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초등학교 시절, '사회과부도'라는 교과서가 생각난다. 지금 필자의 나이는 43세. 그 당시, 필자는 울릉도에서 서울로 초등학교 3학년 때 전학 갔었다. 가끔 수업시간에 울릉도 얘기만 나오면 당시 담임 선생님은 “배상용 학생은 앞으로 나와서 울릉도에 대한 교과서 내용이 맞는지 설명해 보세요”라며 발표시키곤 했었다.

 

당시, 서울의 초등학생 친구놈들에겐 울릉도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그리고 반쯤은 엄청 허풍이 섞인 어리숙한 촌놈(?)의 울릉도 자랑에 부러움 반, 신기함 반, 촌스러움 등이 묘하게 어울려 열변을 토하는 필자의 모습이 엄청 우스웠던 모양이다. 더욱이 당시, 코미디언 배삼룡씨가 한창 이기동 아저씨와 콤비를 이루어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하던 터라, 이름도 비슷해 배상용하면 그 웃기는 울릉도 촌놈으로 알려져 이름 덕에 학교에선 물론이고 주위 학교에서도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유명인사(?)였다.

 

 

특히, “우리 아버지는 삽 차고 따깨비 따러 독도까지 왔다 갔다 합니데이~”라고 허풍을 떨면 “삽 차는 게 뭐냐?”라는 친구들의 질문에 “아~예~그거는요~ 삽을 옆구리에 동여메고 수영을 한다는 얘기여요~”하며 어설픈 서울말을 구사하면 거의 20분은 수업이 안될만큼 웃고 난리가 났던 기억이 난다.

 

서울 친구놈들은 어릴 때라 잘 모르겠지만 담임 선생님이야 울릉도와 독도까지의 거리를 잘 알고 있는 터라 필자의 거짓말에 싱긋 미소를 보이며 가끔 필자를 보곤 웃곤 하셨다. 그래서인지 고향 울릉도에 대해선 더욱 관심이 갔고 잘 몰랐던 사실은 친구들에게 얘기해주려 메모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외국가면 애국자 된다는 말이 맞긴 맞는 모양이다. 서울이 외국이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탓에 당시의 사회과부도라는 교과서에는 전국 최고의 다설지역으로 울릉도가 명시되어 있던 것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어떻게 설명되어 있는지, 확인을 해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울릉도의 눈에 대한 울릉군청의 자료를 보면, 지난 1992년 1월 총 적설량이 293cm를 기록했고 1일 최고 적설량은 1955년 1월 21일에 관측된 150.9cm가 최고 기록이며, 이후에도 매년 1월이면 평균 50~100cm의 적설량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특히, 울릉도 지역은 해양성기후의 영향으로 눈이 많이 오는 다설 지역이면서도 육지와는 달리 영하의 매서운 추위가 덜해 순백색의 아름다운 설경을 구경하기에는 전국에서 제일 적지로 알려져 있다.

 

그런 울릉도에서 제1회 울릉도 눈꽃축제가 오늘(1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개최되고 있다. 민선5기에 들어서면서 유난히 관광 부문에 관심이 많은 정윤열 울릉군수는 “매년 겨울이면 관광객수가 급격이 줄어드는 이유는 겨울철의 기상탓도 있긴 하겠지만, 울릉도 관광이 주로 봄과 여름 성수기에 집중되어 있고 그에 대한 홍보도 그 시기에 많은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제1회 울릉도 눈꽃축제를 계기로 울릉도도 연중 4계절 관광의 가능성을 발견함과 동시에 봄에 개최되는 산채축제, 여름철의 오징어축제, 가을의 우산문화제, 겨울에는 눈꽃축제를 개최, 울릉도 4대축제의 절정을 눈꽃축제로 화려하게 마무리 지으려 한다"고 밝혔다.

 

또 "관광발전에 있어 축제의 필요성과 이를 연계한 관광마케팅, 그리고 이를 위한 홍보는 관광수익 창출에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내년의 제2회 울릉도 눈꽃축제에는 보다 많은 관광객이 입도하고 이를 연계한 보다 많은 여행사의 패키지관광도 기대해본다”고 말한다.

 

 

전국에서 두번째라면 서러울 정도의 다설 지역인 울릉도는 옛선조들의 생활양식에서도 볼 수 있듯, 주택 외부에 눈이 많이 쌓여 있는 겨울철을 대비해 주택 내부에서도 사람이 다닐수 있도록 복도 형태의 통로가 만들어져 있는 “투막집”과, 눈 위를 걸어다닐 수 있는 설피, 대나무로 만든 스키 등이 진열되어 옛 울릉도 토착민들의 생활상을 관광객들이 몸소 느낄수 있도록 문화 체험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제1회 울릉도눈꽃축제는 총 3가지의 테마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제1테마는 ‘눈 조각전’으로 독도 수호의 의지를 되새길 수 있는 안용복 장군상과 독도모형 등을 눈으로 조각해 관광객들의 사진촬영장소로 눈길을 끌고 있으며, 무자년 쥐의 해를 기념해 쥐 눈조각상과 어린이들을 위한 스머프 미끄럼틀, 에스키모인들의 생활상을 재현한 이글루 카페 등이 설치되어 있다.

 

제2테마는 관광객들과 관내기관단체, 각 마을을 대표하는 주민들팀들이 직접 경연대회에 참가해 만들어 놓은 눈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다. 제3테마는 체험프로그램으로 부모와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는 왕팽이 돌리기, 얼음비석치기, 아이스볼링, 얼음 위에서 제기차기, 투호체험, 설피체험 등이 있다. 특히, 온가족이 함께 고무보트에 올라타고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스노우레프팅은 온가족이 즐기기에 최고의 인기코너로 제법 줄을서 기다려야 할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저녁에는 눈조각상을 배경으로 화려한 조명과 더불어 연예인 축하공연이 축제기간 동안 계획되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행사를 기획 담당한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황병근 과장은 “항상 겨울철이면 급격히 줄어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주민들의 관광소득 저하는 물론이고 울릉도 전체가 조용한 섬마을로 활기를 잃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번 눈꽃축제로 인해 주민들 모두가 바쁜 1월을 보내고 있고, 관광수입 또한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 몸은 힘들지만 성취욕에 그저 즐겁기만 하다. 내년에는 좀더 획기적인 기획과 한층 증액된 예산투입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소문난 눈꽃축제로 승화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이번 제1회 울릉도 눈꽃축제는 1월 25일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1월 27일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 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의회의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태그:#울릉도, #눈꽃축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