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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화제를 모은 것은 대선 관련 소식이 아닌 연예인 관련 뉴스였다. 영화 '가면'에 출연한 배우 이수경(좌)과 자신의 신혼생활과 관련한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리며 인기를 모은 탤런트 김희선.
 12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화제를 모은 것은 대선 관련 소식이 아닌 연예인 관련 뉴스였다. 영화 '가면'에 출연한 배우 이수경(좌)과 자신의 신혼생활과 관련한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리며 인기를 모은 탤런트 김희선.
ⓒ 영화홈페이지·김희선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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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한국을 통치할 대통령이 선출된 2007년 12월. 방송사와 신문사들은 대통령 당선자 이명박씨에 대한 각종 기사와 보도를 하루에도 여러 건씩 쏟아내며 그를 주목하고 있다.

그 방식도 다양해서 다양한 분석기사와 해설기사는 물론, 방송사는 '다큐멘터리'까지 제작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양상이다. 이것만을 놓고 볼 때는 12월의 한국사회는 '이명박'이란 이름에 경도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터넷의 경우는 이와 좀 달랐다.

대통령 선거 운동이 막바지로 치달으며 대선 후보들이 상대 후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자신의 공약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12월 초는 물론이거니와, 대선 막판 돌발변수로 등장했던 '이명박 강연 동영상'이 공개된 12월 16일, 그리고, 대선 투표일인 19일에도 인터넷 세상의 '이슈'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에선 '이명박'이란 이름을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이는 네티즌들이 '이전투구의 식상함만을 답습하는 정치판'을 애써 외면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치'와 '대통령선거'보다 더 높았던 네티즌들의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까?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만을 한정해 보자면 다름 아닌 연예인 관련 뉴스였다.

지지부진한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와 이른바 'BBK 의혹' 검찰 수사 결과발표가 있었던 12월 첫째 주. 인터넷에서 이 두 가지 소식보다 더 높은 인기를 모았던 건 MBC 역사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종영과 그 드라마에서 주목받은 신인 여배우 이지아와 관련된 뉴스였다.

네티즌들에겐 '대선'보다 해외로 진출한 한국 축구선수(이영표)가 경기 중 입었다는 부상에 더 큰 관심을 쏟았다. 또한, 일종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소녀그룹 원더걸스가 새로운 노래 '이 바보'를 부르며 선보인 '황진이춤'에 열광했다.

12월 둘째 주도 마찬가지였다. 방송사와 신문사들은 "정책은 실종되고 네거티브 전략만 판치고 있다"며 막바지에 이른 대선의 혼탁 양상에 지면과 뉴스시간을 할애했지만,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엔 그런 소식이 올라오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가수 션과 탤런트 정혜영 부부의 미니홈피에 올라온 그들의 아기 사진을 보며 "아빠, 엄마를 닮아서 너무 귀엽다"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기 바빴고, '개그콘서트' 깜짝 출연한 탤런트 김태희의 예상 못한 '개그 본능'에 놀라워했다.

또, 언필칭 '4억 소녀' 김예진의 짝짓기 프로그램을 본 소감과 일본판 '엽기적인 그녀'의 제작 소식을 읽느라 정신없었다. 그 주엔 달콤한 신혼생활을 누리고 있는 탤런트 김희선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남편과의 생일파티'도 많은 네티즌들의 부러움을 샀다.

대선이 치러진 이번 주도 이러한 양상은 계속됐다. 투표를 눈앞에 둔 대선 후보들의 타는 마음과는 상관없이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를 점령한 건 '스타 연예인급의 인기'를 누리는 김연아의 매혹적인 스케이팅 실력이었고, 김씨가 이탈리아에서 참가한 '갈라쇼'였다.

그룹 GOD에서 활동한 박준형이 미국에서 제작되는 '드래곤불Z'에 캐스팅 됐다는 것, 영화에서 박씨와 파트너를 이룰 할리우드 배우가 에이미 로섬이라는 것 역시 네티즌들의 초특급 관심사였다.

대선 하루 전인 18일에도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를 강타한 것은 각 당 후보들의 이름이 아닌 영화 '가면' 기자시사회에서 공개된 신인배우 이수경의 '베드신'이었다.

대선을 끝내고 나서는 좀 달라졌을까? 그렇지 않았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날인 20일에도 인터넷에선 탤런트 황보라가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후 했다는 말 "와인 한 잔밖에 안 마셨어요"를 비난하는 댓글이 넘쳐났을 뿐이다.

21일 역시 개그맨 이수근이 11살 연하의 의류사업가와 내년 봄 결혼한다는 뉴스, 탤런트 송일국이 "내년 초에 사업연수원생과 결혼한다"는 풍문에 대해 "아직 결혼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는 것이 주요한 뉴스였고, 이들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돼 있었다.


태그:#이명박, #인터넷, #연에인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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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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