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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 붉다."

언제 그렇게 피어났을까? 학교 앞 조회대에 꽃무릇이 활짝 피어났다. 우뚝 꽃대를 세우고 빨간 색깔로 세상을 물들이고 있었다. 붉은 꽃잎으로 자신만이 아니라 온통 열정으로 넘쳐나게 바꾸고 있다. 그 어떤 힘도 감히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꽃에서 활기 넘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땅에서 솟구쳐 나왔으니, 그 자체만으로 힘이 넘쳐나고 있다. 흙을 뚫고 솟아난 꽃대가 그렇게 강력하게 보일 수가 없다. 꽃대 위에 피어난 꽃 이파리들이 어찌나 화려하고 왕성한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힘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가느다랗게 뻗어나간 꽃 이파리들이 모두 하늘을 향해 있으니, 덩달아 힘을 얻을 수 있다.

 

꽃은 어린이들의 자라는 모습을 닮아 있다. 새 학년이 되어 처음 만나게 되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연약하기만 하다. 저렇게 작고 약해 보이는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학년 교실에 처음 들어섰을 때의 느낌이었다. 병아리들이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이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들과 함께 부딪히며 살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마치 훌쩍 뛰어넘은 것처럼 빠르다. 어린이들 속에서 파묻히게 되면 다른 생각은 조금도 할 수 없다. 아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어린이들의 생각은 그만큼 기발하고 참신하기 때문이다. 예측불허의 상상력에 감동하고 그것을 키워주기 위하여 노력하다 보면 하루 일과가 끝나버리는 것이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다. 한 달여 동안 보지 못하다가 다시 보게 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부쩍 자란  어린이들의 모습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계속 함께 생활할 때에는 의식하지 못하던 것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린이들의 성장은 그렇게 성큼성큼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눈앞에 나타난 꽃무릇처럼 어린이들의 성장도 마찬가지다. 뜨거운 햇살과 계속되는 가을  장마에 무엇을 해낼 수 있을까 생각하였다. 그러나 사랑의 꽃은 그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창조해낸 것이다. 어찌 우뚝하다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어린이들이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다.

 

어린이들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것은 많다. 부모님의 뜨거운 사랑은 말할 것도 없고 선생님의 열정과 정성도 필요하다. 거기에다 어린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과 탐구력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모두 다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자라는 것은 아니다. 시나브로 발전해가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힘을 내고 잘하겠다는 욕구를 키워줄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도구는 바로 칭찬이다. 어린이는 욕구 덩어리다. 무엇인가 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상태다. 이런 힘을 배가시키고 더 잘 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칭찬인 것이다. 칭찬이야 말로 가르침의 만병통치약인 것이다.

 

칭찬은 한 일에 대해서 잘했다고 격려해주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칭찬이 제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칭찬은 아무런 효력을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칭찬이 만병통치약이라고는 하지만,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칭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시기와 공간이다. 시기를 놓치게 되면, 칭찬의 효력이 반감하게 되고 공간이 일치하지 못하면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린이가 어떤 일을 해냈을 때 지체 없이 칭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난 그곳에서 이루어져야 어린이의 얼굴에서 환한 웃음이 터져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칭찬에는 방법이 있다. 소유보다는 재능에 칭찬을,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하려고 하는 의지에 칭찬하고 공개적으로 칭찬할 때 배가 된다. 애매한 칭찬보다는 구체적으로 칭찬해야 하고 말로만 칭찬해서는 안 된다. 잘 한 것에 대한 보상이 따를 때 칭찬의 효력일 커지는 것이다.

 

꽃무릇이 활짝 피어난 모습이, 칭찬을 받았을 때 환하게 웃고 있는 어린이 얼굴을 그대로 닮아 있다. 어서 빨리 칭찬을 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꽃을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칭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어린이 스스로 자신을 칭찬하게 된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무슨 일이든 당당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완주군 소재 초등학교에서 촬영


태그:#꽃무릇, #어린이, #성장,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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