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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컬렉션이 지난 26일 막을 내렸다. 서울컬렉션은 개막을 앞두고 SFAA(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 회원들과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중견 디자이너들이 상당수가 불참해  일정이 단축되면서 반쪽 행사가 됐다.


목소리 큰 디자이너 단체인 SFAA와의 갈등은 주최측이나 다른 디자이너 단체 등과의 입장 차이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것이었고 그런 배경에는 쌍방 모두에게 잘못이 있었다. 문제는 그런 분열 보다 행사를 진행하는 주최측의 기획력과 홍보력 부재 등에 있다.

 

당초 패션업계는 SFAA의 불참으로 인해 규모가 축소 됐지만 오히려 주최 측이 심기일전해 과거 보다 더 나은 컬렉션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결과는 엉망이었다. 한마디로 국제적인 컬렉션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만큼 썰렁함 그 자체였다. 

 

이번 2008 봄/여름 서울컬렉션에도 서울시 자금 1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패션 작품들은 참가 디자이너들이 부담했기 때문에 예외로 두고 패션쇼 장소와 진행, 바이어 초대, 해외홍보 등에 10억원이 고스란히 들어 갔다는 것이 주최측의 주장이다.


그런데 행사가 끝나고 나자 여기저기서 주최측이 돈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컬렉션 기간 동안 학생들을 제외하고 얼마나 많은 일반 참관객이 다녀 갔느냐는 것이다. 또 바이어는 해외에서 얼마나 와서 어느 정도의 계약을 성사 시켰느냐가 서울컬렉션을 평가하는 척도다.


그런데 이번 행사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홍보면에서도 주최측이 전력 투구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행사 기간동안 기자가 주위 사람들에게 서울컬렉션이 개최되는지 아느냐고 묻자 상당수가 모른다는 답변 일색이었다.


심지어는 섬유패션업계 종사자들마저도 행사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았다. 일부 인사들은 서울컬렉션에 역량 있는 디자이너들이 보이콧트 해 엉망이 됐다는 부정적인 뉴스만 접하고 있었다. 서울컬렉션이 신진 디자이너의 등용문으로 어느 정도 역할을 했고 수주전을 확대하려는 노력 등이 엿보였지만 결국 성적은 좋지 못했다.


서울컬렉션이 개최된다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홍보비를 어디다 사용했는지 주최측은 밝혀야 한다.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돈의 사용처를 밝힘은 물론 서울컬렉션이 요식 행사가 아닌 명실 상부한 국제적인 행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디에다 돈을 써야 하는지 기획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서울컬렉션의 비효율적인 운영은 서울컬렉션 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상당수의 섬유패션 행사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무작정 비판만으로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지만 그렇다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도 안될 것이다.


어려운 여건하에서 정부나 자치 단체에서 지원되는 돈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것은 섬유패션업계로서는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비판없이 대충 얼버무리는 식으로 행사를 마무리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시가 돈을 지원했기 때문에 서울시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할 수도 있지만 그 입김이 제대로 된 컬렉션을 만들지 못했다면 당연히 책임도 져야 한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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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패션저널(www.okfashion.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패션, #컬렉션, #섬유, #서울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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