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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BBQ의 메뉴 중 하나인 '올리브 럭셔리 후라이드 치킨'. 한 시민단체에 의해 "올리브유 치킨에 트랜스지방이 함유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BBQ의 메뉴 중 하나인 '올리브 럭셔리 후라이드 치킨'. 한 시민단체에 의해 "올리브유 치킨에 트랜스지방이 함유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 BBQ 홈페이지 / 노트랜스클럽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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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 치킨 덕에 훈장까지 받았다."

윤홍근(52) 제너시스 BBQ 회장은 지난 11월 30일 델핀 꼴로메 주한 스페인대사로부터 스페인 시민훈장을 받았다. 스페인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공을 인정받은 것. 당연히 윤 회장은 올리브유 예찬에 열을 올렸다.  

"올리브유만이 사람이 먹어서 좋은 기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올리브유는 항암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좋다."

윤 회장은 지난 2005년 5월 국내에 처음으로 올리브유를 사용한 치킨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올리브유 치킨 덕분에 국내 가맹점 매출은 평균 30%까지 늘어났고, 관련 업계의 '올리브유 치킨' 흐름도 주도할 수 있었다. '올리브유로 튀긴 치킨은 트랜스지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하지만 BBQ 측의 홍보와 달리, '올리브유 치킨'에 트랜스지방이 생긴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한 시민단체 "올리브유 치킨에 트랜스지방 함유"

트랜스지방을 퇴출하기 위해 설립된 시민단체 '노트랜스클럽(www.notrans.net)'은 12일 "BBQ 등 많은 치킨업체들이 뽐내는 '올리브유 튀김'에도 트랜스 지방이 함유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황주성 대표는 "올리브유는 원래 지중해 사람들이 음식에 묻혀 먹거나 그냥 날것으로 먹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이를 어기고 고온에 올리브유를 가열했을 경우 트랜스지방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리브유는 상온에서 트랜스지방 제로이지, 이를 고온으로 가열해 음식을 조리했을 때에도 트랜스지방이 제로는 아니다"라며 "주부들은 이러한 사실도 모른 채 광고만 믿고 따라한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해 12월 출간된 곽재욱 박사의 <트랜스지방-치킨, 도넛 & 올리브유>를 근거로 하고 있다. 곽 박사는 이 책에서 국내 최초로 트랜스지방과 올리브유의 관계를 밝혀 주목을 받았다.

황 대표는 "올리브유가 우리 몸에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도 체질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국민들에게 올리브유의 장단점을 자세하게 설명해야지, 광고 세뇌를 통해 무분별한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국민건강 보호 차원에서도 시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리브유로 가공한 모든 제품은 앞으로 완성식품에 대한 '식품시험(검사) 성적표'로 말하는 게 소비자에 대한 도리"라며 "양심적인 기업이라면 이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해 달라"고 말했다.

"올리브유는 가열 안할 때만 웰빙식품"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로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있는 BBQ 치킨 광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로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있는 BBQ 치킨 광고.


황 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압착 대두유나 압착 팜올레인유, 압착까놀라유 등처럼 가열을 해도 되는 식용유가 있는 반면 가열을 해서는 안되는 식용유가 있다"며 "올리브유는 절대 가열해서는 안되는 식용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참기름도 열을 가하면 분자구조가 바뀌어 트랜스지방이 생기는 것처럼 올리브유도 가열하면 분자구조가 바뀌어 트랜스지방이 생긴다"며 "올리브유는 무치거나 드레싱을 해서 먹으면 웰빙식품이지만 볶거나 튀기는 등 열을 가하면 나쁜 식품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보통 올리브유는 '버진 올리브유'와 '퓨어 올리브유'로 나뉜다. 또 버진 올리브유는 산도에 따라 엑스트라 버진(산도 1% 미만), 파인 버진('산도 1.5% 미만), 세미 파인 버진(산도 3% 미만) 등으로 세분화된다. 퓨어 올리브유는 버진 올리브유와 정제된 올리브유를 2:8의 비율로 섞은 것이다.

보통 소비자들은 볶거나 튀기는 요리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퓨어 올리브유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그런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 빨리 타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주로 샐러드나 드레싱 등 열을 가하지 않는 요리에 사용하는 게 보편적이다. 

그런 점에서 BBQ 등 대형 치킨업체들이 닭을 튀기기 위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황 대표는 "'퓨어 올리브유'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든 모든 올리브유에 열을 가하면 절대 안된다"며 "유럽에서는 올리브유에 열을 가해서 음식을 해먹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부들이 올리브유로 계란 후라이도 해먹고 고구마 튀김도 해먹는 등 잘못된 상식으로 건강을 해치고 있다"며 "BBQ 등 치킨업체들이 올리브유를 튀기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치킨업체들은 올리브유를 써서 좋다고만 얘기하지 트랜스지방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자신이 있다면 홈페이지에 메뉴별 시험성적표를 올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BBQ 측 "과육 뺀 올리브유는 튀겨도 트랜스지방 안 생겨"

'트랜스지방 퇴출운동'에 나서고 있는 시민단체 '노트랜스클럽'에서 개설한 카페. 황주성 대표는 "올리브유는 과육을 빼든 안빼든 가열하면 안되는 식용유"라고 주장했다.
 '트랜스지방 퇴출운동'에 나서고 있는 시민단체 '노트랜스클럽'에서 개설한 카페. 황주성 대표는 "올리브유는 과육을 빼든 안빼든 가열하면 안되는 식용유"라고 주장했다.
ⓒ 노트랜스클럽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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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BBQ 측은 "과육을 뺀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트랜스지방은 전혀 생기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BBQ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12일 "할인마트 등 일반 시중에서 파는 올리브유는 과육이 남아 있어서 그것을 가열하면 과육이 타면서 발암물질이나 트랜스지방이 생긴다"며 "하지만 우리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수입해 과육을 걸러내 쓰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할인마트 등에서 파는 올리브유의 발연점은 120∼130℃밖에 안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올리브유는 과육을 제거했기 때문에 발연점이 220℃까지 높아졌다"며 "올리브유 발연점 자체는 높은데 과육 때문에 튀김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 연구원들의 의견에 따르면 올리브유를 가열한다고 해도 분자구조는 변하지는 않는다"며 "올리브유 자체는 불포화지방산 수치는 높고 포화지방산 수치는 낮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스페인 등을 비롯해 유럽에서는 보통 올리브유가 비싸기 때문에 튀김용이 아닌 샐러드용으로 주로 사용한다"며 "일반 가정에서 튀김용으로 사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주성 노트랜스클럽 대표는 "BBQ측의 해명은 참기름에서 어떤 성분을 빼고 계란 후라이를 해서 먹어도 된다는 식"이라며 "과육을 빼든 안 빼든 올리브유는 튀기면 안되는 식용유"라고 재반박했다.

황 대표는 "올리브유는 열을 가하면 무조건 트랜스지방이 생긴다"며 "BBQ가 자신있다면 완제품에 대한 조사결과를 공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태그:#올리브유, #BBQ, #노트랜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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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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