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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행이든 즐겁지만, 기차 여행은 그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지 않을까. 기차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보다는,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행복하지 않을까.
 
시인 릴케는 '놓쳐버린 기차가 더 아름답다'고 말했듯이, 부산 송정역은 놓쳐버린 기차가 정말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런 역이다. 
 
송정역에 내리니 생각나는 프랑스 영화가 있다. 얼른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젊은 두 남녀는 기차 여행 도중에 만나고, 무작정 간이역에서 내린다. 그리고 다음 기차가 출발하기까지 함께 시간을 같이하는, 기차 여행 영화이다.
 
송정 간이역은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기차를 타고 가다가, 이 간이역에 기차가 정차하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무작정 내리게 되는 그런 아름다운 바닷가의 간이역이다. 역사가 아름다워서 실제 영화 속에 많이 나온 역이다.

 

 
송정역은 부산시 등록 문화재 302호로 지정되었다. 아름다운 사진을 보는 것 같이 이제는 너무 단아하게 단장된 송정역은, 1934년 12월 16일 영업을 시작하여 1941년 보통 역으로 승격되었다.
 
1976년 7월 차급화물 업무를 중지하고, 여객 승강장이 1개소이며, 여객열차가 하루 22회 통과하는데, 이중 12회는 송정역에 정차하며 화물차는 17회를 정차한다.
 
송정역은 해운대 역과 기장 역의 중간에 있다. 동해남부선의 숱한 간이역 중에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을 가진 역이다. 해운대와 가까운 송정해수욕장은 여름철이면 많은 피서객에게 사랑받는 해수욕장이다. 바닷물이 해운대보다 더 깨끗해 보인다.
 

기차를 놓쳐버린 사람처럼 기차역 대합실에 붙어 있는 '기차 시간표'를 올려다본다. 내야 타야 할 기차 시간에 맞는 기차 시간표는, 아직 2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나는 버스를 생각하지 않고 기차를 기다리기로 한다. 이 작은 간이역에 머무는 동안 나는 아직 여행 중이라는 생각으로.


태그:#송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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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곧 인간이다고 한다. 지식은 곧 마음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두는 이러한 마음에 따라 그 지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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