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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넝쿨이 동백잎을 도무 뒤덮어 버렸다.
▲ 칡넝쿨의 위력 칡넝쿨이 동백잎을 도무 뒤덮어 버렸다.
ⓒ 김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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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상태로 동백숲이 가장 잘 보존돼 있다는 경남 거제시 일운면의 지심도(只心島)가 칡넝쿨로 몸살을 앓고 있다.

5일 현재 지심도는 칡넝쿨이 동백, 후박나무, 소나무 등의 잎을 뒤덮어 버렸고, 동백, 소나무 등의 몸통을 꽈배기 모양으로 감아 올라가면서 옥죄고 있다.

동백이 꽃망울을 터뜨렸지만 말라죽은 칡넝쿨에 뒤덮여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지 못하고 있다.
 동백이 꽃망울을 터뜨렸지만 말라죽은 칡넝쿨에 뒤덮여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지 못하고 있다.
ⓒ 김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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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동백의 피해가 심했다. 칡넝쿨이 잠식한 동백잎들 사이로 간간이 핀 동백꽃은 말라죽은 칡넝쿨에 뒤덮여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지 못하고 움츠려 있었다. 이 같은 현상들은 지심도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었다.

지심도 주민들은 “밭에 있는 칡넝쿨도 국립공원의 허락을 받아야 치울 수 있다. 칡넝쿨이 온 나무와 섬을 뒤덮어도 우리들은 보고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키 큰 소나무와 잡목사이에서 키만 커가는 동백나무가 다른 나무와 햇볕보기 전쟁에 시달리고, 밑에서 몸통을 감아 올라오는 칡넝쿨에 동백이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면서 “이러다가 지심도가 칡넝쿨섬으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칡넝쿨이 지심도 동백의 몸통을 꽈배기로 감아 올라가며 옥죄고 있다
 칡넝쿨이 지심도 동백의 몸통을 꽈배기로 감아 올라가며 옥죄고 있다
ⓒ 김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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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넝쿨을 이대로 놔둘 경우 동백이 고사에까지 이를 수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거제시 녹지과 관계자는 “칡넝쿨이 동백잎을 덮으면 동백잎이 빛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탄소 동화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영양합성에 방해를 받고, 칡넝쿨이 나무의 몸통을 꼭 감으면서 죄면 몸통에 골이 파여 성장에 장애를 받는다”면서 “이 같은 현상들이 심해지면 말라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립공원 한려해상 동부사무소는 2년 전부터 올해까지 매년 봄 직원 20명이 직접 지심도로 들어가 칡넝쿨 제거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양의 칡넝쿨을 제거하기에는 힘이 부쳤다.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공원 직원들도 보존해야할 야생화와 나무들에 대한 전문가의 교육을 받고 칡넝쿨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일반 공사업자에게 위탁, 칡넝쿨을 제거할 수도 있지만 보존해야 할 나무와 야생화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무턱대고 위탁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심도를 원시림 그대로 자연생태계에 맡길 수도 있지만 동백섬으로 유명한 지심도를 칡넝쿨이 모두 잠식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딜레마”라면서 “거제시와 국립공원, 국방부, 주민 모두가 칡넝쿨 문제뿐 아니라 지심도 전반에 걸친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5년 팔색조 도래지로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심도는 희귀종인 거제 풍란을 비롯 동백, 후박나무, 소나무 등 37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동백이 2/3를 차지하고 있어 동백섬으로 유명하다.

섬의 면적은 0.356㎢, 해안선 길이는 3.7㎞, 최고높이는 97m로 16세대 31명이 생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거제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지심도 ,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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