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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달 28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보좌진들과 함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달 28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보좌진들과 함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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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평양 출발을 하루 앞둔 1일 청와대는 차분한 분위기다. 정상회담의 의제와 대응전략, 의전과 경호 등 모든 분야에서 준비를 끝내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45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전화를 받았다. 노 대통령은 반 총장에게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한의 막힌 곳을 뚫어 한반도 평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동북아 평화협력의 질서를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유엔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했다.

반 총장은 이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확고한 기반 구축과 동북아 안보에 증진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반기문 총장 "한반도 평화위해 모든 노력 기울이겠다"

노 대통령의 1일 공식일정은 이날 오전 11시에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59주년 기념식 하나뿐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다룰 것"이라면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화되면 군사적 신뢰구축과 평화협정, 군비축소 같은 문제도 다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회담 의제의 한 자락을 풀어놓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계룡대로 가는 전용열차안에서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인 문재인 비서실장,백종천 안보실장 등 참모들과 회의를 가졌다. 청와대로 돌아온 뒤에는 다시 정상회담 구상을 가다듬는 데 몰두하고 있다. 문재인 비서실장, 성경륭 정책실장, 백종천 안보실장과 산책하면서 회담을 하루 앞둔 소회를 나누기도 했다. 산책에는 권양숙씨도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2007남북정상회담의 관건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소통문제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북한체제 특성상,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경협 등에 어떤 인식을 갖고 있고, 이 문제들에 대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소통을 이뤄내느냐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런 맥락에서 노 대통령이 평양에 가져가는 노트북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다른 정상회담에도 노트북을 갖고 가지만, 특히 이번에는 의제 논의순서, 김 위원장에 대한 설명논리, 대책자료 등을 하이퍼링크를 통해 입체적으로 정리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입체적 전략의 상징물'이라고 표현하는 인사도 있다.

2007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내외신 기자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2007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내외신 기자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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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과의 대화가 핵심

천호선 대변인은 "노 대통령께서는 의제와 관련 올라온 자료들을 심도 깊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각종 자료를 보강할 것을 수시로 지시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고쳐지고 정제된 자료와 생각, 논리를 정리하면서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노 대통령의 이번 평양방문 준비는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추석연휴 전 주인 9월 중순부터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정상회담 준비에 몰두해왔다. 지난 22일 추석연휴 시작 이후 현재까지 공식일정은 1일 국군의 날 참석 정도뿐이었다.

노 대통령은 북한 전문가들인 임동원 전 장관, 이종석 전 장관, 그리고 학계와 재계의 대북실무 경험자들에게 '과외'를 받기도 했다.

임 전 장관은 위원장의 특징 등 회담 경험을 전달했고, 이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이 남쪽을 어떻게 볼지, 우리에 대한 기억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요소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노 대통령은 지난 28일에는 비서실 참모들과 함께 2박3일간의 일정을 비디오클립과 사진 클립을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전경험했다. 방북 선발대가 직접 찍어온 자료 등을 이용해 정상회담 장소와 오·만찬 행사, 참관지와 행사에 나올 북측 예상인물들을 숙지했다. 이어 주말에도 참모들과의 브레인스토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에서 북한 노동자에게 연설로 일정 마무리

지난 3월 28일 오후 개성공단내 '좋은사람들' 공장에서 북측 여성노동자들이 남녀 속옷을 만들고 있다.
 지난 3월 28일 오후 개성공단내 '좋은사람들' 공장에서 북측 여성노동자들이 남녀 속옷을 만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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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 전체 일정에서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동을 제외한다면, 귀환일인 4일 노 대통령의 개성공단 방문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일부에게 격려사를 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대미를 남쪽의 대통령이 남북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장식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2일에는 3대혁명사업관중 중공업관, 4일에는 남포시의 평화자동차 공장과 서해갑문을 방문해 북쪽의 산업현황을 살펴본다. 서해갑문은 북한이 참관을 제안했고, 3대혁명 사업관중 중공업관과 평화자동차 참관은 우리 정부가 먼저 참관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에 24시간 비상체제에 들어간다. 청와대에 남아있는 문재인 비서실장이 통상의 1일 상황점검회의와 함께, 정부의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으로서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점검하는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정부도 총리주재로 3일과 4일에 정상회담을 뒷받침하는전략기획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 회의에는 문재인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 등도 참석한다.


태그:#노무현 ,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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