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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라 옷차림이 귀엽다며 사진을 찍고 있는 김태은 PD.(오른쪽)
 미쓰라 옷차림이 귀엽다며 사진을 찍고 있는 김태은 PD.(오른쪽)
ⓒ 오마이뉴스 조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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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용이의 순결한 19>를 만들어, 독특하고 골 때리는 프로 만들기로 이미 유명세를 치른 김태은 PD. 이번에도 황당함을 넘어 무지하게 웃기는 프로인 Mnet <치욕! 꽃미남 아롱사태>를 만든 김태은 PD를 9일 밤 늦은 시각 탄현 SBS스튜디오에서 만났다. 4회 촬영이 한창인 뒤였다. 독특한 아이디어의 소유자 아니랄까봐. 옷차림도 독특했다. 그는 만들면서도 계속 제작진과 웃고 떠들기 바빴다.

<치욕! 꽃미남 아롱사태> 촬영장 한 가운데에 뜩 하니 놓인 요상한 오픈카도 김태은 PD가 직접 만든 거라고 했다. '에픽하이'의 미쓰라 진을 저렇게 망가뜨린 것도, 저렇게 눈이 아픈 오만 가지 컬러로 현장을 셋팅한 것도 김태은 PD가 한 짓이었다. 황당무계 웃기는 B급 코미디 감각과 이름마저 닮은 게, 어째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를 떠올리게 만드는 김태은 PD, 그는 어쩌다 '꽃미남'들을 데려다 이렇게 재밌게 망가뜨릴 생각을 했을까?


-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했나? <순결한 19>도 같이 한 김종민 작가와 같이 생각했나?
"원래 처음엔 꽃미남 몰래카메라가 아니라, 꽃미남 전국구지도를 완성하자. 그런 의도로 출발을 했다. 우리나라에 연예인 말고 잘 생긴 애들이 엄청나게 많을 텐데, 그 아이들 얼굴만으로 전국구 지도를 만들어보자. 서울 강남하면 누구 어디엔 누구, 그런 아이디어로 시작한 건데, 되게 식상하잖아. 그 아이들한테 가서 이렇게 생겼습니다. 소개, 키 이런 거 하면 재미가 없잖아. 그 아이들의 진솔한 모습이나 재밌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렇게 해서 몰래카메라를 합쳐서 요런 프로그램이 나오게 됐다."


- 편집이 되게 재밌다. 편집 이렇게 해야겠다. 이런 게 있나?

"편집할 때, 그냥 거의 안 자르려고 한다. 솔직히 1회 때는 많이 잘라냈는데, 가면 갈수록 거의 실시간으로 틀고 있다. 왜냐면 시청자가 이해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 보면서 그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 이게 진짜 찍은 건지, 짜고 찍은 건지 딱 알잖아. 그런데 너무 편집을 많이 하니까, 연출된 상황 같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많고, 쉽게 그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단 사람도 많아가지고, 이젠 그냥 자연스런 과정을 보여주는 식으로 그렇게 편집하려고 한다."

촬영하다 중간에 대본을 보는 김태은PD(왼쪽)와 김종민 작가(오른쪽)는 <재용이의 순결한 19>도 같이 만들었다.
 촬영하다 중간에 대본을 보는 김태은PD(왼쪽)와 김종민 작가(오른쪽)는 <재용이의 순결한 19>도 같이 만들었다.
ⓒ 오마이뉴스 조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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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래 카메라를 찍으면 무지 리얼한 상황이잖나. 방송 내보내기 민망하고 오버스런 상황도 있을 텐데, 이런 건 잘라내고 그런 건 없나?
"거의 안 잘랐는데."

- 당사자가 정말 아무것도 모른 몰카잖나. 이건 너무 심하다. 이건 나가고 싶지 않다. 이러진 않나?
"아니. 한 번도 없었다."

- 그렇게 망가진 모습인데?
"그다지. 요새 아이들이 그렇더라. 화를 내는 아이들도 없었고 '굉장히 재밌다.' '재밌는 경험을 했다'고 말을 해준다. 솔직히 우리도 처음엔 되게 겁먹었다. 첫 촬영을 하고나서, '맞는 거 아냐? 고소당하는 거 아냐?' 이랬는데 개봉하고나면, 다들 재밌어 하고, '그 때 진짜 굴욕적이었다.' 막 웃으면서 좋아한다. 아. 그거 진짜 웃겼다고. 진짜 쫄았다고."

