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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요즘 이명박 정부의 행태가 노무현 정부와 비슷하다고 해서 '노명박 정부'라는 말이 유행이다. 김앤장 고문출신인 한덕수씨에 이어 한승수씨까지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로 중용된 걸 보니 노명박 정부는 김앤장 정부인 것 같다."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임종인 의원(무소속)이 김앤장 출신의 권력 요직 진출을 꼬집은 대목이다. 김앤장 출신의 중용에 관한 한,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 국내정보를 총괄하는 국정원 2차장에 김앤장 출신인 김회선 변호사를 전격 발탁한 것이다.

 

국무총리-청와대-공정거래위-국정원 등 이명박 정부의 권력 요직에 김앤장 출신 인사들이 포진함으로써 노무현 정부에 이어 '김앤장 파워'의 실체가 또다시 확인된 셈이다. .

 

한승수·김회선·서동원 등 권력 요직에 중용된 김앤장 출신들

 

현재까지 이명박 정부에서 중용된 김앤장 출신 인사는 5명 정도. 김앤장 고문 출신으로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서동원 공정위 부위원장이 있고, 김회선 국정원 2차장과 박인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장용석 청와대 제1민정비서관 등도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김회선 국정원 2차장은 2005년 3월 25년간의 검사생활을 끝내고 김앤장에 들어가 김우중(대우)·정몽구(현대차)·박용성(두산) 등 주로 전·현직 재벌 총수들의 비자금 소송을 맡았다. 그는 '삼성과 김앤장의 연결고리'라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서동원 공정위 부위원장은 2006년 5월 공정위 상임위원(1급)으로 퇴직한 뒤 넉 달 만에 김앤장으로 직행했다. 김앤장 상임고문을 지낸 그는 이번 인사에서 부위원장(차관급)으로 승진해 친정으로 돌아온 셈이 됐다.

 

또 이명박 정부가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장에 김병일 김앤장 상임고문의 발탁을 적극 검토했다는 점도 꼭 눈 여겨 두어야 한다. 그는 공정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와 함께 MBC 기자 출신인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의 남편이 현재 김앤장 소속 변호사라는 점과 최근 나경원 의원에 이어 한나라당 대변인에 발탁된 조윤선 변호사도 두 차례에 걸쳐 김앤장에서 근무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조 대변인의 남편도 현재 김앤장 소속 변호사이다. 

 

결국, 청와대와 행정부는 물론이고 정보기관과 당까지 김앤장 출신들이 득세한 모양새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도 김앤장이 '권력의 인재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국정원까지 확대된 '김앤장 파워'... 국회도 이제 김앤장 관리구역?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김앤장의 인재풀이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에까지 확대됐다는 점이다. 특히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까지 '범 김앤장 출신'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앤장의 권력집단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민주파 정부'로 분류되는 노무현 정부에서도 김앤장 출신들이 권력의 요직에 진출했다. 한덕수(국무총리), 이헌재(경제부총리), 박정규(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정원의 요직에 김앤장 출신이 중용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물론 김회선 차장의 발탁을 두고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 업무가 앞으로 경제정보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김앤장과 권력, 특히 정보기관과의 유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초의 김앤장 해부서인 <법률사무소 김앤장>의 공저자인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은 "앞으로 김앤장이 국회의원들까지 관리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국정원 2차장은 국내 정치정보를 총괄한다. 즉, 정치인 비리나 사생활 등 정치인에 관한 모든 정보가 그에게 모인다. 김앤장이 (국정원 인맥을 통해) 그 정보를 쥘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국회의원도 김앤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결국 김앤장이 사법부와 행정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다 통제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이것이 지나친 기우일까? 보이지 않아서(이걸 '비 가시성'이라고 한다) 더욱 강력한 권력이 된 김앤장이 그동안 고위관료, 판·검사 등을 영입해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생각한다면 그런 우려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나 김앤장의 기조가 '비즈니스(대기업) 프렌들리'이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김앤장 파워'는 이명박 정부에서 더욱 세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에서 중용된 김앤장출신 인사들

 

ㅇ 한승수 국무총리

- 춘천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요크대 경제학 박사 

- UNESCAP 경제자문, 상공부 무역위원장, 상공부 장관, 외교통상부장관, 13·15·16대 국회의원, 유엔총회 의장, 2014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 유엔기후변화협약 특사 

- 김앤장 고문

 

ㅇ 김회선 국정원 2차장

- 경기고, 서울대 법대

- 충무지청장, 청주지검 부장검사, 법무부 검찰2·4과장, 서울지검 조사부장·형사6부장, 서울지검 1·3차장, 동부지청장, 서울서부지검장,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두산산업개발 사외이사 

- 김앤장 변호사 

 

ㅇ 서동원 공정거래위 부위원장

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 한양대 법학 박사 

- 경제기획원·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예산청·기획예산처 근무, 공정위 독점국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정책분석실장,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 재정개혁단장, 기획예산처 재정개혁국장, 공정위 상임위원 

- 김앤장 고문

 

ㅇ 박인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 진주고, 서울대 법대 

- 민변 총무·대변인,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시민입법위원장, 서원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개혁신당 대변인,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서울 송파병), 대한변협 인권위원·이사·공보이사, 나라정책연구회 회장, 녹색소비자연대 이사, 국가청렴위 위원, 부패방지위 비상임위원, 비전@한국 공동대표 

- 김앤장 변호사

 

ㅇ 장용석 청와대 민정1비서관

- 여의도고, 서울대 법대 

- 대검 검찰연구관, 서산지청장,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인천지검 부부장검사, 법무법인 장한 설립, 서울변호사회 부회장, 법무법인 두라 대표 변호사 

- 김앤장 변호사 

 

ㅇ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

- 세화여고, 서울대 외교학과 

-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공동대변인, 한나라당 대변인, 한국씨티은행 부행장·법무본부 부장 

- 김앤장 변호사


태그:#김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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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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