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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연루 의혹'이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들의 토론회장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포문은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가 경선에 개입하고 있다'며 각을 세우고 있는 손학규 후보가 열었다.

 

11일 오후 서울 상암 DMC(디지털 미디어 시티)에서 열린 두 번째 정책토론회. 이날 주제인 경제분야 토론이 끝난 뒤, 주제가 없이 진행되는 상호토론에서 손학규 후보는 이해찬 후보를 지목했다.

 

"변양균은 이해찬 보좌관 출신"

 

손학규 후보는 이 후보가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 "청와대 변양균 전 실장에 대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한 뒤 "저도 변 전 실장을 잘 안다, 개인적인 일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고 운을 뗐다.

 

손 후보는 이어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말에 신정아씨 사건에 대한 권력층 비호 의혹에 대해 '소설같은 얘기다, 깜도 안 되는 얘기'라고 강하게 부정했지만, 이게 뒤집어졌다"며 "변 전 실장은 이해찬 후보의 정책위의장 시절 보좌관이었고,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신정아씨의 권력층 비호 인사가 변양균 전 실장의 윗선'이라는 세간의 의혹을 제기한 것. 실제 이날 오전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은 '신정아의 배후'가 변양균 실장이었다는 선에서 수사를 끝내려 해서는 안된다"며 "변 실장은 노무현 정부 들어 예산처장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승승장구했고, 여기에는 이해찬 전 총리가 한 몫 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후보는 이해찬 후보에게 "참여정부가 게이트가 없이 잘 지내다가, 결국 이런 문제가 생겼다"며 "그런 사실이 있다는 것 보다 그것을 숨기고 비호하려고 했던 것에 대해 참여정부의 핵심 총리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후보는 "변양균 전 실장은 내 보좌관이 아니었고, 정부에서 파견된 전문위원이었다"며 "오늘 한나라당에서도 그런 성명을 냈고 어떻게든 신정아와 나를 엮어볼까 하는데, 옳은 태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손학규 후보는 정동영 후보에게도 "청와대와 친노 세력에서 특정후보 배제론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는 등 청와대와의 대립각을 분명히 했다.

 

손 후보는 특히 "청와대에서는 노골적으로 손학규에 대한 배제, 노골적으로 간섭을 하는 얘기도 들었다, 오늘도 대통령이 저를 향해 무슨 말을 했다는데…"라며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노 대통령의 경선 개입이라고 하는데 민주신당과 노무현 대통령은 끊어져 있다, 노 대통령은 당원도 아니다"며 "대통령은 엄정 중립이어야 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 "한나라당도 아니고 민주신당 후보가?... 현명하지 않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손학규 후보와 관련, "요새 하는 것을 보니까 참여정부, 특히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졸렬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살얼음판을 디디는 선거 과정에서 저를 표적으로 삼는 선거 전략은, 한나라당에게는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그런 전략을 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전략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경선 때 (저와) 각을 세우고 본선 때에도 (저와) 각을 세울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는) 필패전략이 아닌가. 왜냐하면 한 묶음으로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정치세력 일부를 배척하는 행위이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아무리 지지도가 낮지만 그래도 상당수 충성스러운 지지 세력이 있다"며 "정치적 신념이나 정치 역정을 지지하고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청와대 고위 인사들이 손 후보 캠프 사람들에게 손 후보 지지를 철회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는 손 후보측 주장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문제지만 우리 선거법은 대통령을 '거세된 정치인'으로 규정해놓고 있어 거세된 정치인이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유리하지 않을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태그:#손학규, #신정아, #이해찬, #노무현, #변양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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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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