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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은 28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앞에서 대운하 사업 밀실 추진을 규탄하고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은 28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앞에서 대운하 사업 밀실 추진을 규탄하고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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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공무원 과장이 한 달 만에 그 정도 보고서를 만들었다면 우리나라는 벌써 선진국이 되었을 겁니다."

문화연대 황평우 문화유산위원장은 27일 공개된 '이명박 운하' 추진 계획서가 "담당 과장이 실무 차원에서 한 달 만에 작성한 보고서다"라는 청와대의 해명에 황당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옆에 있던 환경정의 오성규 사무국장도 "'주요 업무보고'는 대통령 보고 전에 각계 의견을 들어 검토하고 가다듬는 자리인데 이것을 일개 과장 실무자가 작성했다고 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목소리를 보탰다. 이들은 "어떻게 국민을 섬기겠다는 정부가 새빨간 거짓말만 하나"고 성토하기도 했다.

28일 오전 11시,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특히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진행하겠다는 청와대의 침묵 뒤에 숨겨진 추악한 음모가 밝혀졌다"면서 "이런 계획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사전조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규탄했다.

"계획된 침묵 뒤에 치밀한 계획 있었다"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이 28일 한나라당사 앞에서 진행한  대운하 사업 밀실 추진 규탄 퍼포먼스.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이 28일 한나라당사 앞에서 진행한 대운하 사업 밀실 추진 규탄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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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도중 갑자기 한나라당 당사 앞에 검은 장막이 쳐졌다. 장막 앞에는 이명박 대통령, 이한구 정책위의장, 강재섭 대표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국민의견수렴'이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장막의 뒤에는 몰래 사람들이 모여 '운하'를 추진하기 위해 '삽질'을 하고 있었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운하 추진을 규탄하는 '밀실행정' 퍼포먼스였다.

그러고는 "뒷구멍으로 돈 받더니 이제는 공약도 뒷구멍으로 추진하나"라는 성토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국민에게 거짓말하는 대통령은 사과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나선 안병옥 운하백지화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은 "어제 <SBS> 뉴스를 통해 그 동안 대운하는 민자사업이므로 추진을 안 하겠다고 한 사실이 거짓이란 것이 명명백백히 드러났다"며 "대운하 집착증에 걸려 있는 대통령 측근들이 민간업자, 공무원 뒤에 숨어 있지 말고, 이제는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정의 오성규 사무국장도 "철저히 국민의견을 물어서 추진하겠다더니 아니나 다를까 어느덧 사라지고 있다"면서 "차라리 국민들에게 세금 얼마씩 걷어서 국책사업하겠다고 당당하게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불교환경연대 정우식 사무처장은 "이제 대통령이 콩으로 메주를 쓴다 해도 믿겠는가"라고 말한 뒤, "뒷구멍에서 호박씨 까는 '호박씨정권'을 막으려면 국민 모두가 호박씨를 까는 수밖에 없다"고 맹비난했다.

문화연대 황평우 위원장은 "청계천 때도 발굴조사만 1년이 걸렸는데 수백 배가 더 큰 대운하를 하는데 발굴조사 기간이 1년이라는 게 말이 되나"고 반문한 뒤, "이것은 발굴조사가 아니라 도굴조사"라고 비꼬았다.

"명백하게 밝히고 총선 통해 심판 받을 것 촉구"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이 28일 한나라당사 앞에서 진행한  대운하 사업 밀실 추진 규탄 퍼포먼스.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이 28일 한나라당사 앞에서 진행한 대운하 사업 밀실 추진 규탄 퍼포먼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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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통해 당당하게 심판받으라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운수노조 김종인 위원장은 회견문을 통해 "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두고 겉으로는 '안할 수도 있다'며 운하 계획에 대해 아는 바 없는 듯 말하면서, 뒷구멍으로는 운하 건설을 추진해 왔다"며 "현재까지 준비된 운하계획과 수립과정에 대해 명백하게 공개하고,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우리는 총선기간동안 18대 국회의원에 출마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대운하 사업의 찬반의견을 물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 대운하특별법(가칭)과 운하건설관련 법의 제·개정을 저지할 것을 다짐하는 서약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박용신 상황실장도 "한나라당을 믿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한 뒤, "포기한 것이 아니라 추진하는 세력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실장은 "대선 전에도 운하에 대한 검증 요구에 단 한번도 나온 적이 없다가 당선 되고 첫 번째 만든 것이 운하TF 아니냐"면서 "차라리 찬성한다고 홍보하고 국민들에게 심판받을 것이지 이런 식으로 밀실추진 하는 것은 공당으로서의 태도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대운하#운하백지화국민행동#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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