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전 고종수

대구전 고종수 ⓒ 대전시티즌


고종수는 9월 30일, 광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7 23라운드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1-1 동점 상황이던 후반 25분 브라질리아의 패스를 이어받아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전남 소속이던 2005년 6월 15일 포항 전 이후 2년 3개월 여 만에 터트린 골 맛! 지난 22일 대구 전 어시스트에 이은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2년여 만에 맛본 골 맛에 너무 기쁜 나머지 부상위험으로 하지 않았던 특유의 '덤블링 골뒤풀이'를 선보여 대전 팬들을 즐겁게 했다.

'천재' 고종수, 그의 파란만장한 축구인생

수원 입단식  수원 입단식

▲ 수원 입단식 수원 입단식 ⓒ 수원삼성


고종수 는 광주 금호고 시절부터 '축구 천재'로 주목 받았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공간 창조능력, 특유의 왼발 프리킥 능력까지… 그야말로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스포트라이트 받았다.

그는 1996년 수원삼성의 창단 멤버로 프로축구에 데뷔한다. 그리고 정확히 2년 후에 열린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고종수는 137분간 출장하며, 세계 선수를 상대로 유일하게 기술력이 통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멕시코 ,네덜란드, 벨기에의 오른쪽을 괴롭히며 마음껏 플레이하던 한국 22번의 플레이를 보며, 당시 프랑스 언론은 이런 기사를 남겼다.

"한국의 22번은 한국팀에서 유일한 브라질 식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상대 수비수를 농락하는 화려한 드리블과 발 빠른 측면 돌파 능력에 최고의 왼발 프리킥을 두루 갖춘 선수. 비록 대표팀은 1무 2패로 예선 탈락하였지만 고종수는 일본의 에이스 나카타 히데토시와 함께 아시아 축구를 이끌어 나갈 재목으로 평가 받았다.

고종수의 플레이는 시간이 갈수록 농익어갔다. 1999년 포항의 이동국, 대우의 안정환과 함께 프로축구 중흥기를 이끈다. 90년대 후반 고종수의 성적표를 보면 입이 벌어진다.

1997년 아디다스컵 최다 어시스트 상, 1998년 프로축구 최우수 선수상을 연속 수상하며, K리그 성공신화를 이어 나간다. 2001년 AFC(아시아 축구연맹) 이달의 선수상에 뽑히며 '아시아의 축구 천재'로 주목 받았다.

 고종수(프랑스 평가전)

고종수(프랑스 평가전) ⓒ 대한축구협회


그에게 찾아온 시련의 5년, 축구인생 최대의 위기

2001년, '히딩크의 황태자'로 평가받으며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후 히딩크의 공식데뷔전(노르웨이전)에서 선취골을 작렬하며 히딩크호의 해결사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너무나 높은 곳으로 일찍 올라간 탓일까? 슬럼프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던 그에게 시련의 계절이 찾아왔다.

2001년 이후 꾸준히 대표팀에 합류했다. 소속팀인 수원에서도 좋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고질병인 '무릎부상'과 허리통증이 그의 축구인생을 가로막았다. 결국 고종수는 한일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탈락하며, 안방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월드컵 무대의 주인공으로 서지 못한 고종수는 2003년에는  생애 첫 해외진출에 성공하였다. 일본 J-리그 교토퍼플상가로 입단했으나 그는 또 한번 좌절을 맛봐야만 했다. 입단 후 한 시즌을 뛰지도 못하고 구단이 일방적으로 '퇴출 통보'를 내린 것.

이후 무적선수로 전략한 뒤 시련의 계절을 맞는다. 이후 2004년에는 친정팀인 수원 삼성, 2005년에는 전남 드래곤즈로의 이적을 통해 고종수는 재기를 위한 구슬땀을 흘렸으나 그는 서서히 팬들에게 잊혀져가고 있었다.

대전의 사상 첫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이 고종수에 왼발에 달렸다

 대전 입단식

대전 입단식 ⓒ 대전시티즌


팬들에게 '잊혀진 천재'로 기억된 고종수, 그는 2007년 1월 대전 시티즌으로 돌연 이적하며, K리그 컴백을 준비했다. 2007년 7월, 운명의 장난일까? 수원의 K리그 재패, 아시아 재패를 이끈 한국 최고의 명장 김호 감독이 대전 시티즌의 신임감독으로 부임, '김호의 아이들' 중 애제자로 평가받은 고종수와 화려하게 재회한 것이다.

김호 감독은 부상에서 재활한 고종수를 '대전의 아이콘'으로 내세워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앙팡테리블의 복귀에 한국 축구팬들은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고종수를 지켜봤다. 9월 22일, 홈에서 열린 대전과의 K리그 22라운드 경기, 천재 고종수는 녹슬지 않은 왼발로 어시스트를 기록, 대전 이적 후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감격을 만끽한다.

브라질 삼총사인 데닐손, 브라질리아, 슈바와의 환상적인 콤비플레이로 대전의 확실한 미드필더요원으로 자리잡은 고종수, 그의 플레이는 갈수록 농익어 갔다.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의 사활이 걸린 23라운드 전남 원정 경기, 1-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25분, 브라질 특급 브라질리아의 패스가 고종수의 왼발에 걸렸다. '환상적인 왼발 결승골'로 이어지며 PO진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년 3개월여 만의 맛본 골 맛. 부상문제로 자제했던 특유의 '덤블링 골 뒤풀이'를 선보이며 고종수 골수팬들을 감동시켰다.

전남전 보여준 단 한골로 고종수가 완전히 부활했다고 단정 짓기 힘들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고종수의 투혼은 포기하지 않은 끈기와 부상 후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인내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축구인생 part. 2'에 접어든 '왼발의 마술사' 고종수, 팀 창단 최초로 k리그 6강 PO진입을 노리는 대전으로써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 고종수가 '한밭 벌의 기적'을 일어낼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모아진다.

덧붙이는 글 대전 시티즌의 향후 일정

10월6일 제주(A)15:30

10월10일 광주(H)19:00

10월14일 수원(H)15:00
대전시티즌 고종수 김호 고종수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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