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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여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17일 이번 수사의 최대 관건으로 여겨지던 당선인을 직접 조사했다.

 

비록 제3의 장소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앞선 검찰 수사에서 서면조사에 그쳤던 당선인에 대해 직접 조사를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특검팀은 수사시한인 23일을 앞두고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게 됐다.

 

◇ 왜 '극비' 방문 조사했나 = 지난 15일 특검팀이 회유ㆍ협박 의혹을 받고 있는 BBK 수사 검사를 특검 사무실도, 서울중앙지검도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할 때부터 이미 당선인에 대한 소환 조사는 사실상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특검팀은 역삼동 특검 사무실로 당선인이 나와 조사를 받을 경우 취임을 일주일 가량 앞둔 차기 대통령의 정치 행보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고, 서면 조사를 하면 검찰 수사 때처럼 '부실 수사'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제3의 장소에서 방문 조사'라는 절충안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방문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것은 언론을 통해 당선인 조사 장면이 흘러나갈 경우 실제 각종 의혹에 대한 당선인의 혐의 유무를 떠나 국내외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검팀은 앞선 검찰의 서면 조사의 경우 얼굴을 마주보지 않는 방식이어서 당선인이 상대적으로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답변할 수 있었던 데 비해 이번 조사는 특검보 등 수사진들과 대면을 해야 하고 미진한 점은 바로 다시 질문을 받는 등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선인은 피내사자로서 진술 조서를 받았다. 수사팀은 엄정하게 조사했으며 당선인은 진지하고 성의 있는 태도로 소상히 답변했다"며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당선인측에서도 직접 조사를 거부할 경우 향후 두고 두고 정치공방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털고 가기 위한' 수순으로 직접 조사 수용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 '고비' 넘은 이명박 특검, 순항하나 = 조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왔던 가운데 이번 수사의 가장 큰 고비였던 당선인에 대한 직접 조사를 일찌감치 마무리함으로써 특검팀은 23일까지 비교적 시간에 쫓기지 않고 수사 결과를 정리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됐다.

 

특검팀은 당선인과 관련된 핵심 의혹인 BBK, 도곡동 땅 및 ㈜다스의 실소유 의혹 수사와 관련해 김경준씨, 김백준 전 총무비서관 내정자, 김재정, 이상은씨, 이병모씨 등 중요 참고인에 대한 수사를 실질적으로 마무리한 상태다.

 

또한 상암 DMC 특혜분양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도 ㈜한독산학협동 윤여덕 대표와 서울시 담당 공무원, 해당 프로젝트를 승인했던 기획위원 등을 광범위하게 불러 조사한 가운데 윤씨에 대한 사기 혐의 적용 및 기소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등 상당한 수준의 수사를 진행했다.

 

따라서 이제 특검팀은 당선인이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의혹에 연루됐는지를 최종적으로 가리는 막바지 검토작업을 끝내고 수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setuz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태그:#이명박?특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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