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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세계지식포럼'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의 강연대결이 벌어졌다.
▲ 강연대결 벌이는 이명박-정동영 후보 18일 오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세계지식포럼'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의 강연대결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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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세계지식포럼 행사장에서 잠시 만나 악수를 나눴다. 먼저 강연을 마친 이명박 후보와 강연을 위해 행사장에 들어서는 정동영 후보는 강연장 밖 복도에서 잠시 만나 짧은 인사말을 건넸다.
▲ 스치듯 10초 만났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세계지식포럼 행사장에서 잠시 만나 악수를 나눴다. 먼저 강연을 마친 이명박 후보와 강연을 위해 행사장에 들어서는 정동영 후보는 강연장 밖 복도에서 잠시 만나 짧은 인사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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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같은 자리에서 연설 대결을 벌였다. 정 후보가 당 경선에서 후보로 당선된 후 처음이다.

두 후보는 18일 <매일경제> 주최로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07 세계지식포럼'의 대선주자 강연에 참석해 연달아 연단에 서 경제·교육 정책을 두고 격돌했다.

대표적으로 대립을 보인 것은 금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 금지) 문제. 이 후보는 "현재 우리나라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추어 너무나 경직적인 금산분리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금산분리 원칙의 폐지 견해를 밝혔다. 반면 정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의 완화는 특정 재벌을 편든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금산분리 원칙의 고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정 후보는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계획, 교육정책 등을 거론하며 날선 비판을 했다.

그러나 두 후보는 서로의 강연을 지켜보진 못했다. 이 후보가 강연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 들어서는 정 후보와 맞닥뜨렸지만 간단한 인사말만 나눴다.

[이명박] "자본의 금융참여 막지 말자, 그게 글로벌 스탠더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세계지식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세계지식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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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금산분리 원칙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현재 우리나라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추어 너무나 경직적인 금산분리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금산분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는 영미권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유럽연합(EU)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의 예를 보면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사전적·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별로 많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들의 은행소유자를 보면 산업자본보다는 기관투자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원칙적으로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금지하지 않더라도 감독당국이 은행 소유주에 대한 엄격한 적격성 검사(fit-and-proper test)를 하고 있다, 은행의 대주주가 되면 산업자본 역시 은행에 준하는 회계감사를 받는 엄격한 감독대상이 된다"며 "우리나라도 이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산업자본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필요는 없고, 감독을 철저히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후보는 일부 국책은행의 민영화 방침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정부기능이 상실된 국책은행은 민영화를 고려해야 한다"며 "그 재원으로 유망 중소기업의 투자와 미래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저는 어떻게 하면 기업이 투자하는지 오랫동안 현장에서 체험했던 사람"이라며 "저는 시장에 파란 신호등이 켜지게 할 것이고 대한민국을 투자 매력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이스터고·자립형사립고, 부자 위한 학교 아니다"

집권하면 대입제도를 자율화하겠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 후보는 "현재의 하향평준화 정책으로는 더 이상 인재 양성도 교육 선진화도 어렵다"며 "저의 교육 정책은 획일화와 하향평준화를 넘어 특성화와 상향평준화를 지향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는 "우수한 사람이 우수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며 "대학 입시를 자율화 해서 그 대학에 맞는 인재를 뽑게 만들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 후보는 "운동하는 학생이 여러 과목을 다 공부할 필요가 없다, 음악 하는 학생에게 수학을 공부하게 할 필요는 없다"며 "음악만 잘 하면 된다. 그 학생은 음악의 소질을 개발해 음악에 특화된 고등학교에 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대학 입시를 자율화하면 본고사가 사실상 부활하리란 예상도 일축했다. 이 후보는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 자율권을 주면 전부 본고사가 부활돼 다시 (수험생들이) 과외를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지금 우리 대학들이 다시 30년 전으로 돌아가 본고사를 (부활)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자신의 교육정책을 여권과 시민사회가 비판하는 데 대해서도 "최근 제가 교육정책을 발표하면서 자립형 사립고·마이스터교·기숙형 공립고교 등을 통해 고등학교 교육을 다양화하겠다고 하니까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하지만 세계 유수의 사립학교들은 고액의 등록금을 받는 대신 정원의 일정비율을 저소득층의 우수한 학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금산분리 폐지? 특정 재벌 편든다는 오해 살 수 있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세계지식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세계지식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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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후보는 이날 연설의 상당부분을 이 후보 비판에 쏟았다. 특히 정 후보는 경제·교육 정책에서 특히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정 후보는 우선 금산분리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한국의 대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적극적 투자 마인드가 살아날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겠다"며 "그러나 공정경쟁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는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세계적인 금융 강국인 영국과 미국이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고 있다, 금산분리 원칙의 완화는 특정 재벌을 편든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금산분리 원칙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불과 10년 전에 재벌이 종금사를 소유해 사금고화함으로써 외환위기의 발단이 됐다"며 "다시 강자만 살아 남는 정글 자본주의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계획도 비판했다. 정 후보는 "저는 운하를 파는 대신 항공우주산업 강국을 만들겠다"며 "운하는 수나라·당나라 이후 새로 판 적이 없는 시대착오적이고 환경파괴적인 토목 프로젝트"라고 규정했다.

정 후보는 "항공우주산업은 경제·기술적 파급효과가 조선과 자동차의 3배"라며 "2025년까지 달나라에 과학탐사기지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외교·교육 정책에서도 이 후보와 차별화를 꾀했다. 정 후보는 "뒷거래와 비선으로 미국 대통령을 만나려다 국가 망신을 시킨 저자세·저품격 외교로는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없다"며 "당당한 외교, 능력있는 외교, 품격 있는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을 외교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300개 특성화고 설립 정책은 고교 입시의 부활"

또한 정 후보는 이 후보의 300개 특성화 고교 설립 정책은 '고교 입시의 부활'이라고 규정했다. 정 후보는 "얼마 전 야당 (이명박) 후보가 말한 300개 특별고 설립은 고교 입시의 부활이자 고교평준화의 해체"라며 "20~30%의 특별한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중학교는 입시지옥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후보는 "(이 후보 정책대로라면) 우리 사회는 교육 양극화를 통해 사회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입시부활·평준화 해체·정글사회로 가는 입시 정책을 택할 것인지 국민들의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교육혁명을 위한 사회적 대협약에 착수해 땜질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처방을 내겠다"며 "대학들을 분야별 특성화 대학으로 길러내 서열화를 깨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는 오후 1시부터, 정 후보는 오후 1시 30분부터 각각 30분씩 연설했지만 서로의 강연을 듣진 못했다.

다만 이 후보가 연설을 마치고 나서다가 들어오는 정 후보와 맞닥뜨렸지만 악수를 나누며 "아이구, 이따가 보자"(이명박), "건강 조심 하시라"(정동영) 정도의 짧은 인사만 했다. 두 사람이 마주한 시간은 10초 정도로 짧았지만 그 순간을 잡기 위해 카메라 플래시는 연방 터졌다.


태그:#이명박, #정동영, #금산분리, #세계지식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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