미쓰라 MC? 망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재밌다

- 지금 중요한 게 MC잖나. 바로 옆에 있어 말하기 그렇지만, 왜 미쓰라 진을 섭외했나?
"이런 질문이 제일 많은데,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개인적으로 작가랑 나랑 원래 좋아했고, 그 다음에 '관리의 중요성' 그걸 너무 좋아했다. 사진을. 전엔 좀 되는 외모 그랬는데, 많이 변해서란 게…. 그런데 우린 망가진 외모의 사람을 되게 좋아하거든. 보면 알겠지만, 좀 망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되게 재밌는 거 같다. 훌륭하고 잘생기고 잘하고, 우리가 (섭외) 하지 않아도 다른데서 잘 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말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그런 느낌이 좋다."

- 코미디 영화 이미지를 보여주고, 같이 하자고 했다던데, 그래도 이렇게 망가지는데, 그래도 잘 나가는 그룹의 연예인이고 스타인데, 흔쾌히 하겠다고 하던가?
"우리도 처음엔 이 사진을 내밀었다 한 대 맞는 게 아닌가 했는데, 되게 좋아하더라. 오히려 막 더 세게 해야 하지 않겠냐. 세게 해야 재밌다. 이렇게 분장하고 어떤 캐릭터를 하고 그런 걸 되게 좋아한다고 하더라. 처음에 말 할 때. 그래서 '앗싸!'(했다). 하하하. "

<치욕! 꽃미남 아롱사태> 스탭들.
 <치욕! 꽃미남 아롱사태> 스탭들.
ⓒ 오마이뉴스 조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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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나오는 옷이나 헤어 이런 건 제작진 아이디어인가? 아니면…….
"다 우리가 한다. 우리가 일일이 가발, 안경…. 오늘 옷도 다 우리가 직접 사고 고른 거다. 그런 재미를 되게 좋아한다. 나랑 작가랑. 직접 고르고 직접 만들고 그런 걸. 솔직히 코디한테 맡길 수도 있지만. 사실 되게 중요한 부분이다. 의상 같은 게."

- 그럼 미쓰라 진도 어떤 의상이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딱 와서…. 그 민망한 상황을 다 받아들이고 가는 건가?
"그렇다. 처음엔 되게 심했다."

- 지금도 쫄바지에 (충분히 심한데)…. 꽃미남에게 상처받은 '피해자의 모임'도 안경이 되게 재밌다. 어디를 보는지 알 수 없는 눈이. 이것도 작가와 같이?
"그렇다. 나오는 분들, 인권의 보호를 위해서. "

- <치욕! 꽃미남 아롱사태>를 만들며 가장 힘들거나 어려운 게 뭔가?
"섭외하는 거. 아무래도 이게 짜고 찍고 그런 거면 되게 편한데, 이 친구들이 눈치를 못 채게 꽃미남의 친구들을 포섭해가지고 해야 하니까. 이 친구들이 10대니까 말하는 걸 되게 좋아해 얘기할 수도 있고. 그 친구 모르게 그 친구를 그 장소까지 끌어내는 과정이 제일 어려운 거 같다. 그 친구 연락처를 따내는 것도.

무슨 기획사가 있거나 이러면 연락하기 쉬운데, 순수한 일반인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굉장히 원시적인 방법을 통해서 하기 때문이다. '싸이'에 들어가서 애들 방명록 다 뒤져보고, 친구의 친구를 찾아서 전화번호 알아내서, 전화하면 또 안 믿는다. 뻥친다. 이래서 직접 다 만나고, 친구들 일일이 다 만나고 그런 것들이 제일 힘든 거 같다."

- 알아내는 데 반나절?

"반나절 넘게 걸린다. 일주일 내내 작가 두 명이 붙어가지고 연락처 알아내고, 주소 알아내고, 친구 알아내고."

- 그렇게 알아내면 주변 친구들이 흔쾌히 오케이 하나?
"다는 아니고, 거의. 그 친구들 중에 95%? 10명 중 1명은 싫어하더라."

- 왜 싫어하나?

"글쎄. 자기는 도와주기 힘들 것 같다. 그 친구가 허락을 할지 모르겠다. 그쪽에서 와서 찍어도 그 친구가 방송을 별로 안 좋아하고, 또 속이는 것에 대해서 '욱'하는 성격이 있어서 찍어놓고 못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자기는 별로 추천하지 않겠다. 이렇게 얘기하는 친구도 있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말, "너 또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어"

- 뭐가 제일 재밌나?
"몰라 카메라 찍을 때 되게 재밌다. 이번에도 부산엘 갔다 왔는데, 진짜 유명한 얼짱을 찍었다. 정말 유명한 얼짱 애를 찍었는데…."

