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11일에 이어 12일 서울 여의도당사 사무처 직원들을 '격려' 방문했다.

 

대선을 맞아 사무처 직원들의 출근시간을 오전 8시30분에서 7시30분으로 한 시간 앞당기고 밤 10시까지 순환 당직근무를 도입한 뒤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오자 직원들을 다독이기 위한 목적의 방문이었다.

 

이 후보가 이날 오전 8시40분경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경선 캠프 사무실이 있던 용산빌딩 3층에 마련된 뉴미디어팀 사무실. 이 후보가 "창문을 좀 열어라. 환기를 좀 시켜야겠다"고 하자 진성호 팀장이 경선이 끝난 후 '불복' 농성을 하고 있는 박근혜 의원 지지자들 얘기를 꺼냈다.

 

진 팀장 "(농성자들을 가리키며) 여기가 시계다. (저들이) 시끄러우면 후보님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후보 "듣는 사람보다 소리 지르는 사람들이 더 힘들지... 안 그래? 참아야지, 저기 사람들이 더 힘들 거 아냐? 우리는 가만히 듣고만 있으면 되는데..."

 

디지털팀에서는 출산을 앞둔 여직원이 이 후보를 맞이했다. 여직원이 "아들을 낳을 것 같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아들딸 생각하지 말라. 건강한 아이만 낳으면 된다"고 당부했다.

사무처 방문을 마친 이 후보는 홍보국 직원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이 후보, 정무위 파행 소식에 "여의도가 이렇구나" 탄식

 

이 후보는 "아침에 일찍 나오는 게 힘들겠지만, 앞으로 68일 동안만 고생해달라"며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당시 회사 여직원들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할 때 아침 6시 반까지 출근하라고 했더니 여직원들은 '화장을 해야 하니 조금 늦게 출근하면 안 되냐'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저녁 때 화장을 하고 자면 어떻겠냐'고 답한 적이 있다. (일동 웃음) 여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때 아침 4시에 집을 나서서 회사를 다니다가 미국 시애틀로 이민 간 직원을 최근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그 직원이 미국의 큰 광고회사 간부가 됐는데 '그때는 일찍 출근하라는 게 불만스러웠는데, 그 정신으로 미국에 가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성공했다'고 하더라."

 

홍보국 김영중 팀장이 "당사에서 일하는 청소부 한 분이 후보와 악수를 하고 싶어 하는데 감히 오지 못한다"고 전하자 이 후보는 "걱정하지 마라. 나도 청소부 출신이니까..."라고 농담으로 되받았다.

 

전날 TV토론에 열중하느라 밤늦게 있었던 국회 정무위 파행 사태에 대해서는 미처 보고를 받지 못했는지 이 후보는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 등이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에 약간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임태희 비서실장이 "(신당이) 표결을 강행하다가 몸싸움이 있었다"고 보고하자 이 후보는 "왜 강행하나? 타협하고 말로 해야지"라고 말했다. 그는 진 의원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에 "다치긴 많이 다쳤냐? 아이고, 여의도가 이렇구나"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BBK 금융사기 사건의 장본인 김경준씨의 귀국과 관련해 얘기할 때는 후보와 임 실장의 말이 뒤섞이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임 실장 "손님 만날 시간인데 일어나셔야..."
이 후보 "어, 그래? (갑자기 화제를 돌리며) BBK 그 사람(김경준 - 필자 주)은 왜 또 갑자기 오려고 해? 오라고 해도 그렇게 안 오려고 하더니...
임 실장 "(손님이) 먼데서 오셨으니까 그렇겠죠?"
이 후보 "(잠시 생각한 뒤 임 실장을 다그치며) 아니, BBK말야." (일동 웃음)

 

이 후보는 "그렇게 안 오려고 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온다고 해? 뭐 좋은 일 있나?"라고 김씨의 귀국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노 대통령의 NLL 발언에 대해서는 "지금 시점에서는 (대통령이) 말씀을 안하는 게 좋겠다. 앞으로 남북한이 논의해야 하는데 협상 기술상으로도 안 좋다"고 논평했다.

 

그는 기자실 폐쇄와 관련해서는 "군사정권 시절에도 그런 일이 있었나? (없었다면)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는 거네"라고 비꼰 뒤 "공보실에서 기자실 못질 안 하고... 한나라당은 괜찮은 편"이라고 자찬했다.

 

이 후보는 오후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샬롬의 집’에서 외국인 주부 30여명을 만나 우리사회에서 점점 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문제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태그:#이명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