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팀이 10경기에서 11경기를 치른 2라운드 초반 마침내 트레이드의 신호탄이 터졌다.

 

서울 SK는 11월 15일자로 지난 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울산 모비스에 가드 전형수와 포워드 김두현을 내주고, 같은 포지션에 가드 김학섭과 포워드 이병석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 올 시즌 도중 첫 트레이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일단,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SK는 공격력이 좋은 백업 포인트가드와 수비와 외곽슛이 좋은 포워드를 영입했고, 모비스는 양동근의 군 입대 이후 팀의 가장 큰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 받던 가드진 보강에 성공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기록이나 이름값에 있어서는 SK가 다소 이익을 본 트레이드가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현역 시절 최고 포인트가드였고, 가드를 보는데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재학 감독이 '가드 천국'으로 불릴 만큼 수준급 가드를 많이 보유한 SK에서 전형수와 김두현을 영입한 것은 분명 기대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전망도 많다.

 

과연 이번 트레이트를 통해 웃게 될 팀은 어디가 될까?

 

 모비스 홈페이지의 이병석

모비스 홈페이지의 이병석 ⓒ 서민석

 

공-수에서 든든한 식스맨을 보강한 SK

 

SK 입장에선 적어도 손해를 본 장사는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올 시즌 김태술의 입단으로 이미 가드진이 노경석-전형수-김두현-정락영으로 10개 구단 중 단연 양과 질에서 최고로 꼽힌 팀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출장 시간을 안배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전형수의 경우는 노경석과 함께 간간히 백업 포인트가드로 코트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스피드와 수비력을 갖춘 노경석에 비해 공격 지향적인 스타일인 전형수는 아무래도 김태술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활용도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아마추어 시절 뛰어난 유망주로 손꼽혔으나 정작 프로무대에서는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김두현 역시 SK 입장에선 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선수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넘치는 가드 자원을 내주고 영입한 김학섭과 이병석은 SK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공격력이 돋보이는 김학섭(평균 9.3점 3.7어시스트 3점슛 1.9개)은 비록 포인트가드로는 게임 조율이나 위기 관리 능력은 떨어지지만, 슈팅가드로 활용할 경우에는 전통적으로 공격 농구를 선호하는 SK에 큰 힘을 넣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 시즌 모비스 챔피언 등극에 숨은 공식인 '저격수' 이병석 역시 비록 올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평균 2.2점을 3점슛 0.5개)을 보이긴 했지만, 정확한 3점포는 물론이고, 상대 슈터를 막는 '압박 수비'가 돋보이는 선수이기 때문에 김기만 이외에는 이렇다 할 전문 수비수가 없는 SK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모비스와 마찬가지로 식스맨급 선수들을 주고받은 트레이드지만, SK 입장에선 공-수를 모두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모비스시절 돌파를 시도하는 김학섭(가운데)

모비스시절 돌파를 시도하는 김학섭(가운데) ⓒ 서민석

 

선수들의 경험과 잠재력에 모험을 건 모비스

 

반면, 모비스의 경우는 다소 위험 부담을 감수한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올 시즌 좀처럼 메워지지 않던 포인트가드 양동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일단, 전형수의 경우는 3년전 울산 모비스에서 뛴 경험이 있다. 프로 생활은 2000년 신인 드래프트 2순위를 통해 여수 코리아텐더(현 부산 KTF)에서 시작했지만, 팀의 재정난으로 인해 시즌 도중 울산 모비스로 이적해 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후 2004년 LG와 SK를 차례로 거친 이후 2005년 5월부터 군 복무를 시작한 전형수는 제대 후 SK로 복귀했지만, 3년 만에 친정팀으로 다시 돌아왔다.

 

전형수의 경우는 스피드는 물론이고, 정확한 3점슛까지 갖춘 가드이다. 물론, 주전 포인트가드를 소화하기에는 기존의 김학섭과 마찬가지로 경기 운영이나 코트 비전에서 부족한 면이 없지않지만, 상대적으로 김학섭보다는 프로 경험과 안정감에서 앞서기 때문에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고있는 모비스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특히 주목해봐야 하는 선수는 역시 김두현이다. 아마시절 때만 해도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로 손꼽혔지만, 2003년 신인 드래프트 9순위로 SK에 입단한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SK에서도 벤치만 지키던 김두현은 상대적으로 출장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비스에서 부활을 노릴 것이다. 물론, 유재학 감독 입장에선 과거 정상헌을 오리온스에서 영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3점슛과 성실한 플레이. 특히 수비력이 돋보이는 김두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그를 영입한 셈이다.

 

결국, 지금 당장은 미래가 촉망되는 프로 2년차 가드인 김학섭과 지난 시즌 우승의 '일등 공신'인 이병석을 내보내 손해를 볼지는 몰라도 김학섭보다는 검증된 베테랑인 전형수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김두현을 영입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모비스고 '남는 장사'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두 팀간의 트레이드의 손익계산서는 짧게는 올 시즌. 길게는 두 세 시즌은 지나봐야 날 것이다. 물론, 그 시작은 18일 KCC전(16일 삼성전에는 출장 불가)에서 모비스 유니폼을 갈아입고 첫 출장하는 전형수와 김두현의 활약 여하에 따라 시작될 것이다.


 

 Sk시절 경기를 펼치는 김두현(가운데)

Sk시절 경기를 펼치는 김두현(가운데) ⓒ 서민석

2007.11.16 09:42 ⓒ 2007 OhmyNews
농구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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