- 아까 촬영한 꽃미남 그 친구?
"아니다. 부산에서 3명을 찍고 왔는데, 그 친구가 절대 방송에 출연 안 한다는 거다. 친구 말이. 지금껏 방송 아무데도 출연 안 하고, 디자인 하는 친군데 성격이 되게 욱한다더라. 되게 남자스럽고, 방송을 되게 싫어한다고 그래서 겁먹고 갔는데 에피소드를 다 하고 나서 딱 와서 그러더라. 문자가 왔다. 제 일상이 너무나 지루했었는데 이렇게 재밌는 일 하나 안겨주고 가서 너무 좋다고. 너무 기분 좋고 재밌었다고. 진심으로 문자가 왔다."

- 아니, 그렇게 방송 전혀 안 한다는 친구는 어떻게 알아냈나?
"(얼짱으로) 되게 유명한 친구다. 그 친구 때문에 사실 부산에 내려간 거였는데, 그 친구 살이 많이 쪘더라. 깜짝 놀라고 왔다."

- 알고 있던 것, 봤던 사진과 다르게?
"그게 3년 전 사진이라고 하더라."

김태은 PD는 촬영을 마친 뒤 미쓰라, 김종민 작가와 같이 핸드폰으로 셀카를 찍었다.
 김태은 PD는 촬영을 마친 뒤 미쓰라, 김종민 작가와 같이 핸드폰으로 셀카를 찍었다.
ⓒ 오마이뉴스 조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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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최근 사진은 아예 안 올리고, 아무데도 안 올리고 그런 거네?
"거의 업데이트 된 사진이 없었는데, 이렇게 생겼겠지 하고 갔는데…. 그런데 성격이 되게 좋더라."

- 홈페이지에서 꽃미남 제보도 받고 있더라. 근데 알려진 얼짱 이런 위주로 가나?
"일단은. 많이 알려진 얼짱 위주로 간다. 왜냐면 그런 친구들이 퀄리티가 높으니까."

- 그렇지만 함정이 있는 게, 이런 친구들이 또 실물이 다르기도 하잖나. 그것도 많이. 그래서 '급실망'하고 그러지 않나?
"많이 있다. 사진하고 많이 다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 일단 사진을 본 다음에 실물을 확인 하나?
"아니. 확인은 안 한다. 사진으로 본 다음에 선택을 하고, 친구한테 연락을 하고 그냥 찍는 거다. 그런데 이젠 앞으론 실물 확인제도를  투입을 해야 될 거 같단 생각이 자꾸 든다. 사진에 속은 게 몇 번 있어서."

- 속았는데도 그냥 간 건가?
"아니. 부산은 몰랐다. 그 친구가 그렇게 생긴 줄 몰랐다. 목표 발견, 이러구 찍었는데, 앗! 이 애 맞아? 이러구선…."

- 방송엔 나오나?
"나온다. 그런데 성격은 최강이다. 지금까지 찍었던 친구들 중에서."


- 이젠 실물 확인 제도가 도입 되는 거네?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사실 스케줄이 너무 바빠서 사실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재미가 있는 거 같다. 사진으로 봤을 땐 요런데, 찾아갔더니 요랬다. 그것도 되게 재밌는 거 같다. 니네도 속았지? 이런 것도 되게 재밌을 거 같다. 물론 본인이 허락을 한다면."

- 지금 촬영이 빠듯하지 않나?
"엄청 빠듯하다."

- 오늘 3회 방송 하는데, 오늘 4회 찍었으면?
"이게 5회까지 나간다. 시간이 길어서, 아까 말 했듯이 원래는 짧게 편집하려고 그랬는데, 자연스럽게 놔두는 몰카가 재밌는 거 같아서…. 길이가 길어지다 보니까 다음에 좀 넘어가게 됐다."

- 2주차로 나가는 건가보다. 스튜디오 촬영만 있는 게 아니고 몰카도 있고 그러니까, 이거 찍으려면 스태프들이 거의 밤새고 그러겠다.
"진짜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가고 그런다. 거의 집에 안 간다. 내가 원래 '놀자주의'인데 너무 빡세게 돼가지고 내가 놓은 덫에 내가 걸린 거 같다."

- 아니, 그렇게 놀지 않으면 보통 아이디어가 안 나온다고 그러잖나?
"그러니까."

- 그런데 이렇게 독특하고 특이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내나?
"내가 말 들을 때 기분 좋은 게 뭐냐면. '너 또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어.' 이런 말 들을 때 너무 좋다. 사람들이 다 생각은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걸 어떻게 현실로 풀어내느냐. 보는 용기가 있느냐 그런 차이일 거 같은데, 난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그냥 하지 뭐, 그리고 뭐, 갖다 놓지 뭐, 뭐 하지 뭐 이런 식으로 해서 쉽게 결정하려고 한다. 첫 번째 느낌을 따라가는 거, 딱 그 느낌으로."


태그:#치욕! 꽃미남 아롱사태, #김태은 PD, #미쓰라 진,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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