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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동백의 붉은 꽃잎으로 만든 차가 ‘산다화차’다.
▲ 애기동백 애기동백의 붉은 꽃잎으로 만든 차가 ‘산다화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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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갈색의 차는 깔끔하고 은은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 산다화차 진한 갈색의 차는 깔끔하고 은은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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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화차가 있는 오동도 길거리 찻집

산다화,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산다화는 동백나무의 꽃 동백꽃이다. 애기동백을 산다화라고도 부른다. 애기동백의 붉은 꽃잎으로 만든 차가 ‘산다화차’다. 은은한 향과 기품이 서려있는 산다화차 한 잔을 마시면 정신마저 맑아지는 느낌이다.

오동도 등대 앞. 길거리 찻집이다. 사람들은 이름 없는 이 찻집을 흔히들 ‘노상카페’라고 부른다. 오동도 노상카페에 가면 오동도의 동백꽃 향기에 흠뻑 취한다. 동백꽃에 취하고, 화가의 그림에 취하고, 애기동백꽃잎으로 만든 산다화차 향기에 취한다.

산다화차는 애기동백꽃을 따서 설탕에 재워 보름을 숙성한 후 냉장 보관한다. 이렇게 숙성한 원액을 뜨거운 물에 희석한 후 말린 애기동백꽃잎을 찻잔에 두세 잎 띄우면 산다화차가 된다. 꽃잎은 깨끗이 씻어 일주일간 말린다. 산다화차의 맛은 은은하고 은근한 향이 스며있다. 진한 갈색의 차는 깔끔하고 감칠맛이 일품이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순남(53)씨는 처음 맛본 산다화차의 “은은한 꽃향기에 심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산다화는 피를 맑게 해주고 타박상이나 멍든 곳을 풀어준다고 한다. 또한 이뇨효과가 있으며 피부미용과 변비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몇 해 전 한손님이 “동백꽃차를 팔아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에 착안 산다화차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 노상카페의 주인장인 신선주씨 몇 해 전 한손님이 “동백꽃차를 팔아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에 착안 산다화차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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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찻집 앞에서 인기드라마 '이산'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거리의 화가
▲ 거리의 화가 길거리 찻집 앞에서 인기드라마 '이산'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거리의 화가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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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화차를 끓여 낸 노상카페 신선주씨
▲ 산다화차 산다화차를 끓여 낸 노상카페 신선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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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차를 팔아보면 어떻겠느냐?”는 손님 말에 착안

노상카페의 주인장인 신선주(42)씨는 몇 해 전 한 손님이 “동백꽃차를 팔아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에 착안, 고민하던 차에 오늘의 산다화차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초기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차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했던 신씨는 각종 서적과 인터넷에서 자료를 수집하는가 하면 전문가에게 문의해 하나하나 지식을 축적했다. 수 차례나 실패를 거듭했다.

산다화를 솔잎과 섞어보기도 하고, 녹차를 타보기도 했다.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 정성으로 만들었지만 시음을 할 때면 모두들 고개를 살래살래 내저었다. 끓이고, 숙성시키고, 하물며 한약방의 감초까지 넣어서 만들어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또 실패, 보다 못한 남편과 친정 어머니도 아이들이나 잘 돌보고 집안일이나 하라며 만류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오동도에서 동백꽃으로 만든 산다화차를 만들어 팔면 분명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산다화차를 완성, 올 2월 초 첫 시판에 나섰다. 맛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다.

분홍색겹동백꽃, 토종동백꽃, 애기동백꽃이다.
▲ 말린 동백꽃 분홍색겹동백꽃, 토종동백꽃, 애기동백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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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카페 테이블에 놓인 동백꽃잎
▲ 동백꽃잎 노상카페 테이블에 놓인 동백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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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 등대 앞. 길거리의 찻집이다
▲ 길거리 찻집 오동도 등대 앞. 길거리의 찻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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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카페에서 이제는 산다화차가 가장 인기

산다화차 한잔(10온스, 약300ml)에 1500원이다. 다소 비싸지 않느냐고 묻자 두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양을 듬뿍 준다고 한다. 생강차와 유자차, 커피 등을 파는 노상카페에서 이제는 산다화차가 인기 품목이 됐다. 가장 많이 팔려나간다.

재미있는 일은 처음 시음을 할시 손사래 치던 사람들이 요즘은 산다화차를 더 찾는다고 한다. 신씨는 말린 동백꽃에 곰팡이가 피어 못쓰게 되어 버릴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던 일, 수증기로 동백꽃을 쪄내 실패한 일들이 엊그제 일인 듯 떠오른다고 했다.

동백섬 오동도에서 동백꽃잎으로 만든 산다화차의 은은한 향기에 취해보자. 동백꽃은 애기동백의 향기가 은은하고 좋다. 겹겹이 핀 오동도의 애기동백이 꽃샘추위에 애처롭게 얼었다.

오동도의 동백꽃은 이제 하나둘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 오동도 동백꽃 오동도의 동백꽃은 이제 하나둘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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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그리움으로 피어났다 눈물로 지는 꽃 ‘동백꽃’

동백꽃의 아름다움을 시샘이라도 하는 걸까. 봄바람이 매섭다. 바다는 너울너울 춤추며 자꾸만 하얀 거품을 토해낸다. 오동도 방파제를 지나 동백 숲으로 들어섰다. 세찬바람이 등을 떼민다. 올망졸망 수없이 맺혀있는 동백꽃봉오리들 사이로 활짝 핀 동백꽃송이가 드문드문 보인다.

붉은 그리움으로 2~4월에 피어났다 눈물로 지는 꽃 동백꽃. 피었다 떨어지는 꽃송이가 차라리 더 아름다운 오동도의 동백꽃은 이제 하나둘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이제 3월 초쯤이면 오동도의 동백 숲은 붉은 꽃구름으로 빨갛게 타오를 것이다.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동백 숲에 스치는 바람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동백아가씨의 애틋한 노랫말이 가슴을 파고든다. 울울창창한 동백 숲의 오솔길을 걷는 연인들, 오가는 관광객들, 인파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숲길은 대자연의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오동도, #산다화차, #노상카페, #동백꽃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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