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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투표를 했습니다.

투표를 못할 줄 알았는데 투표를 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댓글을 보고 마음을 달리 먹었습니다.

저는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고 있어 오마이뉴스를 통해 그분께 투표 못함에 대한 미안함을 글로 올렸습니다. 그것이 월요일 저녁이고 화요일 저녁 일마치고 퇴근해 들어가보니

여러 댓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비난성 발언도 있었지만 안타깝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 댓글을 보고 힘을 내기로 했습니다. 물론 좀 더 일찍 일어나면 일하는데 지장이 많지요.

원청 보다는 더 많이 힘든 일이고 위험한 작업인지라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지니까요.

그러나 저는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5년에 한번이고 오늘 하루 뿐이잖아요.

 

커피를 몇 잔 마시더라도 피곤함을 한번 참아보자 생각했습니다.

'일하러 가야 하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 뿐이니 피곤하더라도 하루만 참자'

 

 

나는 만반의 준비를 머리맡에 해놓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손전화기에 새벽 5시 30분에 기상 종소리를 맞추어 두었습니다. 일어나 좀 일찍 서둘러 투표 장소로 갔습니다. 가보니 이미 십수명의 동네 분들이 투표 대기중에 있었습니다.

 

 

투표는 정확히 6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안의 투표 풍경을 사진 찍고자 했으나 '투표소 내 사진촬영금지' 푯말이 턱허니 붙혀져 있었습니다.

 

 

신원확인후 투표 용지를 받아 지지하는 후보에 도장을 찍고 함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선관위 관계자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올리려고 하는데 사진 좀 찍어도 됩니까?"

한 선거관리위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달려 오더니 막무가내로 사진을 못찍게 하더군요.

"투표소 내에서는 사진 촬영 못합니다"

나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밖에서 안을 찍을 수는 있나요?"

나를 투표소 밖으로 내 몬 선거관리위원으로 보이는 남자는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밖에서도 찍을수 없습니다"

그리고 투표소 안이 안보이도록 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나는 황당하다는 생각을 하며 밖에 있는 젊은 여성 선거관리위원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TV 방송에서는 투표하는 과정 다 촬영해서 내보내던데 여긴 왜 못찍게 합니까?"

그녀는 미안하다는듯 말했습니다.

"죄송하지만 선거관리소 방침이니 어쩔수 없네요."

 

 

아쉽게도 투표소 하는 과정을 못찍었습니다. 그러나 투표는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유권자가 너무 많아서 못하고 출근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좀 일찍 가보니 유권자가 조금 밖에 없었습니다.

 

투표 마치고 집에 오니 신문을 돌리고 온 아내가 아침을 차려놨더군요. 후딱 먹어 치우고 출근전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07시가 다 되었네요. 이제 출근해야겠습니다. 오늘 홀가분하게 작업에 임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두 오마이뉴스 기자님들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오늘 힘들게 투표 했습니다. 투표날 비정규직 노동자든 일용직이든 맘 놓고 투표권을 행사 할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하더라도 10시부터 하던가 해서 투표 시간을 충분히 준후 일을 시키는 사회가 되었으면 싶습니다. 투표권은 있는데 업자 눈치 보느라 투표 못한다면 그것이 무슨 '투표권'이 있다고 할수 있겠습니까? 투표권 행사를 위해 이렇게 힘들게 투표하는 상황이 사라져야 하겠습니다.


태그:#노동,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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