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주는 추석 연휴가 끼어 있어서 그런지 국내 뉴스 중에 인상에 남는 게 별로 없다. 대신 27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6차 6자 회담과 미얀마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같은 국제뉴스가 주요 뉴스로 부각되었다.


만평 역시 이 두 사건을 소재로 삼은 게 많다. 먼저 6자 회담 관련 만평을 보자.


6자 회담은 그 결과가 한반도의 평화와 직결되는 문제다. 특히 이번 회담은 북한이 핵시설에 대한 연내 불능화에 동의한 상태이며,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실사를 끝낸 상태에서 열리는 터라 회담성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만 회담 직전에 터져 나온 '북한-시리아 핵 커넥션 의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잔혹한 정권' 발언이 회담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경향신문> 만평은 6자 회담 직전에 일부 서방 언론에 보도된 북한-시리아 핵 거래설이 미국 내 강경파에 의해 의도적으로 흘려진 것으로 표현하며, 이로 인해 진전되는 기미를 보이던 북미 관계, 남북 관계, 북일 관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그려 냈다.


<조선일보> 만평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북한을 비롯해 미국과 맞서는 몇몇 나라들을 '철권 통치 그룹'이라 명명한 뒤,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잔혹한 정권' 발언으로 인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잔뜩 화가 난 것으로 표현했다.

 

 

지금 상황으로만 본다면 6자 회담의 성공에 유일한 걸림돌은 미국 내 강경파의 훼방이다. <경향신문> 만평은 그 대목을 한 컷 만화에 제대로 담아 냈다. <조선일보> 만평은 6자 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잔혹한 정권'이라 대 놓고 이야기하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적절한 태도 대신 그 말의 대상인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조롱함으로써 핵심은 비켜가고, 곁가지만 건드리고 말았다.


미얀마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군사정부의 독재와 거기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 그리고 유혈 진압. 많은 이들이 영화 <화려한 휴가>를 떠올렸을 것이다. 80년 광주를 직접 경험했던 이들은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몸을 떨었을 수도 있다.

 

 

신문 만평 역시 오늘의 미얀마에서 80년 광주를 봤고, 그 모습을 그렸다. <서울신문> 만평은 당시 학살의 책임자였던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지금도 유유자적하며 일정한 권력을 누리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이 미얀마보다 더 나은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당시의 학살 책임자에게 '인간 전두환' 또는 '새 시대를 열어갈 지도자'라는 찬사를 올렸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만평에서 80년 광주를 연상시키는 이번 미얀마의 대규모 시위를 찾아 볼 수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6자 회담과 미얀마 사태 두 건 모두, 사태의 진전에 따라 평화냐 폭력이냐가 결정된다. 다들 말로는 평화를 원한다고는 하지만, 폭력과 대치를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세력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폭력과 대치를 부추기는 만평에 대한 경계, 잊지 말아야겠다.


태그:#6자 회담, #미얀마 시위, #신문만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