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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과거의 시간을 기억하게 하고 재생 시켜준다. 특히 표현대상이 과거의 특정한 사건이나 현실을 상징하는 그 무엇일 때는 보는 이들의 감정을 좀 더 자극한다. 사진은 찍는 이 의 의도에 따라서 실제를 과장하고 강조해서 보는 이의 감성에 호소한다. 그것이 사진에 있어서의 표현이다. 프레임과 앵글 그리고 톤의 선택에 따라 특정한 현실이 다르게 해석되어지고, 찍는 이의 세계관과 미적주관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상엽은 러시아 여기저기에 잔재해 있는 레닌의 동상을 찍었다. 그런데 사실적으로 재현  하기보다는 앵글과 톤의 선택을 통하여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로우앵글로 찍어서 웅장하게 보이기도 하고, 촬영 거리를 어느 정도 두고서 동상이 있는 배경과 동상이 어우러지게 찍기도 하였다. 최종 결과물을 흑백이미지로 프린트하여 회고적인 느낌이 들게 하였는데, 액자도 작품의 내용과 어울리게 앤틱한 것을 선택하여 자신의 감정을 강조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이후 동구권과 소련이 몰락하면서 러시아 혁명의 역사는 그야말로 과거의 이야기, 역사 속 전설이 되었다. 작가는 그러한 현실을 레닌의 동상을 통하여 강조하여 보여 주고 있다. 그가 찍은 사진에 등장하는 러시아인들은 레닌 동상 주변을 지나면서 무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작가가 프레임과 셔터 찬스의 선택으로 그것을 강조해서 보여 주기 때문에 실제 상황보다 좀 더 강조되어 최종 결과물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사진은 1839년 발명된 이후 현실 그 자체로 오해 받기도 하였지만, 현실을 그대로 재현 하는 매체라기보다는 이제는 사진가에 의해서 해석되어진 현실을 보여 주는 매체라는 것이 사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다.

 

이상엽이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에서 드러나는 분위기도 현장에서 누구나 느끼는 일반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사진가가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해석해서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그래서 그 결과물에서 작가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사진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7-11-21~2007-12-04 장소 아트비트 갤러리  


태그:#러시아, #레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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