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가까워졌습니다. 김장은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일 년의 밥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집안일입니다. 그런 이유로 김장은 늦가을 한때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리 좋은 재료들을 고르고, 날을 잘 잡아 김장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재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무와 배추겠지요? 하지만 김장 양념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을 고르라면 젓갈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김장 재료 중에 하찮은 것이 있을 수 없지만, 그래도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양념이 '젓갈' 아닐까요?
그렇다면 맛있는 젓갈을 구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 한 가지가 현지에서 직접 구입해 오는 방법입니다. 젓갈 구입에 좋은 곳은 충남 홍성의 광천과 논산 강경입니다.
하지만 단지 젓갈만을 구입하러 그 먼 곳에 간다는 것은 썩 내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계시다면 젓갈 구입에 더하여 인근의 여행지를 함께 돌아볼 계획을 한번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맛있는 젓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주변의 여행지도 함께 돌아본다면 일석이조의 멋진 주말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요?
일석이조의 여행으로 좋은 곳은 충남 홍성 광천입니다. 서해안고속도로 광천나들목으로 나가서 10분이면 젓갈을 구입하기 좋은 시장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장항선 광천역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시장까지 걸어가셔도 될 정도로 충분히 가깝습니다.
4일과 9일에 열리는 광천 5일장에 맞춘다면 훈훈한 인심의 시골장터 풍경을 덤으로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광천의 젓갈시장에는 참 많은 젓갈들이 있습니다. 새우젓, 멸치젓, 까나리젓, 황석어젓, 조기젓, 갈치젓, 병어젓. 굴젓, 창란젓…, 그중 유명한 것은 새우젓입니다. 토굴 새우젓이 있기 때문입니다.
광천의 토굴 새우젓은 온도가 일정한 토굴 안에 젓갈을 저장하여 숙성된 젓갈이 깊은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토굴 젓갈은 한때 쇠퇴하던 젓갈 시장을 단번에 전국 최대의 시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시끌시끌한 시장에서 훈훈한 인심을 느끼며 젓갈을 사도 좋지만, 토굴이 있는 옹암포 마을을 직접 찾아가는 것도 좋습니다. 광천읍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이니, 멀지 않습니다. 그곳에서는 야산의 암반을 구불구불 뚫어 만든 토굴을 직접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그곳의 온도는 늘 13도에서 15도를 유지하여, 젓갈의 숙성에 좋습니다.
대부분의 젓갈들은 그 토굴에서 3개월 이상 저장되며 숙성됩니다. 특히, 맛 좋기로 유명한 6월 새우의 육젓은 그 토굴에서 1년 이상 숙성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토굴을 돌아보면 광천의 젓갈이 왜 맛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광천 시장이나 토굴이 있는 옹암포마을에서 김장에 사용할 젓갈을 구입했다면, 이제 주변의 여행지에도 눈을 돌려보세요. 가까운 곳에 멋진 포구와 적당한 높이의 억새 산행지가 있습니다.
산행을 좋아하신다면 오서산으로 가시면 됩니다. 광천읍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로 아주 가깝습니다. 억새가 만발한 능선에서 서해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족 산행으로도 적당한 곳으로, 산 정상까지 다녀오는데 3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초등학교 이상의 자녀들과 함께라면 무리없이 산행을 끝내 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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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서산은 높지 않지만, 능선에서 바다를 볼 수 있어 참 좋은 산입니다. |
| ⓒ 구동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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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포구 여행을 원하신다면 남당리가 좋습니다. 가을에 대하축제를 열고, 늦겨울에는 새조개 축제로 유명한 곳입니다. 천수만의 풍경을 바라보며 옹기종기 모여 있는 좌판식 식당에서 조개구이나, 새우구이를 드실 수 있습니다.
김장을 준비하신다면 이번 주말 광천장을 찾으세요. 젓갈도 준비하시고, 주변의 여행지도 함께 들르세요. 잘 숙성된 맛있는 젓갈이 한 해 동안의 행복한 입맛을 위한 준비라면, 바람에 찰랑거리는 멋진 억새밭과 정겨운 포구기행은 행복한 마음을 위한 준비겠지요?
덧붙이는 글 | '김장 담그기 행사' 응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