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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운대 강연, BBK 명함 결정적 증거 아니다"
ⓒ 김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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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이 우롱 당했다."

 

이명박 특검의 문강배 특검보는 취재진이 BB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정의를 부탁하자 이렇게 답했다. 특검은 이어 도곡동 땅·㈜다스 주식 등 차명 소유 의혹에 대해서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못을 박았다.

 

이처럼 정호영 특별검사팀은 21일 오전 10시 서울 역삼동 특검 사무실에서 ▲BBK 주가조작 ▲도곡동 땅·㈜다스 주식 등 차명 소유 ▲상암 DMC 특혜분양 등의 의혹과 관련, 이 당선인에게 혐의가 없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김경준씨에 대한 수사 검사의 회유·협박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정호영 특별검사는 수사 결과에 대한 후폭풍을 예상했는지 "특검법을 발의한 쪽이나 반대한 쪽이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노릇이고, 수사 결과 자체에 대한 비판은 설득력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짧은 수사기간이지만, 진실 발견과 의혹 해소라는 최종 목적에 만족할 만한 결실을 거두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특검의 수사는 1월 15일부터 2월 23일까지 40일간 이루어졌다. 특검은 이명박 당선인을 1회 방문조사 하는 등 참고인 139명에 대해 연 206번의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내일(22일) 수사 결과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김경준씨가 BBK 조가 조작·횡령... 이 당선인 개입하지 않아"

 

BBK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 정 특검은 "김경준씨가 단독으로, BBK 투자금을 사용하여 옵셔널벤처스 주식을 매입, 경영권을 인수했고, 경영권 인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주가조작을 벌였다"며 "이 당선인이 이에 관여·공모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옵셔널벤처스 유상 증자 시 김경준씨가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에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를 배정함으로써 옵셔널벤처스 신주를 다량 확보한 다음, 그 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하고, 옵셔널벤처스 법인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강배 특검보는 BK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검은 머리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이 우롱당한 사건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자금 추적을 분명하게 하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특검은 미FBI 조사 자료까지 입수해 자금 추적도를 완성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건행 특검보는 "김경준씨가 특검·검찰·미국에서의 진술이 다 다르다는 것도 밝혀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경준씨가 자신의 흥행을 위해 쇼를 하는데, 국민세금으로 수사하는 우리가 꼭 이에 응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또한 "공범이라는 것은 최종적 범죄 수익을 누가 가져갔느냐가 중요한데, 이명박 당선인은 LKe 자본금 30억도 회수하지 못했고, 자기와 관계된 다스의 투자금 140억도 돌려받지 못했다"며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점에서 공범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광운대 강연 동영상, BBK 명함... "모두 직접적 증거가 아니다"

 

특검은 광운대 강연 동영상,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 그리고 이장춘 전 대사가 받은 명함에 대해서는 BBK 주가조작에 이 당선인 관여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문강배 특검보는 "광운대 강연에 대해 이 당선인은 '김경준씨와 BBK를 홍보해주려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동영상은 이 당선인이 주가조작 등에 관여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못 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내부보고서 역시 담당자들이 김경준씨의 말만 믿고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장춘 전 대사가 받았다는 BBK 명함과 관련해서도 문 특검보는 "이 전 대사는 2001년 5월 30일에 명함을 받았다고 하는데, 주소가 삼성생명 빌딩으로 돼있다, BBK와 LKe는 2001년 2월 대치동으로 이사갔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당선인은 명함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이 전 대사의 말을 믿더라도 이 또한 직접적인 증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면 계약서와 관련해, 그는 "김경준씨가 주장하기를 BBK, LKe 모두 100% 이 당선인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계약당사자도 아닌 김경준씨가 계약서를 가지고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 대금이 지급돼야 계약서라고 할 수 있는데 대급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심텍 투자금과 관련해 특검은 투자금을 누가 유치했느냐와 이 당선인이 BBK를 소유했는지 여부와는 아무런 논리적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심텍이 투자금을 반환받기 위해 이 당선인에게 소송을 낸 것은 심텍에서 확실하게 받아내기 위해 이 당선인을 상대로 과장해 고소한 것이라는 게 특검의 설명이다.

