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만개한 매화 아래에서 약수를 받고 있는 관광객
 만개한 매화 아래에서 약수를 받고 있는 관광객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매화가 만개한 뒤로 보이는 통도사 3층석탑에서 한 할머니가 기도를 올리고 있다.
 매화가 만개한 뒤로 보이는 통도사 3층석탑에서 한 할머니가 기도를 올리고 있다.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지난 주말 양산 통도사를 찾았다. 작년에도 찾았지만 대부분 꽃이 진 상태라 올해 다시 찾은 것이다. 작년에는 통도사 전체를 두루 살폈지만 올해는 매화 촬영에만 매달리기로 했다. 통도사에는 홍매화가 많은데 특히 통도사 3층석탑(보물 제 1471호) 주변에 몰려 있다.

매화와 3층석탑을 함께 잡으면 멋진 사진이 되기에 대웅전 건너편 스님 선방 앞에 핀 매화앞에서 한동안 촬영에 열중했다. 두 그루의 나무에서 붉은 기운으로 피어나는 매화에서 짙은 봄향기가 묻어나온다. 이제 이곳 매화도 제법 유명세를 탄 탓인지 주변에 삼각대까지 들고와서 꽃을 담으려는 나그네들이 진을 치고 있다.

매화가 만개한 통도사 3층석탑 주변의 모습
 매화가 만개한 통도사 3층석탑 주변의 모습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매화가 만개한 바로 아래에는 약수터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물을 마시러 오는 사람, 매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매화 뒤에서 자태를 뽐내는 3층석탑을 함께 담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3층석탑 앞에서 대웅전 쪽으로 한 할머니가 기도를 드리는 순간에는 앞을 가리는 사람이 없어서 제대로 담을 수 있었다. 삼각대를 세우고 한 자리에서 30분 이상을 기다려서야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고는 영각 쪽으로 이동한다.

영각의 처마 끝에는 한결 더 붉은 기운으로 빛나는 매화가 있다. 꽃 앞에 캔버스를 펴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둘이나 있어 퍽 정겨운 기운이 넘친다. 그렇게 실제하는 꽃과 그림으로 변한 매화까지 사찰은 온통 봄향기로 가득 찬다.

매화에 가까이 다가서면 벌들이 부지런히 일용할 양식을 모으느라 분주하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셔터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제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종무소 앞과 적멸보궁 앞에도 매화가 피지만 그곳은 별로 예쁘지 않아서 카메라에 담지 않았다.

홍매화가 만개한 영각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
 홍매화가 만개한 영각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영각에 만개한 홍매화
 영각에 만개한 홍매화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그리고 야생화로 유명한 통도사의 부속암자인 서운암으로 향했다. 하지만 서운암은 아직 봄기운을 느끼기에는 이르다. 작년에는 할미꽃 위로 소풍나온 무당벌레도 만났는데, 해발고도가 아주 조금-몇 10m 정도 높을 것이다-높을 뿐인데도 거북이 걸음으로 다가오는 봄은 아직 이곳에 당도하지 않은 모양이다.

서운암에는 4월 들꽃축제가 열릴 무렵 수많은 나그네들이 우리 들꽃의 향기를 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필자도 그 즈음 다시 찾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매화에서 꿀을 부지런히 모으는 벌
 매화에서 꿀을 부지런히 모으는 벌
ⓒ 김정수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태그:#경남, #양산, #통도사, #3층석탑, #매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