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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2007 아시아-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AALF)이 8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개막식을 열고 7일간의 공식 여정에 들어갔다. 이번 행사는 냉전체제가 무너진 이후 근 20여 년 만에 이루어졌다.


1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막식 행사엔 아시아 작가 28명, 아프리카 작가 40명, 국내의 작가 249명 등 총 300여 명이 참석해 두 대륙 간의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AALF의 공식 주제는 ‘경이로운 충돌’이다. 이 주제는 그동안 문학의 변방에 머물렀던 두 대륙 작가들의 만남과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주최측은 아시아-아프리카 두 대륙 작가들의 만남이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거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하자센터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노리단’의 축하공연과 사회를 본 영화배우 문상근 씨가 고은 시인의 시 ‘성묘’를 낭송하는 퍼포먼스로 막을 올렸다. 이날 백낙청 AALF 조직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아시아-아프리카 문학인들이 지역과 인종, 국적과 사상을 초월해 만난다는 사실에 벅찬 감회를 억누리기 힘들다”며 “이제 초강대국의 일방통행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또 그는 글쓰기를 통해 대립보다는 연결에 힘쓰고 무엇보다 인류문명의 존속과 진전에 두 대륙 작가들이 노력하여야 한다고 말하며 이제는 “여성과 어린이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자 하며, 인류의 오랜 숙원인 전쟁반대와 평화를 위해 우리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며 인류와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감싸 안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 위에 오른 고은 시인은 연설에서 “제 3세계라는 이름은 이제 폐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껏 우리는 무미건조한 제3세계라는 이름을 상투적으로 써왔다며 이젠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남아메리카를 3세계라 부르고 미국과 소련 등을 제 1, 2 세계라 칭한 것은 오만하기 짝이 없는 서구중심의 발상”이라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프리카-아시아는 더 이상 두 세계 밖의 종속적이며 주변적인 것이 아니라 강조하며 “우리는 우리를 규정해 온 이름을 단호하게 폐기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그는 아프리카에 대한 강한 애정과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아프리카의 고통은 인류양심의 척도가 어디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아프리카의 국경은 아프리카의 자연이나 유구한 전통과 상관없이 서구침략주의가 임의로 그어 놓은 죽음의 직선으로 되었습니다. 소말리아 어린이들의 아사(餓死)는 서방세계의 부(富)에 대한 강력한 부정을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인류의 이상을 표상하던 광활한 환경은 사막화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문학을 통해서 문학인들이 그런 아픔을 씻어야 하며 이번 만남이 “하나로 박제되고 하나의 규범에 갇히기 위한 만남이 아니라 서로 다른 하나들이 만나서 여럿이 되는 눈부신 친화를 위한 만남”이라고 강조했다.

 


고은 시인의 뒤를 이어 연단에 오른 <붉은 수수밭>의 작가 중국의 모옌은 “우리는 문학 때문에 만나고 문학 때문에 인간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서양의 문학은 세계문학의 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반면 아시아-아프리카 문학은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다”면서 “오늘날 아시아-아프리카 문학은 세계문학의 중요한 구성원이 되었다”고 강조하며 아시아-아프리카 문학의 위상이 높아짐을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아프리카의 문학이 아시아-아프리카를 뛰어넘어 세계의 독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자신의 국가와 민족, 개성 등 자신만의 선명한 색채를 지닌 작품을 창작해야 한다”고 하면서 보편성에 함몰되지 말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집트의 소설가이면서 여성운동가인 나왈 엘 사디위는 “정의가 없다면 한 나라에, 집단에, 가정에 평화는 없다”며 정의가 부재 상태인 작금의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이라크와 팔레스타인들이 처한 현실을 예를 들면서 지금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나 국제전범재판소는 “권력의 편에 서있지 정의의 편에 서있지 않다”며 서구 강대국들의 이중 잣대를 꼬집기도 했다.


태그:#아시아-아프리카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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