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의 '한 방'이 삿포로에서도 터졌다.

 

'일본프로야구 신입생' 이병규가 최고의 무대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병규는 28일 일본 홋카이도현의 삿포로 돔에서 열린 2007 일본시리즈 2차전 주니치 드래곤스와 니혼햄 파이터스의 경기에서 7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귀중한 2점 홈런을 터뜨려 주니치의 8-1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1차전에서 니혼햄의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에게 완투패를 당한 주니치는 이날 8안타를 몰아치며 니혼햄의 투수진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전날의 패배를 말끔히 설욕했다.

 

'절치부심'의 홈런은 바로 이런 것

 

 일본시리즈 2차전에서 2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는 이병규

일본시리즈 2차전에서 2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는 이병규 ⓒ 주니치 드래곤스

전날 열린 1차전 경기에서 이병규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만도 했다. 한국무대에서는 어떠한 공도 척척 쳐내는 '안타 제조기'로 불린 그였지만 니혼햄의 선발투수로 나선 일본 최고의 투수 다르빗슈 유 앞에서는 1루도 한 번 밟아보지 못하고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차전에서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2회 첫 타석에서 파울을 친 것이 상대 포수에게 잡히며 허무하게 물러났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1사 2, 3루의 좋은 타점 기회를 잡았지만 2루수 땅볼에 그치고 말았다.

 

이병규가 타격감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사이 주니치 타선은 4점을 뽑아냈다. 팀은 앞서가고 있었지만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던 이병규로서는 조급함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절치부심하던 이병규는 곧바로 '한 방'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주니치가 4-1로 앞서 있던 6회, 주자를 1루에 두고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는 니혼햄의 구원투수 오시모토 다케히로가 던진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1차전 경기를 포함해 5타석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던 이병규가 자신의 일본시리즈 무대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것이다. 이병규 역시 이번 홈런을 무척이나 기다렸던 듯 공이 담장을 넘어가자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이병규의 홈런으로 니혼햄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놓은 주니치는 이후 2점을 더 보태 8-1의 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4안타 1득점에 그쳤던 주니치로서는 공격에서 우승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경기였다.

 

이로써 이병규는 올해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의 제1스테이지와 제2스테이지, 그리고 일본시리즈에서 모두 홈런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만 3개의 홈런을 터뜨린 '해결사'가 된 것이다.

 

이와 반면 빈약한 타선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니혼햄은 1차전과 2차전을 통틀어 6개의 안타를 치는 데 그치고 말았다.

 

주니치와 니혼햄은 서로 1승 1패를 기록하며 오는 30일 주니치의 홈구장인 나고야돔으로 장소를 옮겨 일본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2007.10.29 08:15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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