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인차기의 동점골 순간이 실린 유럽축구연맹 누리집(uefa.com) 첫 화면 AC 밀란의 골잡이 필리포 인차기가 가투소의 띄워주기를 받아 이마로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순간

▲ F.인차기의 동점골 순간이 실린 유럽축구연맹 누리집(uefa.com) 첫 화면 AC 밀란의 골잡이 필리포 인차기가 가투소의 띄워주기를 받아 이마로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순간 ⓒ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UEFA컵 우승팀이 맞붙는 UEFA 수퍼컵이 열린 모나코의 루이 2세 스타디움.

 

이곳 녹색 그라운드에는 지난 28일 비르헨 델 로시오 병원에서 끝내 숨을 거둔 세비야 FC의 유능한 미드필더 안토니오 푸에르타가 스물 두 명이나 나타났다.

 

비록 색깔은 달랐지만 양팀 선수들이 입고 나온 유니폼 등번호 아래에는 똑같은 이름 'PUERTA'가 또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우리 시각으로 9월 첫 날 새벽 모나코에 있는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 UEFA(유럽축구연맹) 수퍼컵 경기에서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AC 밀란(이탈리아)은 2006-2007 UEFA컵 우승팀 세비야 FC(스페인)를 맞아 후반전 대역전극을 펼치며 3-1로 승리를 거뒀다. 1989년부터 시작된 AC 밀란의 수퍼컵 인연은 2003년에 이어 다섯 번째나 된다.

 

DF 얀쿨로프스키, 아름다운 역전 결승골 터뜨려

 

최근 15개월 동안 두 번의 UEFA 컵, UEFA 슈퍼 컵, 코파 델 레이 컵을 포함하여 모두 다섯 개의 트로피를 쓸어 모은 세비야 FC 선수들은 카누테와 헤나투를 앞세워 의욕적으로 나왔다. 14분, 그들은 상대 골문 뒤에서 득점 뒤풀이를 겸한 푸에르타 추모 의식을 한 차례 더 벌이기도 했다.

 

미드필더 두다가 오른쪽에서 왼발로 올려준 코너킥을 헤나투가 이마로 성공시킨 것. 곧바로 둥글게 모인 세비야의 동료들은 하늘을 향해 양손 검지를 펴 올리며 푸에르타를 그리워했다. 이에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멤버들은 약간 당황했지만 곧 평정심을 되찾고 되받아치기를 노렸다.


후반전, AC 밀란의 뒤집기는 마치 예견된 것처럼 느긋하게 진행되었다. 55분, 피를로의 재치있는 찔러주기를 가투소가 끌고 들어가 오른발로 띄워주었고 골잡이 인차기는 이를 침착하게 이마로 마무리했다.

 

그로부터 7분 뒤에는 보기 드문 멋진 발리슛이 터져 나왔다. 체코 공화국 출신의 왼쪽 수비수 얀쿨로프스키는 피를로가 조금 길게 넘겨준 공을 받아 떨어지기도 전에 왼발을 내뻗었다. 그의 발등에 제대로 맞은 공은 낮게 깔리며 반대편 구석에 꽂혔다. 문지기 팔로프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렇게 역전 결승골이 쉽게 터지고 경기 끝무렵에는 카카의 원맨쇼가 보너스 차원에서 보태졌다. 세비야 수비수 드라구티노비치는 공을 몰고 들어오는 카카를 넘어뜨려 페널티킥 내줬는데 이를 카카가 직접 처리했다. 하지만 페널티킥 방어에 대해서 문지기 팔로프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상태였다.

 

지난 5월 17일 글래스고에 있는 햄든 파크에서는 2006-2007 UEFA컵 결승전이 벌어졌는데, 디펜딩 챔피언 세비야 FC는 같은 리그의 RCD 에스파뇰과 연장전까지 모두 두 골씩 주고받는 명승부를 펼쳤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세비야의 문지기 팔로프는 그야말로 신들린 선방을 세 개나 기록하며 2연패의 주인공이 된 것이었다.

 

이에 카카의 오른발 킥도 팔로프가 이미 방향을 읽고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다. 공교롭게도 그의 얼굴에 맞은 공은 다시 튀어나와 카카의 이마에 걸리고 말았지만 이를 지켜보고 있던 이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팔로프에게 보내주었다.

 

AC 밀란은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추첨 결과, SL 벤피카(포르투갈), 셀틱(스코틀랜드),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 함께 D그룹에 들어가게 되어 오는 19일 밀라노에 있는 주세페 메아짜 스타디움에서 벤피카와 만난다.

 

세비야 FC는 AEK 아테네 FC(그리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 두 번째 경기를 일정이 바뀌어 4일 치러야 한다. 지난 달 16일 열린 첫 경기에서는 홈팀 세비야가 2-0으로 이긴 바 있다. 이 과정을 통과할 경우 챔피언스리그 H그룹 일원이 되어 오는 20일 런던으로 들어가 프리미어리그의 강팀 아스널 FC와 만나게 된다.

덧붙이는 글 | ※ 2007 UEFA 수퍼컵 결과, 1일 모나코

★ AC 밀란 3-1 세비야 FC [득점 : 필리포 인차기(55분,도움-가투소), 얀쿨로프스키(62분,도움-피를로), 카카(87분) / 헤나투(14분,도움-두다)]

◎ AC 밀란 선수들(감독 : 카를로 안첼로티)
FW : 세이도르프(89분↔브로키), 인차기(88분↔질라르디노), 카카
MF : 가투소(73분↔이메르송), 피를로, 암브로시니
DF : 얀쿨로프스키, 네스타, 칼라제, 오도
GK : 디다

◎ 세비야 FC 선수들(감독 : 후안데 라모스)
FW : 카누테, 헤나투, 케이타
MF : 두다(74분↔마레스카), 폴센, 나바스
DF : 드라구티노비치, 마르티(65분↔케르자코프), 에스쿠데(82분↔파비아누), 다니엘 아우베스
GK : 팔로프

2007.09.01 13:47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 2007 UEFA 수퍼컵 결과, 1일 모나코

★ AC 밀란 3-1 세비야 FC [득점 : 필리포 인차기(55분,도움-가투소), 얀쿨로프스키(62분,도움-피를로), 카카(87분) / 헤나투(14분,도움-두다)]

◎ AC 밀란 선수들(감독 : 카를로 안첼로티)
FW : 세이도르프(89분↔브로키), 인차기(88분↔질라르디노), 카카
MF : 가투소(73분↔이메르송), 피를로, 암브로시니
DF : 얀쿨로프스키, 네스타, 칼라제, 오도
GK : 디다

◎ 세비야 FC 선수들(감독 : 후안데 라모스)
FW : 카누테, 헤나투, 케이타
MF : 두다(74분↔마레스카), 폴센, 나바스
DF : 드라구티노비치, 마르티(65분↔케르자코프), 에스쿠데(82분↔파비아누), 다니엘 아우베스
GK : 팔로프
해외축구 푸에르타 AC밀란 세비야 FC UE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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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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