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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3시경 노무현 대통령이 만리포를 방문 자원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 노무현 대통령 현지 방문 11일 오후 3시경 노무현 대통령이 만리포를 방문 자원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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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2시부터 만리포 해상에 1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유화제가 살포되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했다.
▲ 만리포 해상 유화제 집중 살포 11일 오후 2시부터 만리포 해상에 1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유화제가 살포되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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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과의 전쟁' 5일째를 보내는 태안지역 주민들은 오늘밤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울 것으로 보인다. 내일(12일) 낮 12시경에 바닷물의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밤새 일기 여부에 따라 해변에 처리 못해 남아 있던 기름 덩어리를 가져간 바닷물이 현재 해상에 남아 떠도는 기름띠와 만나게 된다면, 11일 현재 풍랑이 약해지고 있어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남북 70㎞ 정도의 피해 범위가 확산될 수 있다.

그런데, 오늘(11일) 만리포 복구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오후 2시경부터 만리포 해상에 항공기 3대와 방제정 등 함정 30여척이 몰려와 유화제를 대량으로 뿌려대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 노무현 대통령이 방문한다는 계획이 있었고, 이를 위해 억지로 기름을 없애고 있다는 것.

주민 전 아무개씨는 "이 시간 피해 범위 확산을 막기 위해 가로림만과 안면도 해상에 힘을 집중해야 할 텐데 왜 이 시간에 만리포 해상에서 유화제만 계속 뿌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만리포에 더 이상 유화제를 뿌리지 말라!"

실제로 이날 만리포 주민대책위사무실에는 '만리포 해상에 더 이상 유화제를 뿌리지 말 것'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주민들이 항의하는 이유는 유화제를 사용하면 당장은 기름덩어리가 사라진 것 같지만, 작은 덩어리가 되어 바다 속에 가라앉아 바다 속 생태계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봄이 되어 날씨가 풀리면 기름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해변으로 흘러들어온다.

방제 당국에서도 지난 1995년 시프린스호 사건 이후 유화제 사용이 2차 오염과 피해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자제한다고 밝혔으나, 사고 이후 계속 유화제 사용량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고 복구 5일째 군인들이 만리포 해변에서 기름에 찌든 모래를 마대에 담아 옮기고 있다.
▲ 기름띠가 사라져가는 만리포 사고 복구 5일째 군인들이 만리포 해변에서 기름에 찌든 모래를 마대에 담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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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포 해변에 오늘도 수천면의 자원 봉사자들이 기름과 전쟁을 벌였다.
▲ 해변에 가득 찬 자원봉사자들 만리포 해변에 오늘도 수천면의 자원 봉사자들이 기름과 전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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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침부터 시작된 피해 복구 5일째 작업은 저녁 늦게까지 진행되었다. 1만3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일손을 도왔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만리포 해변은 오늘 작업으로 그나마 검은 해변이 걷혀가고 있다.

복구 5일째를 맞아 연일 계속되는 작업으로 자원봉사자들의 체력은 고갈이 되고 피로가 누적돼 쓰러지고 있다. 또한 정체 모를 피부병과 구토 현상이 생기고 두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가장 많은 인원이 투입된 만리포의 경우 응급 구조센터가 3곳이나 설치될 정도로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데 지난 9일 이후 매일 100여명 이상의 환자들이 이곳에서 약을 타가고 있으나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실정이다.

특히 기름 유출사고라는 특수한 작업 여건상 장화·고무장갑·입마개·방제복이 필요하나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급기야 방제복이 떨어져 헌옷을 입고 복구 작업을 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잔병이 계속 늘어갈 전망이다.

복구 5일째를 맞으며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두통을 호소하는 등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 환자 속출 복구 5일째를 맞으며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두통을 호소하는 등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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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방제 작업이 계속되면서 수거한 폐유와 각종 쓰레기들이 제때 처리가 안 되면서 만리포 해변을 비롯한 각 피해 현장에서 또다시 토양 오염 등 2차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만리포 현장의 경우 이제는 쌓아둘 적재 장소를 마련하기 힘들 정도로 공터만 생기면 각종 쓰레기가 쌓이고 있지만 치워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 방제 본부 관계자는 "각 해안에서 수거된 폐유와 각종 폐기물은 2차 오염을 막기 위해 폐기물업체 13곳을 추가로 투입해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오늘 오후 1시경 소원면 모항리 주민 100여명이 트럭과 트랙터 30여대를 끌고 '초동대처 못한 해양경찰청은 책임져라'는 펼침막을 걸고 태안군청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소원면 모항리 주민들이 초동 대처 못한 해양경찰청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 해양경찰청 책임져라 소원면 모항리 주민들이 초동 대처 못한 해양경찰청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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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포 곳곳에 수거한 쓰레기에서 기름이 다시 유츌되고 있다.
▲ 방치되는 쓰레기 만리포 곳곳에 수거한 쓰레기에서 기름이 다시 유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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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태안반도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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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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