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 ±4.4%포인트)

후보단일화는 이 지지율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오는 9일 열릴 투표함만이 답을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