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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실시하는 시도교육청 연합 중학교 1학년 진단평가 문제를 낸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이 자신의 지역 학생들에게만 예상문제를 미리 배포한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줄잡아 6차례나 된다.

 

"순수한 진단을 위한 진단평가라면서..."

 

이에 따라 타 시도교육청은 '불공정 특혜 시험'이라면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사들도 "교육청이 벼락치기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들의 학습 진단을 위해 평가를 한다더니 표리부동한 행동을 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공정택 서울시교육감)가 중1 진단평가를 보기로 합의한 때는 지난해 9월 12일. 올해 3월 6일 치를 진단평가 출제를 맡은 곳은 다름 아닌 서울시교육청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중등교육정책과에서 시도교육청 추천을 받은 교사들을 위촉해  문제를 내도록 했다. 하지만 이 교육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차례나 사전 예상문제를 뿌렸다.

 

2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사이버가정학습 사이트인 '꿀맛닷컴'. 이 사이트 공지사항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중학교 1학년 진단평가를 대비하여 초등학교 6학년 사이버자율평가를 서울 시내 초등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2월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실시"라고 적어 놨다.

 

이 교육청이 이 지역 500여 개 초등학교로 보낸 공문에 따르면 이 같은 중1 진단평가 대비 사이버 자율평가는 지난 1월 15일부터 20일에도 있었다. 과목은 중1 진단평가와 같은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과목 각 25문항씩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지난해 겨울방학을 앞둔 12월, '내 실력 스스로 점검해요'(32쪽 분량)란 제목의 문제집을 이 지역 전체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일제히 보냈다. 교과목은 진단평가와 같은 5개 과목이었으며 이런 문제집을 뿌린 것은 처음이었다.

 

이 문제집 마지막 페이지에는 목아무개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 김아무개 초등교육정책과장이 지도를 맡았고,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등 2명이 기획을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집필진은 이 지역 7개 초등학교 교사였다.

 

서울시교육청 내부에서도 사전 특혜 우려 제기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남부교육청은 3차례 분량의 중1 진단평가 대비 예상문제를 각 학교에 내려보냈다. 이 교육청은 지난 1월 23일치 공문에서 "3월 초 중1 진단평가와 관련하여 사이버자율평가에 대한 재 안내를 드리며, 아울러 우리교육청에서 진단평가대비 자율평가 자료(CD)를 제작하여 배부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이 같은 서울시교육청의 석연치 않은 행동에 대해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시도교육청 초등교육과 중견관리는 "진단평가 문제를 낸 서울시교육청이 예상문제를 풀게 했다면 이는 명백한 사전 특혜"라면서 "다른 지역 학생들은 정보도 모르고 불안해하는데 이는 불공정한 시험이 분명하다"고 항의했다.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도 "진단평가는 말 그대로 학생 수준을 진단해서 교육자료로 삼기 위한 것인데 오히려 교육청이 예상문제집을 돌린 것 자체가 기가 막힌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연합 진단평가에 대한 예상문제집을 미리 배포한 것은 전연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요한 겨울 방학 기간 동안 학력신장을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면서 "'중1 진단평가 대비'라고 공문이나 사이버 상에 적어놓은 이유도 이전 해에 진단평가를 학교별, 교육청별로 보았기 때문에 연중 계획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중1 진단평가를 시도교육청별로 공개하지도 않는데 서울시교육청 학생들에게만 특혜를 줄 필요가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 교육청 제3의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 내에서도 예상문제를 미리 배포하는 것에 대해 특혜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내부 사정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진단평가,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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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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