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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오마이뉴스-한림대 기자상 응모작입니다. 김보람 시민기자는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인터넷미디어 전공 4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대학 4학년이라면 아니 취업 준비생이라면 다들 '취업'이라는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수많은 취업 준비생 중 한명입니다.

2007년 말이 다가오고 있는 요즘 하반기 공채가 한창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는 저는 더욱 굳은 마음을 먹고 아르바이트도 하며 취업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취업준비 하는 자체가 몸도 힘들고 심적 부담감이 커서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지만 잘 될거라는 믿음과 난 할 수있다는 자신감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정말 가고싶었던 회사에서 서류도 통과하지 못하고 떨어졌습니다. 준비과정, 마음부담,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더욱 힘든건 그냥 '탈락'이란 사실 그 자체였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자만이었나 봅니다. 저 자신한테 실망했고 무엇보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께 도저히 사실을 말씀드리기가 힘들었습니다.

오늘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소식을 기다리고 계실 것 같은 부모님 생각에 무거운 마음으로 핸드폰을 들어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찬바람에 손이 시렵고 마음은 꽁꽁 얼어붙었지만 그 무엇보다 입이 떨어지지 않는 그 순간이 멈춰 버렸으면 좋을 정도 였습니다. 떨어졌단걸 확인했던 순간에도 꾹 참았지만 따뜻한 목소리로 받아주시는 아버지 목소리를 듣자 애써 참아왔던 눈물이 울컥 쏟아져 버렸습니다.

그렇게 저는 오늘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길 한복판에서 조심스럽게 눈물을 훔쳐냈습니다. '죄송해요'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짧게 통화를 끊고 지하철로 향하는 내내 가슴이 터질것만 같았습니다.

아버지께서 힘들게 직접 써서 보내주신 문자
▲ 아버지의 문자 아버지께서 힘들게 직접 써서 보내주신 문자
ⓒ 김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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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저의 핸드폰으로 '아빠딸 사랑해 절대 실망하지 마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그 문자를 받고 어찌나 죄송하고 마음이 아프던지 어디로든 미친듯이 달려가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전화기에 대고 제가 소리내어 울지 못하는걸 아셨는지 저를 위해 힘들게 직접 문자를 써서 보내주신 것이었습니다.

취업이 아무리 힘들어도 끝없이 준비하고 노력해서 저 하나 바라보시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께 꼭 기쁜 소식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취준생'인 저는 하루를 48시간처럼 살려고 노력하려 합니다.

"아빠 감사해요.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소식 알려드릴 수 있도록 해볼께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태그:#취업, #공채, #사랑, #문자,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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