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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서는 지고 뜨는 해를 바다에서, 산에서 마주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탁 트인 바다에 점점이 박혀있는 섬들 사이로 해가 지고 떠오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남도에서는 지고 뜨는 해를 바다에서, 산에서 마주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탁 트인 바다에 점점이 박혀있는 섬들 사이로 해가 지고 떠오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 완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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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를 보낸다.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이 해가 가면 다시 새 해가 오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크다. 되돌아보면 올해 이루지 못한 일이 많은 탓이다. 새해에 대한 다짐이 더욱 간절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올 연말에도 많은 사람들이 일몰과 일출 명소를 찾아서 해를 보내고 또 맞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곳저곳 방황하지 말고 한 곳에서 가는 해를 보내고 오는 해를 맞으면 어떨까?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바라보면서 한 해를 정리하고, 같은 곳에서 일출을 보면서 새해를 설계하면 의미가 있겠다. 남도에서는 지고 뜨는 해를 바다의 수평선에서, 산등성이에서, 혹은 배를 타고 나가 바다의 가운데서도 마주할 수 있다. 탁 트인 바다를 배경 삼아 바다에 점점이 박혀 있는 섬들 사이로 해가 지고 떠오르는 모습도 장관이다. 남도에서 일몰과 일출을 한 곳에서 만나보자.

일몰과 일출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무안 도리포와 홀통해수욕장이 첫 번째 손가락에 꼽힌다. 무안읍에서 해제반도 중앙을 지나는 지방도로를 따라 20여분 정도 달리면 닿는 도리포구. 해제반도 끝에 있는 도리포는 서해에서 보기 드물게 해넘이와 해맞이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서해안이면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것은 북으로 길게 뻗은 해제반도 끝자락에 위치하고 동쪽에 넓은 함평만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함평 바다 쪽에서 해가 뜨고, 여름에는 영광의 산 쪽에서 해가 뜬다. 저녁에는 도리포구의 반대편 칠산바다 쪽으로 떨어지는 일몰이 볼 만하다. 긴 백사장과 해송이 울창한 홀통해수욕장의 낙조도 장관이다.

해제반도 끝에 자리하고 있는 무안 도리포. 서해에서는 보기 드물게 해넘이와 해맞이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해제반도 끝에 자리하고 있는 무안 도리포. 서해에서는 보기 드물게 해넘이와 해맞이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 무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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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마을과 달마산 도솔봉에서도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다. 한반도의 최남단, 땅의 끝이자 시작인 이 곳에서 맞는 해넘이와 해맞이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크다. 느낌도 다르다.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그렇다. 국토의 끄트머리에서 맞는 새해의 시작은 더 각별하기 때문이다.

섬과 섬 사이로 솟아오르는 태양도 그래서 더 붉게 보인다. 역광으로 형태만 보이는 소나무와 어우러진 해돋이는 한 폭의 그림 같다. 다도해도 비경이다. 땅끝마을에서 가까운 달마산 도솔봉도 낙조와 일출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이동하면서 발아래로 펼쳐지는 산하를 한눈에 호령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수 향일암과 주변 해안도로도 일몰과 일출을 보기에 제격이다. 향일암 일출은 '순례자의 일출'이라고 이름 붙일 만하다. 높은 지대에서 바라보는 일출에서는 누구나 숙연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청명한 새벽을 가르는 목탁소리라도 들려온다면 떠오르는 해 앞에 누구라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향일암에서 보는 월출 또한 황홀하다. 일몰이 끝나면 그곳을 달이 차지해 또다시 우리를 비춰준다. 일몰 감상 직후의 월출. 푸른 듯 흰 듯 오묘한 색이 비춰지는 바닷가를 보고 있노라면 이곳에서 보는 일몰과 월출 그리고 연이어지는 일출의 진정한 맛을 알게 될 것이다. 군내∼성두로 이어지는 길에서는 바다를 온통 벌겋게 물들이는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순례자의 일출'로 불리는 향일암 일출은 숙연한 마음을 갖게 한다. 청명한 새벽을 가르는 목탁소리라도 들려오면 떠오르는 해 앞에 누구라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순례자의 일출'로 불리는 향일암 일출은 숙연한 마음을 갖게 한다. 청명한 새벽을 가르는 목탁소리라도 들려오면 떠오르는 해 앞에 누구라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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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화포와 와온마을의 일몰과 일출도 일품이다. 순천만 일출은 순천만을 감싸고 있는 서쪽 반도인 화포마을에서 본다. 여수반도 위로 장엄하게 떠오르는 해가 장관이다. 일출과 함께 겨울철 순천만 기행의 최고 묘미는 역시 낙조다. 붉은 물결을 실어 나르는 S자 물굽이 길로 널리 알려진 낙조는 순천만 최고의 전망대이자 낙조 포인트인 해룡면 용산에 오르면 볼 수 있다.

햇솜처럼 부푼 갈꽃이 노을빛으로 물들고, 물기 머금은 갯벌이 금세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황홀경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 낙조의 또 다른 포인트는 순천만 동쪽 끝 와온마을. 붉은 기운을 배경으로 작은 섬 위를 나는 철새편대의 비행이 목가적인 풍광을 그려낸다.

고흥 팔영산과 용암 해안길도 빼놓을 수 없다. 팔영산(608m)은 여덟 개의 봉우리가 남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솟아 있다. 산세가 험준하고 기암괴석이 많다. 다도해와 어우러진 해돋이가 장관이다. 점암∼남열리를 잇는 해안길에서도 아름다운 일출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영남면 우천리 용암마을은 빼놓을 수 없는 일출 명소다. 마을 앞에 떠 있는 섬과 그 뒤로 한없이 펼쳐지는 바닷가가 어우러져 그 모습이 환상적이다. 염포마을에선 황홀한 해넘이를 볼 수 있다. 빼어난 주변 경관은 덤이다.


태그:#남도, #해맞이, #해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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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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