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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위원장 김덕규 의원)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 최 후보자의 자질과 직무수행의 적합성 여부를 놓고 여야간 첨예한 논란이 예상된다.

 

통합민주당은 최 내정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들어 '코드 인사'를 통한 권력의 방송통제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최 내정자의 병역 및 재산 문제 등을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민주당과 언론이 제기한 최 후보자를 둘러싼 쟁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쟁점①] 군 복무 중 탈영 의혹

 

최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병적기록표에 따르면, 1959년 7월 육군에 입대한 최 후보자는 이듬해 7월30일 '휴가 미복귀'로 탈영한 것으로 되어있다. 최 후보자는 3일 뒤인 같은 해 8월 2일 '탈영 중 자진 귀대'했고, 이 때문에 중대장 명령으로 9월 26일 3일간의 중노동에 처해졌다고 기재돼 있다.

 

최 후보자는 15일 KBS와의 통화에서 "나는 탈영의 탈자도 들어본 적이 없고 중노동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이같은 기록을 부인했다가 16일 휴가 미복귀 사실을 인정했다.

 

고향이 경북 영일이었던 최 후보자의 군 복무 지역은 강원도 양구 화천이었는데, 한국전쟁이후 교통사정과 기상상황·건강상태·가사 등을 고려할 때 2~3일 정도의 늦은 복귀는 종종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는 게 최 후보자의 해명이지만, 그의 부대 복귀가 늦어진 구체적인 사유는 불분명하다.

 

최 후보자의 아들이 110kg가 넘는 과체중으로 군 면제를 받은 것도 인터넷 상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쟁점②] 부동산 투기 및 증여세 탈루 의혹 

 

이광철·정청래 통합민주당 의원은 16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 후보자의 아들 성욱씨가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용산구 서빙고동 대지 900평을 15차례에 걸쳐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 후보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성욱씨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무직 상태로, 국민연금 대상에서 제외된 적이 있을 정도로 소득과 재산이 일천했는데, 이 시기 90억원 상당의 대지를 서빙고 경남지역주택조합에게 나눠 판 기록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계속해서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900평 대지는 아파트 10~15채를 분양받을 수 있는 규모로, 한 채는 본인이 가졌다 하더라도 나머지 십여채 분양권의 행방을 알 수 없다"며 "전문가들은 조합으로부터 받은 일반분양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것(일명, 딱지: 흔적을 남기지 않고 거래가능)을 통해 세금을 내지 않고 그 수익을 획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 후보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는 아들에게 단 한 평의 땅도 사준 적이 없다"며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그 자료를 보고 아들에게 물어봤는데, '당시에 제가 그렇게 땅을 사고 팔 상황이 됐느냐'고 한다"며 "명의를 도용당한 건지 어떤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자료를 보면 거래 액수도 나와 있지 않다"며 자료의 신빙성을 의심했지만, 정청래 의원은 "액수가 자료에 기재되지 않은 것은 제3자에게 분양권을 넘겨서 거래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증여세는 물론 이 땅을 팔고 얻은 수익에 대한 세금도 전혀 내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쟁점③] <동아일보> 기자 시절의 '권언유착' 행보

 

최 후보자는 <동아> 정치부장이었던 1988년 8월 김용갑 의원(당시 총무처 장관)이 '좌경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그를 찾아가 '소신' 발언을 격려하고 며칠 뒤 해명성 인터뷰를 실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동아> 기자들은 "최 부장의 지지의사 표명이 비록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하더라도 이 같은 견해를 바탕으로 신문 제작을 하게 된다면 보도의 공정성에 크게 어긋남은 물론, 정치부장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경솔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최 후보자가 같은 해 3월31일과 4월29일에는 문화공보부 직원을 만나 회사 내부동향을 전한 정황도 드러났다.

 

<기자협회보>는 1988년 12월23일자에 문공부의 '언론인 개별접촉 보고서'를 게재했는데,  당시 문공부 담당자는 최 후보자에게 "새마을 사건관련 보도의 객관성 회복을 위한 자제노력과 선거관련 기사의 '문제점 지적 성향'을 배제할 것"을 당부하고 "소장기자의 순화노력을 제고할 것"을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처남 이창석의 비리에 관해 제보가 많다, 사회부에서 하나씩 터뜨릴 것인데 해외로 피신하지 않을까 해서 기자들이 걱정하고 있다", "3김씨 인터뷰를 결정하고 JP부터 먼저 했더니 기자들이 '김대중씨를 먼저하지 않느냐'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같은 해 8월18일 <동아>의 민주정의당(당시 집권당) 출입기자 황아무개씨와 함께 안양컨트리클럽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한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동아> 노조가 해명을 요구하자 사측은 "(골프 회동은) 편집국장의 허용 하에 이루어진 만큼 정치부장의 고급 정보 수집활동의 일환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무마에 나섰다.

 

후보 거취 둘러싼 논란 장기화될 공산 커

 

한편 국회 방송통신특위는 17일 청문회 결과를 토대로 18일 오후 2시까지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인데, 야당의 반대로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일로부터 20일이 경과한 후 10일 이내에 후보자를 임의로 위원장에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최 후보자의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은 24일 이후에야 가능하다.

 

그러나 언론유관단체와 야당들이 최 후보자의 임명을 계속 반대하고 있어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태그:#최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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