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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상인들의 탄식과 우려 속에 롯데마트 삼산점이 21일 개장했다. 상인들의 우려와 탄식은 현실로 나타났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인근 삼산시장은 물론 부평종합시장과 부평자유시장, 부평문화의거리는 연말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뚝 떨어졌다. 반면 롯데마트 삼산점 앞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대조를 보였다.


부평구는 이미 대형마트가 6개나 입점해 있어 포화상태다. 대형마트 업계에서 내다보는 적정 수준인 인구 15만명 당 1개를 넘어선지 오래다. 이에 부평상인들은 그냥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롯데마트 삼산점이 개장하는 날 이를 규탄하고 지역 상권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이유인즉 롯데마트 측이 이미 한 달 동안 롯데마트 삼산점 주변에 집회신고를 마쳤기 때문이다. 이른바 ‘유령집회’를 신고해놓고 접근을 차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상인들은 집회 대신 롯데마트 삼산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수밖에 없었다.


‘대형마트규제와 시장 활성화를 위한 부평상인대책협의회’는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형마트 1개가 들어서면 시장 점포 150개가 폐업하고, 550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이런 추세로 가면 15년 후에는 전국의 1660여개 재래시장이 모두 사라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형마트가 지난 1993년 첫 문을 연후 14년 동안 무려 5260배 성장했다. 이에 반해 중소유통업체는 2000년과 비교할 때 2005년 현재 3만9000개가 감소했고, 종사자수는 5만8000명이 줄었다. 대형마트 1개면 일자리 400~500개 생긴다고 하지만, 중소유통업체에서 감소한 일자리에 비하면 오히려 고용효과는 마이너스인 셈이다. 이 역시 80% 가까이는 저임금 위주의 비정규직”이라고 밝혔다.


인태연 부평상인대책협의회 사무국장은 “오늘 우리가 집회를 하려고 하는데 이미 롯데마트측이 유령집회 신고를 해놓은 것도 모자라 기자회견 하는 것마저도 무산시키려 영업방해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것이 바로 롯데라고 하는 기업의 본질”이라며 “지역 상인들을 우습게 여기는 롯데와 지역 상권이 이토록 붕괴돼 가는데도 관심조차 없는 지역 정치인들에게도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부평구청을 방문해 구청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부평상인대책협의회와 ‘계양산 롯데 골프장 저지를 위한 인천시민위원회’는 뜻을 같이 하기로 하고, 향후 대형마트 상품 불매운동·대형마트 입점규제와 영업시간 제한을 위한 조례제정과 법 제정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한편, 상인들의 기자회견에 앞서 ‘계양산 롯데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인천시민위원회’는 롯데마트 삼산점 인근인 삼산주공7단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롯데가 지역의 환경, 지역의 경제를 파탄내고 있다”며 “상인들이 지역의 서민경제를 위해 투쟁하는 것은 우리가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롯데마트 삼산점 개장으로 이 일대는 큰 교통 혼잡을 빚었다. 또한 교통 혼잡이 예상 됨에도 불구, 롯데마트 측이 삼산경찰서와 어떤 협의도 없이 차선을 바꿔 물의를 빚기도 했다.

 

롯데마트 측은 차로에 라바콘을 설치하고 차선을 임의로 변경해 매장 진입로를 확보하고, 유턴 차량이 유턴을 못하게 해 이 일대를 지나는 차량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다행히 삼산경찰서에서 바로 현장에 출동해 도로 위 라바콘을 거두고 도로로 나와 있는 롯데마트 직원들을 인도로 올려 보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롯데마트 삼산점, #부평상권, #부평상인, #계양산골프장, #부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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