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07년 10월 14일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창조한국당(가칭) 발기인대회가 열렸다. 회의장 좌석은 1800석,  앉을 자리가 없어 벽면을 따라 사람들이 빼곡히 서 있었다.  바깥 로비에서도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행사 참석자 숫자는  대략 3000여명.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

 멀리 대전에서 올라 온 정모씨(47세)는 "2002년 개혁당 창당식도 여기 같은 장소에서 했지만 그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오늘은 진보도 보수도 아닌 양심세력들이 집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정당의 대회장은 동원된 인력으로 채워지는 것이 대부분인데 오늘 창당발기인대회장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한다. 자못 흥미롭고 신선한 일이다.  사람들의 면면을 쭉 훑어보았다.  창당대회장에 아이들과 함께 온 부부들도 여기저기 보이고, 젊고 혈기 왕성한 20대 30대 뿐만 아니라 안정감있고 중후한 40~50대도 많이 보였다. 또 기존 정치인이나 정당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학자, 전문가, 시민운동가, 일반 소시민들로 대회장이 채워진 것 같다. 
 
 대회장의 진행과 발표자들의 표현이 서툴고 매끄럽지 못할 때도 있었다. 구호를 외치고 환호성을 지를 때 참석자들은 부끄러워 옆사람 눈치를 보며 머뭇머뭇거렸다. 어떤 지지자는 "구호 외칠 때 처음에는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부끄럽고 쑥스러워습니다. 문국현 문국현 하고 구호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추어라서. 근데 옆에서 다들 하니까 차츰 따라서 구호를 외치게 되었습니다"라고 자신의 속내를 말했다. 대회 참석자들 대부분이 자신과 같은 소시민들이며, 그래서 순수하고  진실하다고 이야기했다. 
 
 
     
 
  대회장에 들어서자 입구 뒷편에서 사람들이 뭔가를 열심히 붙이고 있었다. 가서 보니 창조한국당에 바라는 글을 쪽지에 적어 설치된 게시판에 붙이는 중이었다.  게시판은 삼면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미 벽면 가득히 쪽지들로 도배되어 있었다. 녹색티를 입은 어떤 문함대 회원은 어린 아이를 무등 태워 평화의 상징인 하얀 비둘기의 머리에 바램을 적은 쪽지를 붙이게 하였다. SBS방송국 카메라 기자는 그 장면을 놓칠세라 옆에서 열심히 렌즈를 앞으로 뒤로 조준하며 영상을 담고 있었다.
 
 
대구에서 올라 온 이는 문후보가 대선에서 꼭 승리하기를 기원하면서, 멀리 경남 마산에서  올라 온 김모씨는 세상이 더욱 더 맑고 깨끗하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광주에서 올라 온 이모씨는 사람이 존중받고 서로에게 희망이 되는 그런 멋진 세상을 문후보가 만들어 주기를  바라면서 그렇게 쪽지를 힘차게 붙였을 것이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 진다고 했던가. 왠지 오늘은 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진다.
 
 
 
 
대회장 입구에서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시민들이 줄을 서서 컴퓨터로 입당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나중에 문국현 대통령후보도 대회장에 입장하기 전에 여기에서 입당서를 작성하였는데 기자들이 이 모습을 사진에 담기위해 순간적으로 왕창 몰려드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대회가 열리는 실내는 조금 어두운 편이었는데 문후보가 안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바람에 순간 문 후보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는 듯 보였다. 
 
문 후보가 대회장에 나타나자 참석자들은 "문국현! 문국현!"을 외치며 기쁘게 환영했고 문 후보도 두 손을 번쩍 들어 시민들의 환호에 응답했다. 중앙 통로에 서있던 시민들은 문 후보에게 다가가 악수를 요청했고 문 후보는 한 사람 한 사람 친절하게 손을 잡고 응대했다. 행사가 진행중일 때도 연단에 올라가 내려오는 사람들을 붙잡고 문 후보는 깍듯하게 고맙다며 악수를 나누었다.
 
 
 
 
대회장 입구 뒷편에는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의 손등에 아가씨들이 예쁜 그림과 글씨를 그려주고 있었다. 꼬맹이들은 부모 얼굴 과 언니들의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신나서 까르륵거리며 즐거워하였다. 예쁜 그림을 그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붓끝을 이리저리 옮기는 언니들의 모습이 하도 진지해서인지 천진난만한 요정들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입과 몸을 잠시 침묵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미래의 희망동이들은 이내  환한 웃음과 깜찍한 재롱으로 경건한 언니들의 얼굴을 순식간에 웃음바다로 만들어 버린다.    
 
 
 
 
행사 마무리에 지지자들은 반짝이를 들고 문 후보를 응원했다.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창조한국당과 문국현 대통령후보의 앞날을 축복했다. 순간 연단에 서있든 문 후보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금새 눈물이 글성거렸다. 정말 눈물이 많은 사람인가보다. 자그마한 일에도 감동받는가 보다. 그래서 아무 인연이 없음에도 사람들은 인간 문국현을 좋아하는가 보다.  서민들의 고통과 서러움을 이해하고 아픔을 함께 하려는 그를 사람들은 사랑하는가 보다. 
 
평범한 회사원인 박모(46세)씨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요즘 내가 문국현에게 바람났다. 이전에는 퇴근 후에 TV를 보며 생활했는데 요즘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을 한다. 갑자기 아버지가 안하던 짓을 하니까 아이들이 아빠 혹시 바람난 것 아니냐며 걱정을 한다. 근데 내가 진짜 애인을 만난 것 같다. 요즘 연애감정을 느낀다. 애인을 만난 것 같다.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왜 이럴까. 나이 50을 바라보는데. 근데 정말 그를 사랑하고 싶다."
 
그는 술잔을 부딪히면서  건배구호도 이렇게 외쳤다.
"떴다 떴다"   " 문국현!"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문국현!"
 
또 이렇게도 건배한다.
"사람이"   "희망이다!"
"우리정치"   "푸르게 푸르게!"라고.
 
이들의 바램처럼 우리 정치가, 세상이 더욱 푸르게 푸르게 되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중복게재 없음.


#문국현#창조한국당#창당발기인대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