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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7일 당내 경선이 끝난 후 처음으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7일 당내 경선이 끝난 후 처음으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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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힘을 합치면 정권을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명박 후보)
"당이 화합해서 노력을 해야 정권도 찾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박근혜 의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당내 경선 이후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19일 만이다.

이 후보와 박 의원은 7일 오후 3시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만나 47분간 대화를 나눴다. 언론에는 이중 15분만 공개했다.

공개 회동에서 이 후보는 박 의원에게 "나 혼자 힘으로는 힘들다"며 여러 번 박 의원의 협조를 부탁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어떻게 힘을 보탤 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당이 화합해야 정권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라며 원칙적인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약 30분간 비공개로 대화를 나눈 뒤 회담장을 나서면서도 박 의원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오늘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박 "당선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 - 이 "경선 후 박 의원 인기가 더 좋아졌다"

이날 회동 장소에 먼저 도착한 건 이 후보였다. 이 후보는 5분 일찍 귀빈식당에 들어와 박 의원을 기다렸다. 진회색 양복에 에메랄드 그린 넥타이 차림이었다.

오후 2시 59분, 박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바지 정장에 깃이 넓은 하늘색 블라우스를 받쳐입은 박 의원은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회담장으로 들어왔다. 박 의원의 등장에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이 후보는 박 의원을 테이블로 안내하고 먼저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는 등 예의를 차렸다.
박 의원이 먼저 이 후보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박 의원은 "경선 때는 앉아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로 더웠는데 이제 계절이 바뀌었다"며 "역사에 남을 경선이 됐다. (당선을) 다시한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날씨가 더워) 우리도 우리지만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더 고생했다"며 "(박 의원은) 경선 이후 더 인기가 좋아졌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 의원의 경선 승복 연설이 두고두고 입길에 오르는 걸 염두에 둔 말이었다.

회동에서 이 후보는 여러 차례 박 의원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이 후보는 <주역경문>의 ‘이인동심 기리단금’(두 사람의 마음이 같으면 쇠도 자를 수 있다)란 말까지 인용하며 "박 전 대표와 제가 둘이 힘을 합치면 정권을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협력하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박 의원은 "당이 화합해서 노력을 해야 정권도 찾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는 원칙적인 답변만 했다. 자신이 어떻게 돕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재차 "저 힘으로는 (정권창출이) 힘들다. 저쪽(범여권)은 정치공학에 능한 사람들이다.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단합해야 한다"며 박 의원의 화답을 유도했다.

그러나 입을 연 건 박 의원이 아닌 강재섭 대표였다. 강 대표는 "'고장난명'이라고 손바닥도 합쳐져야 소리가 나고 새도 한 날개로는 날 수 없다. 수레바퀴도 하나 가지고는 똑바로 갈 수 없다"며 끼어들었다. 이어 강 대표는 "두 분이 (이 자리에서) 손바닥을 맞부딪혀 큰 소리를 내면 제가 잘 도와서 정권 창출 하겠다. (두분이) 손바닥 좀 치시라"고 말했으나 박 의원은 손을 들지 않았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7일 당내 경선이 끝난 후 처음으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이명박-박근혜 회동을 취재하기 위해 40여명의 사진기자가 일제히 플래시를 터트리자, 박근혜 의원이 `눈부시다`며 손으로 가리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7일 당내 경선이 끝난 후 처음으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이명박-박근혜 회동을 취재하기 위해 40여명의 사진기자가 일제히 플래시를 터트리자, 박근혜 의원이 `눈부시다`며 손으로 가리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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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여러 번 '협력' 부탁... 박근혜, '화답' 없이 원칙론만 되풀이

대신 박 의원은 경선 후유증을 걱정했다. 박 의원은 "(요즘) 기사화가 많이 되는 게 당이 하나가 돼서 정권을 찾아 와야 되는데 다른 캠프, 반대 캠프 의원이나 당협위원장, 당의 노선이나 운영, 이런 것 때문에 기사화가 많이 되더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박 의원은 "그래서 (사람들이) 당의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하는데 후보께서 후보가 되셨으니 이런 문제들도 알아서 잘 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저는 벌써 (경선 과정 중 갈등은) 잊었다"며 "제가 아주 잘 (해결) 하겠다. 혹시나 싶어 걱정하는 의원들도 있다고 하는데 정말 잘하겠다"고 박 의원을 안심시켰다.

이 후보는 또한 "앞으로 중요한 일은 (박 의원과) 상의하겠다. 수시로 제가 전화를 드리겠다"고 했지만 박 의원은 "앞으로 후보 중심으로 (해야 하지 않겠나)"며 사양하는 기색을 보였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7일 당내 경선이 끝난 후 처음으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7일 당내 경선이 끝난 후 처음으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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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회동 30분, 어떤 얘기 나눴나... 박 "특별한 얘기 없었다"

두 사람은 약 30분간 비공개로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비공개 회동에서도) 공개된 자리에서 얘기를 나눈 연장선상에서 정권창출을 위해 잘 해보자는 얘기를 했다"며 "특별히 다른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추가로 얘기된 것은 없었느냐', '정권창출을 위해 어떻게 협조할지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느냐'고 물었지만, 박 의원은 "추가로 된 얘기는 없었다.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오늘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비공개 회동이 30분 간 이어진 데 대해서도 박 의원은 "(이 후보가) 현대에 계실 때 여러 경험을 얘기하시고 해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꾸려질 선거대책위에서 역할을 맡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후보도 "그런 얘기는 제가 (제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두 사람이 힘을 합쳐서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루자는 데 대해서 논의를 했고 뜻을 같이 했다. 그것 외에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맞장구 없이 묵묵히 이 후보의 말만 들었다.

이날 이 후보는 박 의원을 한껏 예우했다. 회동 장소에 먼저 도착해 박 의원을 맞은 데 이어 회동 후에도 차까지 박 의원을 배웅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7일 당내 경선이 끝난 후 처음으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함께 나오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7일 당내 경선이 끝난 후 처음으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의원이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함께 나오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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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명박, #박근혜,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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