 

"도곡동 땅 이상은씨 것 맞다"... 검찰 수사 뒷집은 특검

 

도곡동 땅·㈜다스 주식 등 차명 소유 의혹에 대해 "차명 소유라는 근거가 없고, 도곡동 땅은 이 당선인의 소유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정 특검은 밝혔다. 그 이유로 남아있는 20년 전 자료로 조사를 한 결과, 이상은씨가 소 등을 팔아 도곡동 땅의 매입 대금 절반 정도를 부담할 능력이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지난해 8월 도곡동 땅과 관련 "이상은씨의 지분은 제 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고 발표한 검찰 수사를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다.

 

"도곡동 땅 매입 대금을 부담할 능력이 있다고 해서 이상은씨가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검 쪽은 "1985년의 일이라 대부분의 자료가 없고, 매입자금과 관련해 남아있는 영수증 계약서 등을 조사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특검은 더 이상의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 채 "다른 3자가 개입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의 사용과 관련, 특검은 "매각대금이 최종적으로 사용된 입금된 계좌의 자금 사용내역과 휴대전화 사용 위치 등을 분석해보면, 이상은씨가 현금으로 사용하는 걸 좋아해, 평소 재산관리인인 이병모, 이영배씨에게 매달 3000만원씩 정기적으로 현금 인출하도록 지시했고, 이를 자신의 유흥비 등으로 썼지, 다른 용도로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특검에 따르면 김재정, 이상은씨는 매각대금을 방치해 두지 않고, 당시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는 5년 만기 비과세 저축성 보험에 투자했다.

 

포스코건설 직원들이 검찰에서 김만제 전 회장이 도곡동 땅을 비싸게 사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 이상인 특검보는 "그 진술이라는 게 '김 전 회장이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정도였고, 김 전 회장 역시 '이 당선인이 당시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에게 부탁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또한 포스코개발이 적절한 시세로 사들였기 때문에 이 당선인 개입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수사 검사의 회유·협박 의혹은 김경준씨가 오해한 것"

 

상암DMC 특혜분양 의혹과 관련, 정 특검은 "㈜한독의 한독연구단지추진과정에서 이 당선인은 공급대상자선정부분, 사업계획서 검토결과보고에 따라 건축절차 이행을 허용토록 지시한 부분만 관여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당선인은 서울시 실무자들에게 신중한 사업추진을 촉구하는 등 ㈜한독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지시를 했다는 것이 명백히 밝혀져 특혜를 베풀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독 관계자들이 회사 자금 57억20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한 것으로 의심이 되는데, 이는 검찰에 참고인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추가 계좌추적이 필요하다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은 마지막으로 "김경준씨에 대한 수사 검사의 회유·협박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고 발표했다. 녹음테이프, 피의자 신문조서, 김경준씨 변호사를 상대로 수사를 벌였지만 김경준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는 "김기동 검사나 오재원 변호사가 한국의 양형제도를 설명한 것을 두고 김경준씨가 오해한 것"이라며 "수사 검사의 회유·협박이 있었다는 김경준씨의 주장은 그 자체로도 믿기 어렵고 관련 증거를 종합해도 그런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검 "밥 먹을 때 돼서 밥 먹은 것.. 조사는 철저히 했다"

 

이날 특검이 이명박 당선인을 조사할 때 같이 식사를 하는 등 조사가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문강배 특검보는 "철저히 준비를 해서 3시간 동안 충분히 조사를 다했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같이 식사를 한 것과 관련, "이 당선인 쪽의 일정 때문에 3시로 예정된 조사가 6시 무렵으로 늦춰졌다"며 "서로 바빠서 점심을 못 먹은 상황에서 밥 먹을 때가 돼서 밥을 먹었다, 메뉴도 그쪽에서 꼬리곰탕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취재진에서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특검은 마지막으로 특검 무용론에 대해 "그것은 특검을 만든 사람한테 물어봐 달라"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문 특검보는 "저희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진실을 파악했다"며 "검찰의 수사 결과와 다르지 않다고 해서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인가,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무엇을 만들어내는 게 올바른 특검인가"라고 반문했다.


태그:#이명박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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