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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선과 평화전선 모두에서 정면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경제전선에서 우리는 지난 1주간 가치전쟁을 벌였다. 유럽과 미국에서 냉전이후 정치지형은 이념전쟁에서 가치전쟁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의 이번 대선은 민주 반민주, 개혁 반개혁이라는 포괄적 전선에서 가치전쟁으로 변하고 있다.

 

경제전선에서 가치전쟁을 대표하는 상징어는 행복과 성공이다. 정동영 후보는 가족행복시대를 추구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국민성공시대를 표방하고 있다. 행복이냐, 성공이냐로 대별된다.

 

정동영 후보의 행복은 연대이자 배려다. 나눔이다, 성장을 추구하면서 그 과실을 함께 나누자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의 성공은 경쟁이자 서열이다. 약육강식이다. 이명박 후보는 자신도 이건희 회장에 비하면 비정규직과 다름없다고 했다. 서열화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서열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경제도 교육도 모두 서열이다. 눈물없는 세계이다. 이 세계에서는 정말 소수만이 성공을 말할 수 있다. 이명박 후보도 이건희회장에 비하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하지 않는가.

 

국민소득 5천달러 시대가 되면 오리털 파카옷을 사입는다. 1만달러 시대가 되면 가죽옷을 입는다. 1만5달러 시대가 되면 몸을 돌본다. 누구나 조깅을 하고 마라톤 매니어가 생겨난다. 2만달러 시대가 되면 삶의 질과 가족의 가치를 추구한다.

 

지난 산업화 시대 가족은 우리의 힘이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장손의 성공이 집안의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희생했다. 고통스러웠지만 추억은 행복으로 남아있다. 지금 가족은 붕괴되고 있다. 사회가 40·50대 가장을 버리고 가족도 외면했을 때 가장은 산으로 갔다. 오직 산만이 품어주었다. 어머니들은 가장을 대신해 생업을 찾았다. 노후는 불안하다.

 

다시 가족으로 가자. 가족의 행복을 국가가 책임지자. 그것이 정동영 후보가 추진하는 가족행복시대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자.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내로 줄이자. 모든 아이들이 맞춤형 교육을 받도록 하자. 기업은 학교에 투자하도록 하자.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자. 주요 질병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자. 정년을 70세까지 연장하도록 하자.(정동영 후보의 정년 70세 공약 발표이후 싱가포르에서 바로 정년 65세 입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자리 고통에서 해방하고 노후가 안락하도록 하자. 노후를 국가가 봉양하도록 하자.

 

반대로 이명박 후보가 집권했을 때를 상정하자. 우리 사회가 지난 10여년간 추진해왔던 무형의 가치는 사라질 것이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의 주체는 이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고민하고 살아왔다. 반면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세력은 연줄과 로비와 유착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개혁을 고민해 본적이 없다. 오직 부정한 성공만을 꿈꾸어 왔던 사람들이다.

 

이명박 후보는 유형의 자산만을 고집한다. 한나라당에서도 토목출신 강조하려고 하는가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그는 모든 정책을 콘크리트로 구체화하려한다. 그리고 실적으로 평가한다. 그것만이 정책의 성공 유무를 판가름하는 기준이다. 지식경제시대와는 도저히 맞지 않는다. 그런 성공지상주의가 10년전 외환위기를 초래하지 않았는가. 11월이면 외환위기를 맞은지 딱 10년이 된다. 그 춥고 스산한 겨울을 벌써 잊었는가. 다시 이명박 후보의 주변에는 외환위기의 주역들이 모이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지원하고 있지 않은가. 이명박 후보가 집권하면 그래서 역사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간다.

 

가족행복시대를 통해 진화와 전진을 불가역적인 것으로 만들 것이냐. 정경유착을 타파하고 평화번영시대를 개척한 발판의 10년을 지속시킬 것이냐, 아니면 피와 살점이 뚝뚝 떨어지는 약육강식과 정글의 세계로 갈 것이냐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언어의 경박성, 도덕의 저열성, 정책의 특권성은 결코 시대를 전진시킬 기관차가 아니다.

덧붙이는 글 | 민병두 기자는 대통합민주신당 국회의원입니다. 이 글은 “‘개성동영’이 ‘운하명박’을 이긴다”에 이은 2탄입니다.


태그:#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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