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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시설을 자랑하는 헬스장
 훌륭한 시설을 자랑하는 헬스장
ⓒ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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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훌륭한 시설을 자랑하는 헬스장이 각 동에 두세 개씩은 있고, 서로 시설과 프로그램을 자랑하며 회원을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요즘 건강에 관심이 높아서인지 석 달에 10만원 조금 넘는 금액을 투자하여 헬스장에 많이들 등록을 한다. 물론 요가, 스트레칭, 사우나 등의 부수적인 것들도 눈과 마음을 현혹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때에 기자의 눈을 끄는 간판이 있었다.

요즘에 이런 간판이...

7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소박한 간판
 7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소박한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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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저 소박한 간판을. 누가 간판을 보고 선뜻 믿음을 가지고 헬스장으로 갈 것인가? 도대체 요즘의 추세를 알고 장사를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처음 시도하는 인터뷰인지라 조심스럽게 헬스장 안으로 들어가 관장님께 간단히 기자를 소개하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프로헬스클럽' 전영훈(58) 관장님은 무섭게(?) 생기신 것과는 달리 흔쾌히 요청에 응해주셨다.

- 시설이 낙후되었다. 왜 현대식으로 고쳐 보기 좋게 만들지 않는가?
"요즘은 요가니 뭐니 해서 그에 따른 부대시설을 갖추어 일반인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회원을 모집하려다 보니 대형화되는 추세다. 중요한 것은 시설이 아니라 진짜로 헬스를 목적으로 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운동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느냐이다.

52세까지 선수생활을 한 경력과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선수를 키우고, 일반인들은 와서 필요한 운동이 뭔가를 그 사람체형에 맞게 가르쳐주고 있다. 이러는 데 필요한 것은 시설이 아니라 체계적 시스템이다. 사우나는 사우나 장에 가서 하면 된다. 시설이 크다고 운동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간판만큼이나 소박한 입구
 간판만큼이나 소박한 입구
ⓒ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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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회원에 비해 꾸준히 나오는 회원 비율이 대체적으로 낮은데, 이곳 회원의 성실도는?
"여기도 다른 곳과 다르지 않다. 대체적으로 10명이면 7명은 중간에 포기한다. 포기하는 이유는, 재미없다, 힘들다, 시간없다 등이다."

- 그럼 다른 곳과 차별되는 재미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은 있는가?
"(이 질문에 반색을 하며) 아, 그럼 있지. 초보자를 위해 2시간짜리 프로그램을 짜서 개인지도를 한다. 기초체력이 약한 사람은 웨이트(근육운동)를 70%, 15%는 요가, 15%는 유산소운동을 시킨다. 이 과정은 순환운동으로 18가지 코스가 있다. 이 코스를 마스타 하는데 2주간 정도 걸리는데 그 과정까지 개인지도를 철저히 해준다. 18가지 코스는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고, 직접지도해주다보니 재미있어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옆구리나 뱃살을 중점적으로 관리해준다. 그러다 보니 효과를 본 회원이 '시설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다른 회원을 데리고 온다. 꾸준히 100명 정도의 회원이 유지되는 것도 그 이유다."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라 체계적 관리다

- 100명이 유지돼도 관리에 어려움은 없지않나?
"한 달로 치면 240만원 정도가 현금으로 융통된다. 유지비로 110만원이 쓰이고 남는 것은 130만원이 내 손에 들어온다. 그래서 경비 절감 차원에서 혼자서 모든 관리를 다하고 있다. 이곳에서 떼돈을 벌 생각은 없다. 노후를 즐긴다는 차원이다. (1명의 자녀는 직장생활 중이고 아내와 둘이 생활하신다고 한다) 실질적인 운동을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치장에 관심이 없다."

10년이 된 시설이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내부
 10년이 된 시설이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내부
ⓒ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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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운동을 하셨다는데 수상 경력은 있나?
"2001년도에 아시아 보디빌딩 대회에서 한국대표로 나가 5위 했었고, 2001년도 미스터코리아 중년부에서 1위를 했다. 그외 많은 대회를 휩쓸기도 했다."

운동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 운동을 하고자 하나 꾸준히 못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운동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실제로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내 프로그램에 따라 하다 보면 지구력이 약해 10일 정도 지나면 힘들다고 그만두려고 한다. 그렇다고 내 프로그램이 특히 힘들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일반적 체력이면 따라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내가 아무리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구성해도 중간에 포기를 한다. 힘들어도 한 달만 이겨내면 바로 느낄 수 있는데 안타깝다.

앉아서 하는 생활에 익숙한 요즘 사람들이 하려는 생각과 그 생각을 이어가는 인내력과 끈기가 부족하다.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1달만 이겨내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인내와 끈기를 가져라. 운동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300명이 매년 신규회원으로 들어오고 끝까지 남아있는 회원은 30명 정도라 한다.)

보이는 것에 너무 치우치지 말자

당당함이 느껴지는 관장님
 당당함이 느껴지는 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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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며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구에 전영훈 관장님이 멋지게 폼을 잡아주셨다.

계단을 내려오며 과연 요즘 우리는 무엇을 보고 어떤 것에 대하여 평가를 하는가 생각해 보았다. 보이는 것을 너무 우선시하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 보았다.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 과거로 잠시 있는 동안 정작 중요한 것은 외면이 아니라 본질임을 깨달았다.

헬스장에서 운동 열심히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것임을 잊고 있기에 3개월치 돈을 내고 안 다니는 사람이 70%에 이르는 것은 아닐지….

덧붙이는 글 | 취재한 헬스장은 인천 부평구 동암2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태그:#헬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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