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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5일 오후 2시 45분]
 

전국 115개 대학 2400명의 교수들이 '이명박 운하' 대해부를 천명하고 나섰다.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교수모임'(이하 교수모임)을 발족한 것이다. 전국의 교수들이 이렇게 뭉친 것은 최근 들어서 처음 있는 일이다. 독재에 항거하면서 민주화운동을 벌였던 시절에나 있었던 대규모 움직임이다.  

 

▲ 한반도 대운하 반대 전국교수모임 출범 기자회견 25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 문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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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모임은 25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경제·토목·환경·물류·문화·지역개발·부동산 등 관련된 여러 전공분야의 교수들이 '운하 해부'에 합류했다. 이들은 앞으로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운하의 추진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 운하의 파급효과를 분석한 뒤 이에 대한 또다른 대안도 제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운하의 계획과 건설·운영과 관련된 모든 전공의 교수들이 모인 '운하연구교수단'을 구성해 집중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토목·교통 등 8개 분과에서 100여명의 전문 교수들이 참여한다.

 

경제·토목·환경·물류부터 부동산까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할 것"

 

기자회견에 나선 김종욱 공동대표(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학문연구와 후학양성을 위해 애써야 할 교수들이 이런 자리에 설 수 밖에 없게 된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자생적으로 각 대학·지역·교수단체별로 운하 문제를 걱정해 왔던 교수들이 개별적인 차원이 아니라 하나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정치적인 목적이나 이념적인 논쟁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과 과학적인 방법론을 통해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종호 집행위원(한양대 교수)도 창립취지문을 통해 "'대운하 건설'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사업이 비정상적인 논리와 정치적인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 문제가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논리에 의해 평가되고 검토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중단없이 활동할 것을 약속한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홍 집행위원은 "국민들은 운하 사업의 성격과 파급효과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조차 접하지 못한 채 화려한 그래픽과 홍보물에 뭍혀 막연한 기대감과 불안감의 혼란에 빠져 있다"면서 "우리 교수들은 각 분야별 전문지식과 학자적인 양심에 따라 대운하사업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그 타당성과 효과를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지대 조중래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운하전문가가 없다, 운하가 없기 때문이죠"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운하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 동기를 제공해 준 이명박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운하 찬성론자에게 '공개토론' 강력히 제안

 

특히 운하반대교수모임은 운하를 찬성하는 측에게 적극적으로 공개 토론에 임할 것을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박경 집행위원(목원대 교수)는 "그 동안 운하 찬성 측은 한반도 대운하의 타당성 검증을 위한 공개토론회에 일방적으로 불참함으로써 토론회 자체를 무산시키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왔다"며 찬성측의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연구 결과를 의도적으로 왜곡함으로써 혹세무민하는 일부 운하 찬성 전문가들의 곡학아세하는 행태를 경계한다"면서 "우리는 학계와 언론매체·시민사회·종교계가 주관하는 찬반 토론회에 아무 조건 없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견장 뒤쪽에서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전국 2400명의 교수님들이 통합적인 연구를 통해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국민들이 안심이 되실 것 같다"면서 "애초부터 허구적인 공약이었기 때문에 총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던가 포기를 해야 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 배제를 비판했다.

 

진보신당의 조승수 전 의원도 참석해 "문제의 심각성이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시작하여 큰 흐름으로 이어질 발걸음이 시작되었다"면서 "이 논쟁을 통해 대운하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 사회를 이끌어갈 큰 방향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향후 지속적인 연구와 교류 통해 적극적 공론화

 

한편 운하반대교수모임은 향후에 연구와 조사, 토론과 논쟁을 통해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운하에 대한 연구결과를 단행본과 학술연구논문, 학술대회 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국제학술단체와 공동으로 운하 관련 국제학술 세미나도 개최한다.

 

박경 집행위원(목원대 교수)은 "향후 세미나, 강의, 토론회를 통해 한반도 대운하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모든 연구 결과를 국민과 공유하는 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겸허한 자기성찰로 진리 앞에 겸손할 것이며, 오로지 학자적 전문성과 지식인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행동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태그:#대운하, #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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